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리(레타님)의 형제(아흐)요 타조(리베노트)의 벗(레아)이로구나”(욥30:29).
세상은 점점 점입가경(漸入佳境)처럼 고난과 고통, 환난과 재앙의 상태가 깊어가면서 펼쳐지는 형상이 그렇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 악당이 너무 강하고 멋있게 의인을 압박하면 할수록, 전율(쓰릴, thrill)이 넘치게 되고 또 역전 드라마가 멋있게 전개되는 이치와 같다. 사람들은 어찌 이렇게 고난이 큰가, 어떻게 하나님의 이럴 수가 있는가 하고 한탄하며 탄식할 수 있다.
욥은 이러한 고난의 탑을 쌓고 있다. 아니 그는 고난의 산맥을 넘으면서 고난이 주는 의미를 알지 못하다가 욥기 후반부와 인생의 말년에서 그 고난의 뜻을 이해하고 깨닫게 된다. 결국 하나님을 만나면서 고난의 각성(覺醒)이 일어나게 된다. “내가 아나이다(야다티). 주께서 나를 죽게 하사 모든 생물을 위하여 정한 집으로(우베트 모에드) 끌어 가시리이다. 그러나 사람이 넘어질 때에 어찌 손을 펴지 아니하며 재앙을 당할 때(베피도)에 어찌 도움을 부르짖지 아니하겠는가”(욥30:23-24). 마침내 인생은 죽게 마련이다. 이러한 죽음과 같이 이 생물학적 현상들이 일어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인생은 고난 속에서 그 억울함과 한(恨)스러움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 없는 고난과 까닭 없는 고통을 당하는 욥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탄식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아니 어떻게 우리 인생이 죄를 짓지 않고 그러한 고난을 당할 수 있는가? 아니 어떻게 지은 죄가 아주 적은데, 너무 가혹한 형벌을 받는다. 또 지은 죄의 형량이 적은데 시련과 고난의 삶은 깊고, 오랜 죄악의 형벌을 치러야 하는가? 비록 지은 죄를 가지고도 사람들은 불평을 한다. 하지만 무죄한 욥은 참혹한 현실과 너무 힘들 삶의 나날들과 괴로운 삶의 과정들 속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다. “도울 자 없는 그들이 내 길을 헐고 내 재앙을 재촉하는구나”(30:13). “이제는 내 생명(나프쉬)이 내 속에서 녹으니 환난 날(예메 오니)이 나를 사로잡음이라”(30:16). 적대자들과 경쟁자들이 함정을 파고 덫을 넣고 생명을 해치려고 하고 재앙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오늘 이 팬데믹의 재앙 시대에 우리는 살아서 숨을 쉬며 감사하고 있다는 것은 기적이다(욥5:9). “이는 하나님이 내 활시위를 늘어지게 하시고 나를 곤고하게 하심으로 무리가 내 앞에서 굴레를 벗었음이니라”(30:11). 욥은 고난이 깊고, 고통이 심하니 대적자도 이제는 공격을 멈추었다고 한다. 전염병의 환난이 이 년이 다 되고 이제 삼 년을 넘어가서 부스터 샷(3차 접종)을 맞아야 하는 현실이 되었다. 이제 학교도 대면 수업으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사람들은 사람들의 정책이나 인물을 공격하는 것으로 카타르시스(자기정화)를 받으려 한다. 하지만 정작 문제 해결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바로 하나님으로 부터임을 우리는 고백해야 할 것이다. 바로 그러한 응답을 잘 헤아리고 결단한 분들이 바로 선교사였다.
요즈음 구약학의 석학이신 박준서 교수가 알렉산더 알버트 피터스(1871-1958)선교사를 기리고 있다. 이 피터스 선교사는 한국 구약 성경 번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최초의 구약 성경인 <시편촬요>을 한글로 번역한다.
피터스는 권서인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활동하다가 복통과 이명증, 두통, 불면증 등으로 힘든 인생(알렉산더 캠밸 엘리자베스, 1906년 부인은 장티푸스로 소천)을 살면서 욥과 같은 고통을 받는다. 에바 와의 결혼을 통해 두 아들 르우벤과 리처드가 태어나서 머리가 좋아서 1924년 16살, 14살의 나이로 미국 펜실베니아 머서스버그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그리고 그들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좋은 장학금 혜택으로 명문이 프린스턴 대학생이 된다.
한글 성경번역 작업(언더우드, 레이놀즈, 게일)이 1911년 개역자회는 우여곡절 끝에 성서공회 밀러 총무가 피터스의 뛰어난 번역 재능을 알고 초대한다. 1926년 3월, 선천에서 선교사역을 하던 피터스를 구약 개역자회 평생위원으로 임명하고, 서울팀을 맡고, 평양팀(베어드, 레이놀즈)과 함께 번역을 작업을 한다. 그 후에 베어드가 죽고(1931년) 갑자기 부인이 에바 필드가 죽게 된다. 이로써 피터스는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오늘의 구약개역의 완성본과 거의 유사한 번역 작업을 완성한다(1932년 12월). 그래서 1937년 8월에 개역 성경이 완성되게 된다. 이는 피터스의 9년에 걸친 성경 번역의 결실이었다. 한 선교사의 노력으로 한 나라의 복음의 빛을 주는 성경이 선물로 주어지고, 또 한 학자의 노력으로 선교사의 손길에 대한 영광의 빛이 발하는 것을 본다. 우리도 오늘 이 어려운 전염병의 시대에 한줄기 섬광(閃光)같은 빛을 지속적으로 비추는 복음전도자가 되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