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 페이스(Poker Face)는 성경의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다.

시골에 가면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참 맑다. 물속이 훤히 보인다. 물고기들의 오고 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깨끗하고, 청량감 있는 맑은 물에 얼굴을 씻고 발을 담근다. 깨끗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염된 물은 탁함으로 인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다. 탁한 물은 시궁창 냄새가 난다. 그 속에 몸을 담그고 싶지 않다. 더럽기 때문이다. 더러움과 맑음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아진다. 더러운 욕심과 욕망을 감추기 위해 포커 페이스(Poker Face)로 살아가는 분들이 많다. 포커 페이스란 아무 감정도 표출하지 않는 무표정을 이르는 영어 단어이다. 포커를 할 때, 자신 패의 좋고 나쁨을 상대편이 눈치 채지 못 하도록 표정을 바꾸지 않는 행위에서 유래되었다.

일상적인 사람의 관계에서 그 마음의 깊이와 감정의 선을 감춘다면 진실한 만남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늘날 인간관계의 질적 만남보다 관계 유지를 위해 포커 페이스로 살아가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지혜라고 말한다. 포커 페이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진실과 가식의 경계선이 어디인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포커 페이스가 익숙한 분들이 있다. 정치적인 경향이나 탐심이 많은 사람들 중에 많다.

인간의 만남이 너무도 경영학 이론이나 처세술에 현혹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처세술에 익숙하면 깊은 만남보다는 가식적이고 형식적인 만남이 되기 쉬울 것이다. 항상 이런 만남의 결론은 허무하다. 사람은 사랑의 깊은 관계가 지속될 때 행복이란 선물을 얻는다. 탁한 물처럼 한길 속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깊은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때까지만 만남은 이루어진다. 이해관계가 사라지면 그들의 만남의 유통기간은 끝난다.

하나님은 거룩한 분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말씀하셨다. 거룩하다는 것은 구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맑음과 탁함을 구별하는 것이다. 그리고 깨끗하다. 맑다는 의미가 거룩이란 용어 속에 담겨져 있다. 이것이 하나님의 속성이다.

하나님의 속성을 닮아가는 것이 제자들의 삶이다. 오늘날 제자들은 교회와의 관계도, 성도와의 관계도 포커 페이스이다. 도대체 속마음을 알 수 없다. 말과 속마음이 다르다. 사람들이 투명하거나 맑지 않다. 대화도 명확하지 않고 불분명하다. 이런 만남에 익숙한 분들은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한다. 너무 깊이 빠지지 말고 적당히 관계를 하자. 내 패는 감추고 상대방의 것은 다 알아내자. 이정도로 타락했다면 그런 만남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런 마음들은 곧 드러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도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포커 페이스의 만남은 성경의 진리에서 많이 벗어난 생각들이다. 성경은 깊이 빠지라고 했다. ‘깊은 물에 그물을 던지라고 했다. 의인이 번성하고 성장한 것은 여호와의 집에 깊이 심겼음’(92:13)이라 했다. 요셉이 고난을 뚫고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성장하는 것은 샘 곁에 심겨진 나무가 되었기 때문이다.

성경의 진리는 맑은 사람에게 열려진다. 탁한 사람에게는 성경의 영적 세계는 열리지 않는다. 지식과 능력은 다른 문제이다. 지식은 배움으로 쌓여간다. 그러나 영적 능력은 맑음 가운데서 나온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팔복을 가르쳐주었다. 팔복은 내면의 복이다. 내면이 부요한 사람이 진짜 복 있는 사람이라고 가르쳐주었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이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케 하는 자, 의를 위해 박해를 받는 자가 복 있는 사람이다. 팔복의 사람은 마음과 감정 선이 맑아야 가능하다. 마음이 더럽고 오염되어있고, 관점이 병든 사람들에게는 내면의 부요한 팔복은 먼 이야기가 된다.

한국은 체면 문화이다. 체면은 인간의 내면에 깊숙이 내재된 허위와 같다. 허위는 가식에 불과하다. 허위와 가식인 체면은 가차 없이 뽑아내야 한다. 체면을 버리면 안 보이던 길이 보인다. 자신의 의지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체면을 마음에서 몰아내어야한다.”

인간관계나 신앙생활에서 체면이란 가식은 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회개는 신앙생활의 필수과목이다. 회개란 가식과 허위와 체면을 버리고 주님 앞에 있는 모습 그대로 내보이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부모에게 있는 모습 그대로 말하고 행동한다. 순수함과 맑음이 성경의 지향점이다. 탁함이 지혜가 아니다. 탁함은 썩은 것이다. 탁함은 병든 자아이다. 병든 탁함이 인간관계의 처세술이라 스스로 속이지 말라. 이런 관계는 오래가지 않는다. 곧 용도폐기되는 날이 곧 다가온다.

오늘이란 삶의 자리가 순수함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맑음, 깨끗함, 청량감 있는 방향을 선택하라. 그것이 교회가 세상을 향해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의이다.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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