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있는가?

모두 다 돌아가는 계절 어디로 자꾸 떠나려는 낙엽, 단단한 아스발트 위에 멋진 걸음으로 살아오지 못했습니다. 늘 어설픈 빈 낙엽만 떨어뜨려 왔습니다.
그리면서 어딘가 기웃 거리면서, 그토록 한 사나이 가슴속에 타오르는 불꽃같은 집념, 불꽃같은 자신을 찾지 않고는 결코 아무일도 할 수 없는 남자 ! 
한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한번도 포기 하지도 않았습니다. 남들이 볼때 나는 어쩌면 거꾸로 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어제밤 떨며 잤습니다. 
자꾸 자꾸 얄팍한 이불만 목덜미로 잡아 당기면서 열어진 창문을 밤새 닫지 못했습니다. 가로수 나무가지 끝에 메달린 마지막 남은 잎새처럼 나는 외로운 사람이었고, 좁은 논두렁길을 말없이 뚜벅뚜벅 걸어가는 황소처럼 걸어야만 했습니다.

찢기워진 별밤에서 나는 그래도 나를 줏어 모아야겠고, 파도가 절벽을 핧고 돌아서는 언저리에서도 어쩔 수 없는 한 인간의 울부짖음을 보잘것 없는 글로 늘어놓고 부끄럽게 내어 놓음을 여러 사람과 더불어 고통을 나누고 싶은 심산 이었습니다.

몇몇 신문지상에 발표되는 나의 글을 읽고 많은 분들의 이구동성으로 울었다는 말씀이었는데 나는 사람을 울리기위해 글을 쓴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오늘과 같은 가슴이 얼어 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서로가 영원한 사랑의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길을 찾아 보려는 것이 거짓없는 나의 심산이었습니다. 


몇 해전의 일입니다. 
인생의 마지막 길목에서 만난 어른신 입니다. 이 어른신은 호구지책으로 페지를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1 Kg, 80원인데 손수례에 가득채워 고물상에 가져가면 겨우 3천원정도 받는다고 합니다. 쉬는날 없이 하루종일 땀흘려 수집한 폐지 한달 동안 7-8만원도 채 못번다면서 적막이낀 두눈에 쓸쓸히 미소짓는 어른신의 모습에서 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습니다.
한동안 그 어른신의 선한 눈빛을 잊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 길을 가다가 우연히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반갑게 손을 마주잡고 안부를 물었습니다. 그동안 몸이 많이 아팠다고 합니다. 그런데 할머니 남은 인생길에 하필이면 왜 암덩어리가 버티고 있는지...
서럽고 외롭워 보이는 두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했습니다. 나는 돌아서 두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 도대체 신은 있는 것입니까 ? " 아무나 붙들고 그렇게 묻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그 할머니의 휑한 눈빛이 떠오르면 나 혼자 소스라치게 놀라곤 합니다. 우리는 풍요의 그늘 아래 우는 자들을 보아야합니다. 눈부신 성장을 한 큰 나무와 같은 사회일수록 큰 그늘 아래서 신음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을 품을수 있는 인격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것을...


나의 인생길에 있어서 

- 사랑에 대한 끝없는 갈망 
- 지식에 대한 탐구욕 
- 인류의 고통에 대한 연민 
- 하나님 마음 아픈곳에 내 마음도 아프게해 달라는것 
- 주님의 이름으로 인류에 헌신할때 자기 유익을 구하지 않겠다는것 
- 인류의 선한 마음을 일깨울수 있다면 얼마든지 함께 울고 함께 기도 하겠다는것 
- 이 땅에 가난한자를 돌아 보는 것은 하나님의 애통한 눈물이라는것을 

이 불꽃같은 열정이 지금까지 나의 인생을 지배해 왔습니다. 이 열정들이 바람처럼 나를 이리저리 몰고 다니며 고뇌의 대양위로 절망의 벼량 끝으로 떠돌게 했습니다.

내가 만드는 따뜻한 세상,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 걱정없이 아프고, 걱정없이 먹고 살수 있는 세상, 환자는 돈 낸 만큼이 아니라 아픈 만큼 치료 받을수 있는 세상, 마음놓고 늙어가고 마음놓고 죽을수 있는 세상, 
천지가 다 교회로 보이는 세상! 무엇이든 공유하고 나누며 함께하는 공동체를 꿈 꿉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읽고 웃어 주십시요. 잠이 들어 한 일주일 전에 꾸다만 그 꿈을 마져 꾸고 싶습니다. 어쩌면 눈물같은 슬픈 노래, 고독의 노래 여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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