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인간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악 등을 즉각적으로 만들어내고, 자율주행차와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과연 인간의 본질적 가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자의 가르침인 ‘회사후소(繪事後素)’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회사후소(繪事後素)’란 무엇인가?
《논어(論語)·팔일편(八佾篇)》에서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子曰:「繪事後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어야 뒤따른다.")
이는 “그림을 그리려면 먼저 흰 바탕(素)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단순한 미술 기법을 넘어 인생과 학문, 그리고 인간됨의 중요한 원리를 담고 있다.
‘회사후소’의 의미와 현대적 해석
기초가 튼튼해야 응용도 가능하다
그림을 그릴 때 깨끗한 흰 바탕(素)이 있어야 색(繪)을 덧칠할 수 있다. 이는 기초가 탄탄해야 응용과 발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학문과 기술도 마찬가지다. 기초 지식과 원리를 이해해야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하며, 깊이 있는 학습이 이루어진다.
인격과 도덕이 먼저다
공자는 도덕과 품성(素)이 먼저이고, 이후에 재능과 기술(繪)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겉모습을 꾸미기 전에 내면을 먼저 갈고닦아야 한다는 의미로, 이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교훈이 된다.
‘회사후소’의 현대적 적용
교육과 직업훈련
●언어 학습: 문법과 어휘(素)를 먼저 익힌 후에 유창한 회화(繪)를 구사할 수 있다.
●기술 습득: 기초가 튼튼해야 창의성과 응용력이 발휘된다.
●논리적 사고력 배양: 기초 개념을 탄탄히 다지지 않으면 단순한 정보 암기에 그칠 뿐이다.
조직과 경영
●기본이 탄탄한 리더가 성공한다.
●화려한 경력보다 기본적인 태도와 가치관이 중요하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도 탄탄한 기초 위에서 가능하다.
창작과 디자인
●제품 디자인에서도 먼저 기능적 기본(素)을 갖춘 후, 미적 요소(繪)를 더해야 한다.
●브랜드 전략에서도 핵심 가치(素)를 먼저 정립하고, 홍보 및 마케팅(繪)을 진행해야 한다.
AI 시대의 ‘흰 바탕’을 잃으면 벌어질 문제
AI가 생산하는 정보의 편향성
●AI는 학습된 데이터에 의존하기 때문에 기존 데이터의 편견과 오류를 그대로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윤리적 판단 없이 정보를 생산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확산될 위험이 크다.
비판적 사고력 약화
●AI가 모든 답을 제공하면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잃게 된다.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창의성과 탐구력이 퇴보할 수밖에 없다.
도덕적 책임의 부재
●AI는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질 수 없다.
●윤리적 판단과 가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므로,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역할이 강조된다.
AI 시대, ‘회사후소’가 주는 교훈
기초를 튼튼히 하라
●AI에 의존하기 전에 인간의 사고력과 기초 지식을 먼저 다져야 한다.
●AI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원리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AI의 역할을 올바르게 인식하라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돕는 도구다.
●AI의 결과물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인간이 직접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창의성과 윤리를 강화하라
●AI는 창의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인간이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결론: AI 시대, ‘기초를 잃지 않는 힘’이 필요하다
AI 시대에 가장 큰 위험은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AI를 맹목적으로 의존하여 사고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회사후소(繪事後素)’는 AI 시대일수록 기본적인 인문학적 사고력과 윤리적 판단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메시지다.
미래 사회에서 AI는 더욱 정교해지고 인간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인간이 해야 할 역할은 더욱 명확해졌다. AI가 색을 더할 수는 있어도, 기본적인 ‘흰 바탕(素)’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