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칼럼] 코로나 극복: 한 지붕 두 교회가 시작되다

  • 입력 2020.10.21 03:40
  • 수정 2020.10.2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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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계절에 감동을 만들어 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2020년은 코로나가 핵심 주제이고 코로나에 함몰된 시간이 되었다. 시간은 흘러 벌써 10월의 마지막 주간이다.  우리에게 남겨진 달력은 이제 두 장 남았다. 연초에 코로나가 이 땅에 찾아오면서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기도의 시간을 드렸다. 나에게 주어진 공동체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주님 앞에 벌거벗은 모습으로 나아갔다. 그때 주님께서 내 안에 깊은 울림을 주셨다. “모든 것이 올 스톱된 상황이다. 작고 큰 것의 차이점이 없다. 모두 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 내 안에 주님이 주신 생각으로 가득 찼다.

“하나님이 인생 가운데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위기를 오히려 반전의 기회로 만들어, 성도들에게 희망을 던져주는 리더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교회공간 이미지 : Minimal Life"

첫째, 교회 공간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시도로 미니멀 라이프를 선택했다. 교회 내부에 오래된 짐들이 많았다. 과감하게 지금 안 쓰는 모든 물건들을 정리해서 필요한 분들과 나누고, 과감하게 버렸다. 버리고 나니 공간이 넓어졌다. 넓어진 공간을 다시 디자인을 했다. 버리면 공간이 생긴다. 꽉 채워진 공간은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넓어진 공간이 주는 이미지는 한국의 정서와 맞는 듯 했다. 동양화는 화선지 위에 한 폭의 난만 그려놓고 빈 공간을 그대로 남겨둔다. 여백이 주는 느낌이 오히려 평온함을 던져준다. 한 주 한 주 교회 공간에 변화를 주었다.

 

   "비대면 예배 영상 장비 : 실시간 예배"

 

둘째, 비대면 예배를 위한 영상 설비를 하였다. 교회 방송장비는 오래되었고 낡았다. 실시간 예배를 위한 영상 장비는 전혀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교회 규모가 작다고 전달되는 온라인 예배가 허술해서는 안되며, 품질  또한 뒤 떨어져서도 안된다. 지금은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의 질의 시대이다. 과감하게 최신 방송 장비로 교체했다. '어려운 코로나 시기인데 무슨 돈을 이렇게 많이 쓰냐? 라는 볼멘 소리를 하는 분들이 많았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는 걱정이다.  '조금 있으면 바이러스는 지나가는데', 아직도 바이러스는 우리 사회를 덮고 있다. 예배는 먼 훗날 잘 드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오늘 이 시간 최상의 품질로 드려야 한다.

방송장비는 돈만 투자하면 된다. 그러나 이것을 운영하는 분들이 필요하다. M본부에서 퇴직한 집사님과 청소년과 청년들 중심으로 방송반을 만들어서 방송 시스템을 배웠다. 3월말부터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작고 큰 산을 잘 넘어왔다. 그 결과 많은 방송 인력이 훈련되어 모든 예배를 평신도 봉사로 진행되고 있다.

 

"최원영목사의 마음 세우기 코로나 5분 백신"

 

셋째, 최원영목사의 마음 세우기 5분 백신을 4월부터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예배에 5분 영상을 제작해서 성도들에게 전달했다. 마음이 무너지면 한 발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마음만 건강하면 주어진 환경을 뚫고 나갈 수 있다. 결국 마음이 문제이다. 마음에 하나님의 가치를 심어주는 것이 코로나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영상 총 감독인 이선복집사님이 목사님 콘텐츠도 많은데 영상으로 만들면 어때요? 그 한 마디에 그럼 해볼까? 이렇게 시작되었다. 벌써 5분 백신을 29개가 만들어졌다. 5분 백신은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색깔을 모두 제거하고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신앙적, 목회적 가치를 담는 것에 주력했다. 5분 백신의 주제는 평상시 목사로서 마음에 담고 살았던 주제들이다.

 

"기도원 데크 공사: 돈보다 가치를 담다"

넷째, 기도원 데크 공사를 시작했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성도들의 일상이 교회 관계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교회는 코이노니아를 통해서 서로 하나되는 기쁨을 누린다. 코로나 시대에 무엇인가 함께 땀을 흘리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6월 중순부터 토요일마다 기도원에서 데크 공사를 시작했다. 애초 계획보다 너무 크게 일을 벌려 놓았다. 급격하게 비탈진 넓은 면의 잔목을 제거하고, 기둥을 세우고 용접하는 모든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고 버거웠다. 이것을 우리 손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다. 애초부터 빨리 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 성도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다. 성도들은 쉬지 않고 성실하게 공사를 감당해 갔다. 대부분 성도들과는 예배로만 만났다. 함께 호흡했던 시간이 드물다. 함께 일하면서 성도들을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고, 성도들이 순수함과 헌신이 존경스러웠다.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큰 산을 넘었다. 앞으로 작은 산은 산도 아니다. 일을 하면서 이렇게 불가능한 것을 직접하다보니 자신감과 서로 간의 믿음이 쌓여 갔다.

