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그리고 스스로 진화하는 AI 'AlphaEvolve'의 시대

  • 입력 2025.05.1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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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을 위한 절차적 단계의 모음이 바로 알고리즘이다!

■ 알고리즘이란 무엇인가? — 기원과 일상 속 예시로 쉽게 풀다

'알고리즘(Algorithm)'이라는 단어는 9세기 페르시아 수학자 무함마드 이븐 무사 알 후와리즈미(Muhammad ibn Musa al-Khwarizmi)에서 유래했다. 그의 이름이 중세 라틴어로 '알고리스무스(Algorismus)'로 변형되었고, 이후 '알고리즘(algorithm)'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그는 인도 수학을 아라비아 세계에 소개하고 이를 체계화한 인물로, 라틴어로 번역된 그의 저서에서 이름이 'Algoritmi'로 표기되면서 수학적 절차나 문제 해결의 체계를 뜻하게 되었다.

오늘날 알고리즘은 단순히 복잡한 수학적 연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라면 끓이는 과정도 일종의 알고리즘이다:

    1. 냄비에 물을 붓고

    2. 끓으면 면을 넣고

    3. 스프와 건더기를 넣은 후

    4. 정해진 시간 동안 끓이면 완성.

이처럼 알고리즘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명확한 규칙의 집합이며, 컴퓨터 프로그램의 핵심이기도 하다. 일상에서는 엘리베이터의 운행, 커피 자판기의 작동, 내비게이션의 길찾기 등에도 다양한 알고리즘이 적용된다.

■ DeepMind의 AlphaEvolve, 알고리즘을 스스로 발명하다

구글 딥마인드(DeepMind)는 2025년 5월, 세상을 바꿀 또 하나의 인공지능 도약을 알렸다. 새로운 AI 시스템 ‘AlphaEvolve’는 기존의 대형 언어모델(Gemini)에 진화 알고리즘(evolutionary algorithm)을 결합하여, 스스로 더 나은 알고리즘을 창조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과거 AI가 단일 문제 해결에 최적화되었다면, AlphaEvolve는 문제 해결과정에서 여러 후보 알고리즘을 만들고, 그중 최적 해법을 ‘진화적으로’ 개선해 나간다. 마치 자연 선택처럼 성능이 뛰어난 알고리즘이 살아남고, 반복적으로 개선되는 구조다.

■ 알고리즘의 힘, 실제 성과로 이어지다

AlphaEvolve는 더 이상 개념이 아니다. 이미 구글 내부 시스템에 적용되어 0.7%의 전 세계 컴퓨팅 리소스를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구글 같은 초대형 인프라 기업에 있어 이는 수억 달러의 절약으로 이어진다.

또한, 수십 년간 수학자들이 찾지 못한 4×4 복소행렬 곱셈의 새로운 알고리즘을 발견해냈고, 이는 과거 AlphaTensor보다 뛰어난 성과였다. 이 발견은 곧 차세대 생성형 AI의 연산 효율성과 속도 개선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 알고리즘 발명의 주체가 바뀌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알고리즘이라는 개념이 가진 철학적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인간이 수천 년간 축적해온 논리적 사고의 집대성인 알고리즘. 그것을 이제 AI가 스스로 ‘창조’한다면, 인간은 알고리즘의 설계자가 아닌 큐레이터 혹은 평가자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AlphaEvolve는 단지 기술의 진보가 아닌, 지식 생산 패러다임의 전환을 상징한다. 더 이상 인간이 모든 지식의 발명자가 아닐 수 있다. 대신 인간은 ‘가치 있는 해답’을 선별하고, AI와 협업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재정의해야 할 때다.

■ 논평: 인간의 사고와 AI의 진화, 공존의 길을 묻다

AI가 알고리즘을 ‘창조’하는 시대는 분명 도래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알고리즘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는 점이다. AlphaEvolve는 구글의 칩 설계, 에너지 효율화, 수학적 최적화라는 실용적 목표를 지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AI가 인간 사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제 AI가 생성한 알고리즘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사회적·윤리적 맥락에서 검증하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알고리즘이 ‘도구’였다면, AI가 만든 알고리즘은 인간과 나란히 서서 미지의 지식을 함께 개척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

결국 알고리즘의 미래는, 인간의 판단과 AI의 창조성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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