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 자산이 천억 원으로 추산되는 익명의 베스트셀러 작가 ‘세이노(say no, 筆名)’는 부자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부자란, 타인의 주머니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 주머니로 이동이 된 돈을 많이 가진 자다.” 타인의 돈을 내 의사만으로 빼앗아 가진 자는 사기꾼이거나 강도나 절도범이다. 
이 말은 세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자신의 주머니에 돈을 많이 가진 자가 부자요, 둘째는 돈은 그 양이 한정되어 있으며, 셋째는 돈이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과정이 정상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부자로 사는 것은 퍽 괜찮아 보인다. 

   그런데 타인에게 있는 재화가 나에게 이동되는 과정에서 나는 그만한 대가를 치룰 능력과 가치가 있느냐가 과제다. 그것은 ‘희귀성, 감동을 줄만한 정성과 노력, 그것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유익’ 등이 있어야한다. 곧 이것을 갖출 때 타인에게 있는 재화가 나에게 자발적으로 옮겨진다.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인내하여 부를 이룰 수 있으며, 이것을 진정한 부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부자 되기를 원한다. 자신의 생명의 일부분인 시간을 재능과 함께 노동력으로 제공하는 이유는 대가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돈의 가치로 평가할 수 없지만, 고가로 평가되는 것은 그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당한 부는 자신이 살아 온 삶을 바쳐 이룬 대가의 한 부분이다. 그리고 그렇게 부를 이룬 사람들을 존경하는 것은 마땅하다. 

   IMF금융위기 때 전 국민에게 사랑을 받던 새해 인사는 “부~자 되세요!”였다. 그것이 일상에 까지 영향을 미쳐 평소에도 인사말로 주고받을 정도였다. 30년이 다 된 지금도 이 인사를 받으면 그렇게 싫지 않은 눈치다. 
그래서 MZ세대의 포부(로망)는 건물주가 되어 매달 임대료를 받아 편히 사는 것이었고, 심지어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이 말을 철없는 아이들이나 졸부들이 하는 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우리의 경제현실이 그만큼 절박함을 실감한다. 
얼마 되지 않은 카드 빚 때문에 목숨을 스스로 끊는 일이 자주 일어나던 때를 생각하면서 돈의 절박함을 새삼 느낀다. 금년에는 건물주나 부자는 아니더라도 돈 때문에 인생을 포기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여 덕담을 전한다. 

임동헌 목사(광주첨단교회)
임동헌 목사(광주첨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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