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리 교수의 "문화교육"

우미리 교수 / 독일 뮨스터대학 신학박사(교회교육, 교육심리), 하영감리교회 담임목사, 협성대학교 기독교교육 초빙교수, 분더슐레 정신분석심리상담센터 원장(분당), 심리치유센터 해내 원장(서초), 사)한국상담전문가 회장(전), 사)한국음악예술 운영이사(현), 교사대학, 부모, 자녀교육, 감정코칭 강사
우미리 교수 / 독일 뮨스터대학 신학박사(교회교육, 교육심리), 하영감리교회 담임목사, 협성대학교 기독교교육 초빙교수, 분더슐레 정신분석심리상담센터 원장(분당), 심리치유센터 해내 원장(서초), 사)한국상담전문가 회장(전), 사)한국음악예술 운영이사(현), 교사대학, 부모, 자녀교육, 감정코칭 강사

사노라면 ‘왜?’ 라는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참으로 좁고도 가까워졌다. 그렇다고 같아진 것은 아니다. 어디서 태어나서,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따라 고유의 문화를 소유하게 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물의 의미를 각인하는 시기를 일곱 살로 본다. 이때 이 학습기간에 형성된 구조가 잠재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문화가 다르면 생각도 다르고, 생각이 다르면 동일한 사물에도 다르게 반응한다. 감정은 학습의 결과이다. 우리는 우리 행동의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삶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보다는 그 개인의 삶의 구조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의미로 패턴이나 코드 같은 것이 만들어지는데,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은 특별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그 사물들이 갖는 기능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특별한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는 우리가 문화 속에서 성장했고 문화 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세상은 보이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문화 안에 담긴 코드를 모르면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 특별히 신앙공동체와 모든 교회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기 위해선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이유가 궁금하다면, 왜 다른 삶들은 저렇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그 삶의 구조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과학자 앙리 라보리(Henri Laborit)는 학습과 감정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내고, 감정이 없으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경험과 그에 따르는 감정이 결합되면 각인이 이루어지는데, 각인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콘라드 로렌츠(Konrad Lorenenz)라는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이다. 일단 하나의 각인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미래의 행동을 만들어낸다. 각인은 저마다 우리를 더욱 우리답게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 각각의 각인들이 결합되어 우리를 정의(define)한다. 각인은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모든 나라들은 간단한 삶의 과정에서도 다른 각인의 기억이나 경험에 의해 해석이 다른 코드를 갖게 된다. 다양한 각인들에 대한 다양한 코드들이 결합되면, 이 문화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는 ‘준거체계’(reference system)가 생겨난다. 그리고 이런 준거체계들이 지침이 되어 다양한 문화가 다양한 방법으로 형성되어 간다.

문화는 현실에 대한 표상(representation)이지만 동시에 현실은 문화적 표상을 통해서만 인식되고 의미를 갖는다. 문화는 사회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그 자체가 현실을 구성하는 것이다. 한 사회집단이 공유한 사고와 행동규범 등은 그들이 당면한 사회적 삶의 현실 속에서 틀을 갖추지만, 사회 현실이 의미를 가지게 되고 질서를 갖추고 구조화 되는 것은 내면화된 가치와 규범체계를 통해 사람들이 그 현실을 인식하고 경험하게 된다.

리차드 리버가 1951년 저술한 '그리스도와 문화'(Christ and Culture)에는 기독교가 문화를 대하는 태도의 5가지 유형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유형으로 세상 문화는 악한 것이기에 세상의 모든 문화를 거부하려는 태도로 ‘문화에 대립하는 그리스도’, 두 번째는 세상의 문화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라 여기며 세상의 문화가 발전하는 것이 곧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것으로 여기는 ‘문화의 그리스도’ 유형이다. 그 밖에 세 번째로는 ‘문화 위에 있는 그리스도’, 네 번째로는 ‘역설적인 관계를 가진 그리스도와 문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태도를 ‘문화를 변혁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기독교의 진리를 가지고 세상의 문화를 변혁해가는 기독교의 모습,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리스도인의 태도라는 것이다.

『Christ and Culture』,H. Richard Niebuhr, 1951
『Christ and Culture』,H. Richard Niebuhr, 1951

시시각각 변화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면 살아가는 것이 그리 쉬운 세상이 아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교육은 전통을 전승하는 작업에도 충실하지만, 그 문화에 대한 개혁의 의지와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을 전통의 재창조 과정이라고 한다. 또한 신학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는 성찰 행위다. 신학은 사회와 문화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과 제 문제를 관련시켜 생각하게 된다. 한 사람이 양육되고 변화하는 일은 그 시대의 문화와 깊이 관련된다. 특히 기독교적 문화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신앙과 삶이 나누어지는 터, 가정사회교회 모두가 신앙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존 웨스트호프는 신앙 양육을 위해 교육목회를 종교사회화로 이해하는데, 종교사회화는 신앙과 삶의 스타일의 유지, 전수를 위해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지는 공식적 비공식적 공동체 생활의 참여를 의미한다.

기독교교육학자 임영택 교수는 오늘의 교육문화와 신앙양육을 위해 교육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풀어갈 과제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형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 그리스도인의 삶은 교회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가정교육과 교회교육이 연계된 신앙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고, 넷째, 예배가 기독교적 삶을 정형화하기 때문에 예배교육을 통한 신앙공동체의 신앙교육을 강조하며, 다섯째, 신앙과 삶의 변화를 촉진하는 교회학교 교사들의 태도와 교수법을 위한 훈련을 제시한다. 이는 신앙을 전승함과 동시에 오늘의 문화 속에 재창조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다양한 교수 방법의 훈련이 필요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이 신앙공동체 안에서 기독교 신앙의 의미와 삶의 스타일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도록 기독교적 문화 교육이 필요하다.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삶에 각인된 신앙의 패턴이나 코드가 형성되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세상을 변혁시키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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