겸손한 자세(눅14:7-11)

  • 입력 2022.03.20 10:08
  • 수정 2022.03.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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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부터 말석으로 가서 앉으십시오

처음 부터 말석으로 가서 앉으십시오. 지금이 사순절 기간입니다사순절은 부활절 전, 주일을 뺀 40일간을 말합니다2022년 사순절 기간은 32()부터 416()까지입니다고난주간은 411-16일까지고 부활주일은 417일입니다.

사순절은 초대교회부터 시작하였고, 교회의 가장 큰 절기 중의 하나입니다이 절기에 생각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하신 일들을 기억하고 본 받아 생활하는데 있습니다예수님의 모든 일들은 우리의 죄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경건하게 생활하는 것입니다이 사순절에 특별히 생각할 하나님의 말씀은 겸손입니다.

동물의 세계라는 자연 다큐멘터리에 보면 동물의 세계 안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동물들이 두 마리 이상 함께 모이면 꼭 하는 일이 있는데 서열을 정하는 것입니다먼저 우두머리를 정하고, 그 다음 서열을 정합니다. 그리고 그 서열에 맞는 대우를 주고 받습니다. 예를 들어 먹이가 생기면 우두머리가 먼저 먹습니다짝짓기 때도 대부분의 암컷은 우두머리이고 그 다음이 수컷이 차지합니다그래서 동물의 세계에서는 우두머리가 되려고 치열한 싸움이 계속됩니다.

사람도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서열을 정합니다. 대개는 사회의 합의에 의해 정해져 있습니다예를 들어 지위가 높다든지, 나이가 많다든지, 그 모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든지 하는 것들입니다그래서 동물들처럼 힘겨루기나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이렇게 서열이 합의 하에 정해지면 대우가 결정됩니다. 특별히 자리가 달라집니다대개는 서열에 따라 자리에 이름을 붙여 놓아서 앉는 자리를 정해 놓습니다이름이 붙여져 있지 않을 때 눈치껏 자기 자리를 찾아야 됩니다.

일반적으로 상석은 오른쪽이고, 또한 앞쪽입니다겸손이란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으면서 나를 낮추는 것입니다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자리에서 스스로 낮추는 것입니다.

본문에는 겸손에 대한 교훈을 말씀합니다.

최성구목사, 순복음면륜교회담임, 본헤럴드경남부산지부장.

 


첫째로.높은 자리에 앉지 말라고 하십니다


유대인의 연회석은 디귿()자 형으로 배열되어 있고 높은 자리는 그 세 면의 중앙 부분을 말합니다그리고 음식상에 앉는 순서가 손님들의 신분이나 지위에 따라 정해져 있었습니다. 가장 귀한 손님은 대개 제일 나중에 도착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 둘러보시니까 초청을 받은 사람들이 서로 가운데 상석에 앉으려는 경쟁이 역력해 보였습니다특히 바리새인들은 상석, 윗자리와 높은 자리와 시장에서 문안받는 것과 랍비, 선생님이라고 칭함받는 것을 좋아하는 무리들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교회의 어른들의 가르침에 의하면 가장 핵심적인 악은 교만이라고 하였습니다성적 부정, 분노, 탐욕, 술 취함 같은 것들도 이 악에 비하면 작은 것에 불과하다고 합니다악마는 바로 이 교만 때문에 악마가 되었습니다. 교만은 온갖 다른 악으로 계속 이어집니다.이것은 하나님께 전적으로 맞서는 마음 상태입니다.”

14:12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너 열국을 엎은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 라고 하였습니다. 초대 교부들은 아침의 아들 계명성루시퍼라는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루시퍼빛을 지닌 자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나온 단어입니다하늘에서 떨어진 별루시퍼라고 부른 것입니다우리가 사탄으로 알고 있는 존재는 원래 하나님이 창조하신 거룩한 천사였습니다.

그런데 루시퍼로 불리우는 사탄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땅에 찍히게 된 이유는 한 마디로 교만때문이었습니다. (14:13-15)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내 자리를 높이리라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앉으리라.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가 지극히 높은 이와 같아지리라 하는도다.