“왜, 이곳에 이렇게 크게 데크를 만드냐고 말한다. 나도 모른다. 그냥 하는 것이다. 함께 코로나를 이겨나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자재비도 많이 들어갔다.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서 자재를 구입했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무엇인가 만들어간다는 것은 믿음의 추억을 공유하기 때문에 돈은 아깝지 않다. 돈보다 성도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만들어가는 가치가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돈으로 움직이는 곳이 아니라 가치로 움직이는 곳이다. 가치가 건강하면 공동체는 새 힘을 얻는다.

 

"교회예배당 리모델링: 움츠려 들지 말고 도전하라"

다섯째, 교회예배당 수리를 하였다.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로 교회 대면예배가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다. 코로나는 언젠가 극복할 것이다. 영원한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성도들을 위해서 교회 예배당 전면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화면으로 교회 내부를 볼 때 환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교회에 대한 그리움과 기쁨을 주고 싶었다. 교회 공사를 하고 보니 너무 행복했다. 영상에 비춰진 달라진 교회 내부를 보면서 성도들이 움츠려들지 말고 도전하며 믿음의 꿈을 꾸며 날마다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공사를 하였다. 때로는 위기의 시절에는 거꾸로 사는 것이 답일 수도 있다.

 

"예배당 공유: 한 지붕 두 교회 시작"

여섯번째, 코로나로 인해 이웃교회와 예배당 공유하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교회 주변에 있던 교회가 있다. 교단도 다르다. 그런데 목사님을 만나면 늘 행복했다. 그런 만남의 과정에서 오늘날 한국교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코로나 시대에 상가 임대료를 내면서 텅빈 예배당을 유지하는 것은 불필요한 낭비라고 생각을 하셨다. 세상은 공유 시스템이 정착되었는데, 교회는 여전히 내 건물이라는 인식에 벗어나지 못한다면, 미래를 열어가기는 쉽지 않다. 함께, 더불어, 공동체,라는 단어는 교회의 생존 원리이다.

8월부터 한 지붕 두 집 살림을 시작했다. 주일예배는 서로 시간을 조정해서 드린다. 1부(9시)와 3부(11시20분)는 본푸른교회가 드리고, 2부(10시)는 조은비전교회가 드린다. 그 외 예배(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는 함께 드리고 있다. 십자가 아래 내려놓고 보니 두 교회에 부흥이 시작되었다. 교회란 건물이 아니다. 성도가 바로 교회이다. 교회에 주님을 사랑하는 분들이 함께 있을 때 교회는 기쁨이 회복된다.

 

"감동 스토리 : 김밥 한줄에 감동을 전달하다"

여섯 번째, 정성이 깃든 한 줄의 김밥을 제공하였다. 성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해주고 싶은 마음이 목사의 마음이다. 고난의 계절에는 감동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김밥을 정성스럽게 준비해서 예배에 오신 모든 성도들에게 제공한다. 집에 있는 식구들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드린다.

김밥을 만들기 위해서 새벽 6시에 교회 와서 밥을 짓고, 재료를 손질하고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매주일 쉽지 않은 봉사지만 기쁨과 감사로 감당해준 귀한 성도들이 있기에 행복이란 선물을 공동체는 받았다. 매주일 업그레이드 되어가는 김밥의 진화를 보는 것도 큰 기쁨이다.

정성이 담긴 김밥 한 줄이 주는 사랑의 스토리는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비결이다. 고난의 시절에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감동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공동체는 성령님이 주시는 은혜를 나누며 감동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할 사명이 있다. 이것이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되는 것이다.

영적 리더가 포기하면 교회는 황폐해져간다. 순식간에 어둠이 몰려온다. 헌신적인 리더가 절대로 필요한 시대이다. 리더의 꿈이 교회의 현실이 된다. 리더가 무너지면 양들은 흩어진다. 리더는 마지막 순간까지 믿음을 말하고, 하나님의 꿈을 말하고, 예배의 소중함을 말하고, 말씀이 삶의 기준점임을 말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보여주면 양들이 방황하지 않고 안정감을 유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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