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을 처음 만나게 된 건 2006년 10월이다. 후배 부탁으로 서울의 발달장애인 관악단에 연주를 도와주러 갔다가 연습에 가기 전 후배가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형,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라서 처음 보면 놀랄 수도 있어요.” 사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인지 알지 못했다. 별생각 없이 연습 날이 되어 연습 장소에 갔다. 연습실에 들어가서 아이들 첫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엄마를 부르며 우는 아이, 이상한 손동작을 하며 뛰어다니는 아이,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는 아이, 자신의 옆 머리카락을 뽑는 아이, 소리를 내며 몸을 앞뒤로 흔드는 아이.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처음 보았기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정신이 없었다. 나는 사실 그 당시 발달장애라는 장애가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어떻게 합주를 할까? 의문이 들었다. 악기 연주는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데 아이들 모습은 악기를 연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작하려면 앉아야 하는데 자리에 앉히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한 명이 앉으면 다른 아이가 금세 일어나 엄마를 찾아 돌아다녔다. 엄마에게 동석(同席)을 부탁드리고 합주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이 연주가 되었을까? 예상대로 엉망으로 소리 냈다. 여기저기서 삑삑 소리가 나고 아무 음이나 불었다.

당시 마법의 성이라는 노래를 연주했는데 색소폰 파트에서 멜로디를 연주하면 모든 아이들이 멜로디를 따라 했다. 결국 돌림 노래처럼 되었다. 합주를 하면서도 특이한 행동들은 멈추지 않았다. 갑자기 일어나서 화장실 가고 몸을 흔들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냈다. 몇 번의 연습이 끝나고 아이들의 첫 정기연주회 날이 되었다.

나는 연주에 나가기 전 대기실에서 악기를 들고 서 있었다. 내가 맡았던 가장 키도 크고 덩치도 컸던 아이가 갑자기 앞으로 오더니 내 얼굴을 강하게 한 대 때렸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대처가 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도 놀랐다. 갑자기 얼굴을 한 대 맞아서 당황스러웠다. 아이의 어머니께서 급히 오셔서, 아이가 사람이 많은 환경과 밝은 무대 조명이 처음이라 흥분상태가 되어 돌발행동이 나왔다며 어쩔 줄 몰라하시며 죄송하다고 말씀하셨다. 사과하시는 어머님을 보며 발달장애인을 기르시는 부모님들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연주를 끝으로 나는 평범한 음대생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형, 저번에 만났던 아이들 만나서 일주일에 두 번만 도와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