그러나 이제 네가 스올 곧 구덩이 맨 밑에 떨어짐을 당하리로다피조물인 천사가 창조주인 하나님과 견주어 자리를 높일려고 하다가 가장 낮은 구덩이에 떨어진 것입니다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던 훌륭한 천사가 교만하므로 쫓겨나는 심판을 받게 된 것입니다. 루시퍼는 하나님과 같이 되어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악한 야망을 품었습니다인간이나 천사 등은 모두 하나님께서 만드신 피조물에 지나지 않습니다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해 창조된 것입니다그래서 그 생사화복이 하나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 교만은 사회적인 신분이 높은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낮은 사람에게도 나타납니다세상에서만이 아니라 교회에서도 나타납니다.부도덕하게 사는 사람에게서만이 아니라 아주 도덕적으로 사는 사람에게도 나타납니다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자기를 낮출 수 없는데 낮추라고 하니 예수님의 이런 말씀은 따르기가 어렵습니다그래서 이들을 두고 말씀하시기를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되 그들이 하는 행위, 즉 자기 자신을 높으려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로마의 네로황제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황제가 되었습니다네로가 어린 나이에 황제가 되었던 것은 그의 어머니의 영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네로의 어머니는 어려서부터 네로에게 출세만을 위하여 살게 하고 정치적인 권력을 장악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도록 훈련시켰습니다심지어 네로의 어머니는 남편까지 죽이고 네로를 황제의 자리에 올려 놓았습니다네로는 황제가 된 후에 교만해져서 황후를 죽이고, 어머니마저 독살해 버렸습니다그리고 자기 스승인 세네카마저 죽였습니다결국 원로원과 친위대의 반란으로 도망하던 중 31살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입니다.

4:23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교만할때에 그가 사람에게 쫒겨나서 소처럼 풀을 먹으며 몸이 하늘 이슬에 젖고 머리털이 독수리 털과 같이 자랐고 손톱은 새 발톱과 같이 7년동안 생활하였습니다.

12:23에 헤롯대왕은 교만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아니하고 자기가 그 영광을 취하다가 주의 사자가 치니 벌레가에게 먹혀 죽었습니다.

B.C.5391012일 벨사살[Belshazzar,B.C. 553~539] 왕이 바벨론() 왕궁에서 귀족 천 명을 초청하여 하나님의 성전 기명으로 잔치를 베풀었습니다아무리 생각해도 이때는 잔치할 때가 아닌데 잔치를 벌입니다왜냐하면 고레스 왕이 이끄는 메대와 바사 연합군이 바벨론 수도를 에워쌌기 때문입니다수도가 함락되기 직전인데 잔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이것은 벨사살 왕의 자만심에서 나온 잔치입니다벨사살은 바벨론 왕국은 망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고고학 증언에 따르면 당시 바벨론 궁중의 성벽은 매우 견고하였고 벨사살도 이 성벽을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벨사살은 백성에게 아무리 적군이 쳐들어와도 우리는 끄떡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바벨론 국정을 담당한 행정, 정치 관료 핵심을 초청하여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이 잔치의 의미는 바벨론은 망하지 않는다. 바벨론은 영원하다. 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교만의 잔치 가운데 갑자기 한 손가락이 나타나서 왕궁 맞은편 하얀 석회벽에 글씨를 쓰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으로 왕이 저울에 달려서 부족함이 보였기 때문에 메데와 바사 사람에게 준바 되었다 함이라는 것입니다.

벨사살이 그 글자를 보면서 흥을 즐기던 얼굴빛이 번민에 사로잡혀 사지가 벌벌 떨리는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06). 흥겹던 잔치는 이내 공포의 분위기로 변했습니다.그날 밤에 나라는 메데와 바사 사람이 나누어 가졌고 벨사살은 죽임을 당하고 바벨론은 망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교만한 사람들에게는 화가 있습니다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입니다.

 


둘째로,우리가 잔치에 초청을 받았을 때에 맨끝에 앉으라고 교훈합니다


세상의 잔치 자리에는 상석이 따로 있습니다초대받은 사람은 우선 상석에 앉고 싶어 합니다예수님은 상석에 앉지 말라고 충고하십니다사회적으로 더 높은 사람이 오면 주인이 와서 이 사람에게 자리를 비워달라고 하기 때문입니다오히려 처음부터 끝자리에 앉는 것이 지혜롭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덕을 세우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어야 합니다그리스도인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 중에 첫 번째가 겸손입니다.

