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시아 성지 순례를 가보면 서신서에 나오는 많은 소아시아 교회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역사 속에서 사라진 모습을 발견한다. 사실 초대교회가 무너진 것은 외부적 핍박과 황제숭배 등 어려운 환경의 요인도 있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교회 내부의 문제다. 어떤 공동체나 나라가 무너지는 과정을 보면 내부 균열이 일어나면서 위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평상시에는 내부적 문제에 대해서 잘 인지하지 못하고 외부적 상황에만 집착하다가 어느 순간에 내적인 약함으로 소리 없이 붕괴된다. 내부적인 요인은 진리가 아닌 거짓 교훈이 들어와 내적인 암을 유발하므로 스스로 무너지는 결과는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교훈이다.
필자가 이스라엘을 여행하면서 느낀 이상한 점은 우리나라 강원도 크기만 한 작은 땅에서 애굽, 바벨론, 바사, 헬라, 로마의 고대 제국이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그런 땅에서 실패했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안 된다. 한 번으로 정복할 수 있는데...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에 들어가 완전한 정복을 실패하고 결국은 패망했다. 왜 그랬을까? 약속의 땅을 정복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데 핵심이 있다. 그것을 알려주는 사건이 유월절이다. 이스라엘이 유월절을 지키지 않아서다. 처음에 여호수아는 유월절을 지킴으로 정복에 성공했지만 후에 히스기야가 유월절을 지킨 이전 사사시대 이후로 이스라엘은 유월절을 지키지 않았다. 유월절은 이스라엘의 첫 사랑을 기억하는 절기다. 그래서 매년 의무적으로 지켜야 했다. 누구든지 첫 사랑을 망각하면 그때가 죽음이다. 그리스도인의 첫사랑은 원형 복음 속에 있다. 우리가 원형 복음을 얼마나 지키며 유지하는가에 한국 교회의 답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 교회가 빨리 제거해야 할 영적 암과 같은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교회 안에 들어온 헬레니즘에 물든 신앙이다. 여기서 헬레니즘화 된 신앙의 의미는 헬레니즘 방식으로 위장된 다양한 인본주의를 총칭적으로 말한다. 갈수록 심각한 것은 교회 안에 헬레니즘이 자리 잡고 있는지를 눈치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설사 헬레니즘의 실체를 역사적, 학문적으로 알고 있다 해도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이고 결국 교회를 무너지게 하는 암과 같은 것임을 아는 교회와 목회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앙의 대부분이 헬레니즘화 되었기에 지금에 와서 이것을 바꾸는 것은 다시 거듭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이것을 바꾼다는 것은 지금까지 신앙과 목회와 신학공부 등 모든 것을 다 내던져야할 결단이기도 하기에 이것을 인정하고 방향을 전환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필자가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금이라도 헬레니즘을 교회 안에서 제거하지 못하면 교회는 그것으로 무너지게 된다는 점이다. 헬레니즘화 된 신앙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뼛속 깊이 들어와 있기에 지금 필자가 이렇게 말해도 크게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지만 그럼에도 이 교묘한 실체를 필자만 알고 있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죄짓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필자를 비롯한 대부분 목회자와 교회가 헬레니즘의 수혜를 받고 살고 있기에 바위에 계란치기다.
헬레니즘이 무서운 것은 이미 유럽교회가 헬레니즘에 무너졌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태다. 우리의 대부분 신학과 목회방식은 헬레니즘으로 가득차 있다. 이제 우리 한국 교회가 그것에 응답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한국 교회가 지금 유럽교회처럼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필자는 목회를 정리하면서 마지막 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어느 날 책을 읽고 잠깐 깨달은 것이 아닌, 30년 평생 동안 고민하면서 싸워온 담론이었다. 내 안에 있는 아간과 같은 헬레니즘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살아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부터 몸으로, 발로 쓴 원형복음 찾는 여정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 담론은 이런 코로나의 재앙과 그 이후의 한국 교회를 통해 나타난 인본주의 세속주의 (헬레니즘)에 물든 교회의 모습을 수술하고 다시 말씀으로 한국 교회를 세우는 소망을 품고 성경적 솔루션과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것은 필자의 30년의 말씀 체험을 성경적으로 정리한 교회 현장 보고서이기도 하다. 다양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 것이 아닌 성경의 문을 갖고 현장 속에서 고민과 성찰을 통하여 실험과 검증 속에 풀어낸 몸 된 교회사랑 이야기다.
지금 한국 교회는 큰 위기 속에서 처해 있다. 코로나 이후에 교회는 많이 약화 되었고 어떻게 교회가 나가야 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여기에 소개하는 내용들은 그동안 필자가 30년간 사역 속에서 몸으로 체험한 것을 중심으로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여기서 정리된 내용들은 필자가 신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는 들어 본 적이 없는 것들이 많다. 그것은 필자도 오랫동안 익숙한 전통방식으로 신앙생활과 목회와 사역을 해왔음을 의미한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문제성을 알고 성경적 방식을 적용하려고 했지만 많은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그것이 성경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울러 이런 내용들을 보다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런 이유에서 더 어려운 환경에서 수고하는 후배 동역자들에게 이것을 미리 소개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여겨 연재하게 되었다.
이 글은 일차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이전에 무지했던 필자의 회개와 반성과 결단을 담은 내용이면서 몸 된 한국 교회와 나누고 싶은 살아있는 경험된 이야기다. 부족한 내용은 후에 의견을 수용하여 수정 보완 되었으면 한다. 전체의 내용 전개 핵심 관점은 한국 교회까지 깊게 침투하여 교회를 무너지게 한 헬레니즘 인본주의 구습을 벗고 다시 거룩한 원형교회로 회복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교회의 개혁은 곧 나의 개혁이요 세상을 개혁하는 것이다. 개혁을 위해서 먼저 수천 년 동안 교회 속에서 상식으로 자리 잡은 인본주의적인 헬레니즘화된 숨겨진 영적 바이러스를 찾아내는 데 중심을 두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자기의 모습과 처한 교회를 돌아보면서 주님의 마음을 품고 원형교회를 세우는 여정을 시작한다면 성령의 역사가 일어날 줄 믿는다. 한국 교회 개혁만이 살길이다. 거기에는 희생과 자기 죽음과 은혜로 충만할 때 이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