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리 교수의 “인간교육”

우미리 교수 / 독일 뮨스터대학 신학박사(교회교육, 교육심리), 하영감리교회 담임목사, 협성대학교 기독교교육 초빙교수, 분더슐레 정신분석심리상담센터 원장(분당), 심리치유센터 해내 원장(서초), 사)한국상담전문가 회장(전), 사)한국음악예술 운영이사(현), 교사대학, 부모, 자녀교육, 감정코칭 강사
우미리 교수 / 독일 뮨스터대학 신학박사(교회교육, 교육심리), 하영감리교회 담임목사, 협성대학교 기독교교육 초빙교수, 분더슐레 정신분석심리상담센터 원장(분당), 심리치유센터 해내 원장(서초), 사)한국상담전문가 회장(전), 사)한국음악예술 운영이사(현), 교사대학, 부모, 자녀교육, 감정코칭 강사

현대를 사는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사람 속에 파묻혀 살면서도 늘 입버릇처럼 ‘사람이 그립다!’고 한다. 어떤 사람에게선 ‘사람 냄새가 난다.’고 하면서도 어떤 사람에게는 ‘인간미가 없다.’고도 한다. 우리 사회의 그늘진 이야기들은 듣고 있노라면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하기도 하고, 생활고를 비관하며 동반자살한 송파 세모녀와 화곡동 한 주택에서 자살한 부부, 그 외에도 단 1주일 사이에 가난에 좌절에 신병비관에 홧김에 막다른 선택을 하며 죽어 가는 사람들을 보며 ‘사람이 오죽했으면 그리했을까?’ 혀를 차며 안타까워한다.

인생경험이 풍부한 어르신들은 사람들에 대해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어, 사람도 인생도 다 거기서 거기야!’라는 관조적인 말씀을 하시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사는 동안 우리는 사람 때문에 울고, 웃고, 행복해 하기도 하고 슬픔과 괴로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대체 사람은 무엇일까? 이토록 모든 삶에 우리의 감정을 쥐고 흔드는 ‘사람’이야말로 ‘요물’인 것인가?

여느 때도 그랬지만 오늘처럼 인간 그 자체가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사회 전반에 비인간화 현상이 심화되어 인간 그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늘을 ‘비인간화 시대’니 ‘무인화 시대’라 지칭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인가? 그 과제는 ‘인간화의 실현’, ‘인간의 회복’이다. 그리고 이를 시대적 과업으로 삼아 기독교인들과 신앙공동체들은 사회와 이전보다 더 연대해야 한다. 우리는 이제 우리가 사는 시간과 공간 안에서 진지하게 사람이 무엇인지 묻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자신을 묻고, 삶을 물어보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교육이다.

교육학은 인간은 왜 배워야 하는가와 어떻게 하면 옳게 가르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교육학의 기본적 질문은 왜, 누가, 어디서, 누구를,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며, 가르친 결과는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하며 교육학은 4가지의 가치, 즉, 학문적 가치, 교육의 도덕적 가치, 교육의 효율성 추구, 그리고 교육의 사회정의성을 추구하고 지향한다. 그래서 교육학은 교육의 현실과 이상 사이에 객관적이면서 분석적인 가교를 건설하려는 비판적 활동이다. 특히 기독교 신앙교육은 인간의 전인격성에 기초한 돌봄이라 말할 수 있다. 기독교교육의 토대가 되는 성경은 늘 지정의라는 통합적 인격체로 사람을 이해하고 있고 인간의 전인성 회복에 관심을 둔다. 역사이래로 기독교 신앙교육의 주요 관심사는 ‘회심’과 ‘성화’의 문제였다. 특히 성화는 인간 개선에 관한 교육으로써 신학적 문제에서 출발해 더 나아가 기독교 문화와 세상 개선과도 밀접히 연결된 기독교 전체의 과제임에도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신앙교육은 주로 회심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반면, 양육과 성화의 문제는 다소 소홀히 다루어져 왔다.

(좌) 종교개혁자이자 근대 교육학의 선구자 코메니우스, (우) 계몽주의 사상가이자 교육자 루소
(좌) 종교개혁자이자 근대 교육학의 선구자 코메니우스, (우) 계몽주의 사상가이자 교육자 루소

체코에서 태어난 종교개혁가이자 코메니우스(Iohannes Amos Comenius, 1592~1670)는 하나님 형상이라는 성경적 인간론을 신앙교육의 토대이자 출발점으로 삼고 하나님이 자신의 특성을 그가 창조한 인간에게 심어 놓았기에 교육을 통해 이를 찾고 회복시키는 것을 주 교육의 과업으로 여겼다. 이에 성화는 그리스도인의 삶과 성숙, 그리고 인격전체와 관련된 인간학적 문제이며 교육학적 문제로, ‘성화 과정에는 전인적 인간이해를 전제로 한 신앙교육이 요구되며, 성화 교육은 인간을 둘러싼 모든 존재자들과의 관계성 회복을 목표로 한다’며 인간이해, 특히 성화의 문제를 염두에 둔 그의 전인적 인간이해를 중심으로 ‘전인적 신앙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한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신학적 인간을 ‘전인적’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전인적 신앙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앙교육은 진리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지적 인식능력과, 진리를 기뻐하며 순종하고자 하는 의지력, 진리를 따라 행하고자 하는 실천능력을 길러주는 전인적 신앙교육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계몽주의 사상가이자 교육학자인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도 그의 저서 ‘에밀’을 통해서 인생을 비판하며, 인간성의 신장과 발달에 관한 교육 목표와 방법을 제시한다. ‘에밀’에 담겨진 가장 큰 가르침은 교육의 본질은 인간의 형성이며, 관리의 양성이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상기시키고 완전한 실험적인 방법을 사용할 것을 시사한다. ‘에밀’의 교육은 단순한 학교 교육이 아니다. 생활의 교육, 생활력의 교육으로서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교육, 어려운 사람,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줄 줄 아는 교육, 이웃과 고향과 동포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교육,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전인적 교육이다.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은 마치 규격화 되고 정형화된, 사회가 요구하는 인력을 제공하기 위한 교육에 지나지 않는다. 비단 공교육뿐만이 아니다. 가정교육과 교회교육도 시대의 변화 속에 발맞추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오늘도 사람들은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왜 살아야 하는가? 존재의 이유에 대한, 삶의 의미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며 존재의 고뇌를 동반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그리스도가 보여 주신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이 필요하다. 요물 같은 사람 때문에 울고, 웃고, 행복해 하기도 하고 슬픔과 괴로움을 경험하면서도 철저히 사람과 함께 했던 그리스도처럼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사람냄새가 나는 삶과 교육이 필요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날리는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을 만드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하려면 코메니우스와 루소처럼 비판적 사고와 더불어 철저히 성경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실제적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교회들이 지금도 머리를 쥐어 짜 고민하며, 몸부림치는 고통을 감수하며 ‘사람’, ‘예수의 사람’을 교육하고자 애쓰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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