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

  • 입력 2025.02.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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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가 아닌 ‘경험 압축’이 핵심

미래 사무실에서 AI가 법률, 개발, 금융 전문가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협업 장면
미래 사무실에서 AI가 법률, 개발, 금융 전문가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협업 장면

브루킹스 연구소 vs. 가트너, AI의 영향에 대한 상반된 분석

최근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일자리와 업무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연구 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는 AI가 특히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 반면, IT 컨설팅 기업 가트너는 AI의 핵심 역할이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사람들의 경험을 빠르게 축적하도록 돕는 ‘경험 압축(Experience Compression)’에 있다고 주장했다.

AI, 전문직의 업무 방식을 바꾼다 – 브루킹스 연구소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브루킹스 연구소는 AI가 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금융 전문가, 변호사 같은 고학력 전문직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공장 노동이나 단순 반복 작업이 자동화되면서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일어났다면, AI는 단순한 반복 업무뿐만 아니라, 글쓰기, 코딩, 데이터 분석 같은 지적인 업무도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직업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IT 산업이 발달한 실리콘밸리, 시애틀,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같은 지역에서는 AI가 고숙련 전문가들의 업무 방식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AI,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업무 보조 역할

브루킹스 연구소는 AI가 단순히 사람의 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았다.

예를 들어, AI는 이미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코딩을 돕고, 법률 문서를 정리하며, 재무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AI가 사람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더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AI의 진짜 효과는 ‘경험 압축’ – 가트너의 반박

반면, 글로벌 IT 컨설팅 회사인 가트너는 브루킹스 연구소의 분석에 대해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다"라며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네이트 수다(Nate Suda)는 AI가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은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학습과 경험을 빠르게 쌓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경험 압축(Experience Compression)’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AI가 사람들에게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배우게 해주는 능력을 의미한다.

AI가 경험 부족한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이유

가트너는 콜센터 상담원의 사례를 들어 경험 압축의 개념을 설명했다.

기존에는 신입 상담원이 고객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기 위해서는 몇 개월 동안 훈련과 실무 경험을 쌓아야 했지만, AI가 도와주면 짧은 시간 안에 경험이 많은 직원처럼 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즉, AI는 단순히 반복적인 일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업무를 더 빨리 배우고 숙련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가트너는 주장했다.

고숙련 직업에서도 AI가 ‘생각하는 동료’ 역할을 한다

가트너는 AI가 단순한 조수 역할을 넘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금융 전문가처럼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도 '사고 파트너(Thinking Partner)'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AI가 코드 작성을 돕는 경우 개발자는 기본적인 코드 작성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더 중요한 설계나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AI가 주어진 업무를 더 빠르게 처리해주면서 사람들은 창의적인 작업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된다.

AI 시대,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AI의 역할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내 직업이 AI에 의해 사라질까?" 하는 불안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인도, 호주 등의 직장인 중 34%는 AI 시대에 대비해 자격증을 따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32%는 창업을 고려하거나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AI가 변화시키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기업과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AI 시대를 맞아 기업과 정부가 새로운 직업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스킬링(Up-skilling)과 리스킬링(Re-skilling):

AI 시대에는 기존의 직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AI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므로,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기존 직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인력 모델:

기업들은 AI를 도입하더라도 창의적인 문제 해결, 윤리적 판단, 고객과의 소통 같은 부분은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AI와 사람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인력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론 – AI는 경쟁 상대가 아니라 협력 도구

브루킹스 연구소와 가트너의 분석이 다소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두 기관 모두 AI가 일자리 시장과 업무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AI가 단순히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도와 업무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돕는 도구라는 점이다.

AI 시대에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AI와 협력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기업과 개인은 AI를 경쟁자로 보기보다는, 이를 활용해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적응해야 한다.

가트너의 네이트 수다는 "AI가 변화시키는 경제 구조 속에서 기술 발전이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정책과 교육 시스템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바꾸는 미래,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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