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운의 묵상일기】 이제는 ‘실행’이다. 교회 때문이다

  • 입력 2020.11.17 17:09
  • 수정 2020.11.1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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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은 개인적 문제가 아닌 공동체의 문제”

방석운 목사 / 용인 하베스트교회 목사, 서울신학대학원 졸
방석운 목사 / 용인 하베스트교회 목사, 서울신학대학원 졸

데살로니가후서 묵상을 마치는 날이다. 그 결론은 “이제는 실행이다!”로 내린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동안 얼마나 자주 말해 온 것인가?! 이렇게 말해놓고도 잘 이행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편지의 마지막 이슈는 ‘게으름’에 대한 것이다. 데살로니가교회에 대한 마지막 부탁의 가르침에서 바울은 느닷없이 그 공동체 안에 있는 게으른 사람들에 대해 경고를 한다. 게으름은 단지 어떤 개인의 미숙한 태도가 그치지 않고 교회 공동체 전체와 결부된 영적 문제임을 지적한 것이다. 게으름은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형제들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너희를 명하노니 게으르게 행하고 우리에게서 받은 전통대로 행하지 아니하는 모든 형제에게서 떠나라”(살후3:6)

게으름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본연의 삶의 자세를 취하지 않고, 그것을 벗어나 잘못된 습관이 되어 버린 라이프스타일이다. 이미 익숙해져버린 태도로서 진리를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다. 아무리 사도가 주님의 가르침을 전해주어도 그것을 따르려 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말씀을 듣고도 행치 않는 자는 모래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고 하신다. 게으름은 몸의 문제이기 이전에 영적인 문제다. 나름대로 시도하지만 나의 연약함으로 주저앉고 마는 것이 게으름이 아니다. 게으름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를 고수하려는 이기심이다. 자기 생각으로 가득차서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되게 한다. 게으름은 반드시 떨쳐야할 죄의 문제다. 게으름은 결코 한 사람의 연약한 기질이 아니다.

사도 바울은 이 문제가 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것임을 지적한다. 몇몇 게으른 사람들이 그 공동체를 세우신 주님의 뜻과 계획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는 서로 사랑의 짐을 지는 곳이지 내가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짐을 지우는 곳이 될 수 없다. 교회는 서로 자발적으로 짐을 지는 덕으로 세워지는 만큼, 남에게 고의로 부담을 지우는 것은 교회로서의 기능을 방해하는 골칫거리다. 이것은 엄격히 경고를 받아야 한다.

“우리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도 너희에게 명하기를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하였더니 우리가 들은즉 너희 가운데 게으르게 행하여 도무지 일하지 아니하고 일을 만들기만 하는 자들이 있다 하니 이런 자들에게 우리가 명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권하기를 조용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먹으라 하노라.”(살후3:10-12)

게으름은 곧 ‘실행’의 문제다. 아무리 머리로 주님의 뜻을 이해할지라도 그것을 가슴과 손으로 연결하여 실행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생각이나 계획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나서 이를 72시간 내에 실행하지 않았을 경우, 우리의 생각이나 계획이 실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지난 11월12일 [2020다니엘기도회] 간증자인 김예랑 성도는 우리 모두를 울렸다. 그녀는 자기 아이의 난치병으로 일어난 일에서 하나님과 그와의 관계를 확실히 증거 했다.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처절하게 느끼면서,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증했다. 우리 모두는 그녀의 고백을 통해서 큰 감동을 받았고, 그 이후 이어지는 기도에서 다른 어떤 날보다 더 뜨겁게 나아갔다. 우리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다짐이 굳게 일어났다. 그러나 감동으로 끝나면 안 된다. 우리도 주님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실행이 있을 때에만 그것을 경험 할 수 있다.

교회의 지도자, 가정의 리더들은 여기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 바울은 게으름의 문제가 개인과 공동체의 중요한 영적문제임을 알기에 스스로 본이 되고자 했다. 바울의 전도팀은 ‘일하는 자가 받을 삯’에 대한 분명한 성경적 지지가 있음에도 교회의 본이 되기 위해서 자기 권리를 포기하고 스스로 일하며 교회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 했다(살후 3:7-9). 또한 바울은 자기들처럼 본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에서 선을 행하다가 낙심하는 사람들을 격려한다. 교회 안에 게으른 자들의 계속되는 짐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그 부담을 지면서 선을 행하는 지체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말한다. 이런 경우 어떻게 처신해야할지를 말해준다. 모두가 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일과 관련된다. “형제들아 너희는 선을 행하다가 낙심하지 말라.”(살후 3:13).

게으름은 영적 태만의 죄다. 이것은 자신과 교회를 그리스도 안에서 세울 수 없다. 믿는 사람이든지 아니든지, 오늘날 얼마나 많은 현대인들이 이것이 자신의 문제임을 자각하고 있다. 그래서 실행과 관련된 비법들이 쏟아져 나오며 그 성공사례들을 소개한다. 실행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안다. 우리 기독교 사역도 마찬가지다. 믿고 행하는 자가 무엇이든 얻어내고, 일이 일어난다.

나와 같이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약점은 바로 실행에서 문제를 갖게 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내 놓을지라도 그것을 현장에서 지속적인 실행으로 이어가지 않으면 열매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거듭 경험한다. 물론 공동체에서는 각각의 은사로 서로 합치면 좋은 시너지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또 다른 사람들의 실천력을 합치면 교회가 든든히 세워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게으름의 문제는 넘어갈 수 없다. 누구나 실행의 루틴을 만드는 연습을 해야 한다. 게으름은 단지 한 사람의 태도에 있지 않다. 이 이슈는 교회 공동체를 염두에 둔 하나님나라의 사역과 관련된다. 바울은 그 한 목적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 무리에게 있을지어다.”(살후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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