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부원장 "다음 날도 생애 위기를 맞은 자들 곁을 지키는 사명"

정태수 목사 ∣ (사) 안양호스피스선교회 사무국장, 한국호스피스협회 이사, 예심아카데미 부원장
정태수 목사 ∣ (사) 안양호스피스선교회 사무국장, 한국호스피스협회 이사, 예심아카데미 부원장

1. 호스피스의 기독교적 역사

호스피스의 성경적 배경은 선한 사마리아인이다(10).

어떤 사람이 강도를 만나 죽어가고 있을 때, 다 지나쳐갔지만 사마리아인만이 그를 돌보아 준다. 강도 출현의 현장과 호스피스 현장은 공통점이 있다.

 

생애 최대의 위기이다.

생각지도 못한 강도를 만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과 치유불가 판정이라는 복병을 만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는 호스피스와 공통점이 있다.

 

최선을 다한 돌봄이 있다.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메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가서 돌보아 주고”(10:34). 사마리아인은 자신의 물질과 시간과 노력을 통해서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낸다.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아낌없는 돌봄을 보여준다.

 

우리의 이웃은 누구인가?

어느 율법교사가 예수님께 찾아와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 질문을 하였다예수님은 직접 대답을 하실 때도 있지만 오히려 역질문을 통해서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하시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율법에 뭐라고 쓰여있는지 다시 물으셨다. 율법교사가 공부한 율법.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성경은 영생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물으신 것이다.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10:27)

대답하는 가운데 생각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내 이웃은 누구인가? 우리의 이웃은 누구인가? 그렇게 주님은 이웃의 대상을 강도만난 사람으로 삼으셨으며, 사마리아인처럼 섬기는 이웃이 되라고 말씀하셨다(37).

 

끝까지 함께 한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주막으로 데려와서 돌봐줄 뿐만 아니라 그 다음날 환자를 맡기고 가면서 비용이 더 들면 돌아오는 길에 갚아주겠다고 주막 주인에게 말을 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음 날이라는 의미에 있다.

순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데 다음날이 되어도 그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환경이 달라질 수도 있다. 언제든지 마음속에 다음 날이 찾아올 수 있다.

끝까지 함께 한다는 말은 다음날이 되어도 변하지 않는 마음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시작이 없으면 다음날은 올 수 없다. 지금 주어진 일을 다음으로 미루지 않는 것이 호스피스이다.

소명은 내가 그 자리에 없으면 안되는 자리이고, 사명은 그곳에 자신의 삶을 던지는 자리이다.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자리에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으로 미룰 수 없고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여겨지는 것이 소명이다. 호스피스를 통해 하나님은 우리를 소명자로 부르신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