11:2절에 교만이 오면 욕도 오거니와 겸손한 자에게는 지혜가 있느니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잠15:33절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지혜의 훈계라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고 했는데, 이 말씀은 하나님 앞에서 피조물인 인간의 한계를 철저히 인정하고 겸손히 엎드리는 것이 지혜를 얻고 존귀하게 되는 첩경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느 곳에 있든지 처음부터 말석으로 가서 앉으라는 것입니다가장 낮은 곳에 앉으면 주인이 와서 저 위로 올라가서 앉으십시오 하면 그 때에야 존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본문 11절에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고하셨습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를 높이려고 합니다왜냐하면 교만이 우리의 본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쉽게 말해서 잘난 척하는 겁니다지식있는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게 많다는 사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세웁니다조금 도덕적인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우월한지, 얼마나 희생적으로 사는지를 내세웁니다.


그러나 높여 주는 것은 자기 스스로가 아니라

셋째로,주인이 높여 주셔야 합니다


본문 10절에 청함을 받았을 때에 차라리 가서 끝자리에 앉으라 그러면 너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벗이여 올라 앉으라 하리니 그 때에야 함께 앉은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이 있으리라

사람이 교만을 극복하고 끝자리에 앉으면 자기가 앉을 자리가 아닌데 낮은 자리에 앉은 것입니다나중에 주인이 와서 높은 자리로 안내하게 될 것입니다. 그 때 사람들 앞에서 영광을 얻게 될 것입니다인생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 되지 않습니다.교만한 사람이 높은 자리를 탐한다고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반대로 겸손한 사람이 끝자리에 않는다고 언제까지나 그 사람이 끝자리에 앉는 것이 아닙니다때가 되면 바로 잡혀 지게 됩니다. 그 일은 하나님께서 이루십니다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높여주십니다.

그 대표적인 예를 예수님이 보여주셨습니다.

바울은 빌2:6-11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의 죽으심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2:6-11)

하나님께서는 교만을 물리친 사람들을 그대로 두시지 않으십니다. 일부러 끝자리를 찾아 앉는 사람들을 모른체 하지 않으십니다때가 되면 반드시 그 사람을 높은 자리로 인도하십니다.

우리 안에 교만의 뿌리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행여라도 이 교만의 뿌리가 살아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그러기 위해 적극적으로 끝자리에 앉아야 합니다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높이기도 하시고 낮추기도 하신 다는 것입니다.

 


넷째로,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1950년대 미국의 지성을 대표하던 라인흘드 니버 교수는 인간의 타락은 교만 때문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인간의 교만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첫째는 권력의 교만이요, 그 다음은 지식의 교만이요, 그리고 덕망의 교만이라는 것입니다.

권력을 잡은 사람은 권력을 잡기까지는 가장 약한 위치에서 자신의 당선을 호소하며 매달리다가도 일단 권력의 정상을 정복하고 나면 자신을 절대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마침내 그것은 살아 있는 우상이 되어 자신을 그 자리에 치켜세운 사람들 앞에 군림할수 있는 것입니다절대화된 권력은 모든 영광은 자신에게 돌리고, 모든 과오와 책임은 수하 사람에게 추궁합니다교만함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하면 사람의 높고 낮음이 자신의 욕심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높고 낮음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이지, 인간의 자기 욕망에 달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말 잘난 사람은 잘난 척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많고 쌓인 지식과 삶의 지혜가 많을지라도 겸손해야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인간은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거나 지위가 높아지면 쉽게 교만해집니다.

솔로몬은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요(잠언15:33),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잠언16:18)라고 하였습니다.

유명한 교부 크리소스 톰은 겸손은 모든 덕의 뿌리요 어머니요 기초이다라고 말했습니다또 어거스틴은 말하기를 신앙생활에는 첫째도 겸손이요 둘째도 겸손이요 셋째도 겸손이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를 높여주십니다교만한 자가 많은 세상에서 하나님은 겸손한 자를 찾으시고 그의 소원을 들어주십니다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우리 모두는 하나님께서 높여 주시기 전에는 세상에 말석에 앉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 사순절을 지나면서 예수님의 겸손을 생각하고 행동함으로 존귀와 영광이 떠나지 않고 평생 귀하게 여김을 받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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