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총회장·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 특별기자회견'

대한예수장로회(합동) 소강석 총회장이 지난 11월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예장합동 총회장·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 특별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세 가지를 잘못했는데 ①시대 정신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고, ②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으며 ③리더십을 세우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소 총회장은 아울러 "한국교회는 이제 조금 더 사회와 소통하고 대화하며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약자 편에 서는 이웃 사랑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교회의 미래정책 및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 기독교의 장자교단인 예장합동 총회장이 코로나 사태와 관련하여 교회를 진단하고 미래전략을 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소 총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교회가 예배를 존중히 여긴 만큼 이웃의 생명도 존중히 여겼어야 했는데, 교회는 신앙의 자유와 현장 예배만을 강행함으로써 국민들에게 거부감을 주고 교회를 등 돌리게 한 면이 있다. 더구나 일부 교회가 코로나 감염의 진원이 됨으로써 국민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소 총회장은 "교회가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고 안식처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기피하고 거부하는 현상을 일으키게 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디지털 격차와 세대 간 격차 등 단절 현상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탈 종교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위드(with) 코로나 시대 종교 영향도 인식조사' 발표에서 교회에 바라는 점으로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이 꼽혔다며, "교회 전통과 제도에 치우쳤던 모습에서 벗어나 순수한 진리와 생명, 영성의 세계로 돌이켜야 한다"고 말했다..

합동교단은 지난 8월 13∼20일 전국 성인 남녀 1000 명을 대상으로 사회문화의식을 온라인(이메일)을 통해 조사했다. 그 결과 코로나 이후 37.5%가 온라인 종교활동을 경험했다. 경험자들의 평가도 '현장 예배·미사·법회에 참석하는 것보다 못했다'는 답이 49.1%, '집중이 잘 안 됐다'가 27.8%로 부정적인 평가가 76.9%였다. '생각보다 괜찮았다'는 45.8%였다. 

거의 매일 유튜브를 시청한다는 응답이 53.8%, 콘텐츠 종류별로는 음악이 46.6%, 음식·요리 42.8%, 연예·엔터테인먼트 37.2%, 뉴스 36.0% 등이었고, 종교는 11.4%로 예시된 16종의 콘텐츠 가운데 15번째였다.

종교에 대한 관심 정도는 응답자의 56.9%가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다'고 했으나 28.3%는 '관심이 더 줄었다'고 답했다. '관심이 더 늘었다'고 답한 경우는 14.8%에 그쳤다. 하루 중 '신앙생활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1.4%, 10분 이내가 25.0%, 10분~1시간 이내 25.6%, 1시간 이상은 8.1%였다. 

소 총회장은 한국교회가 신앙의 본질과 가치에 충실했던 초대교회의 모습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교회가 신문화 운동을 교회가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건강하지 못한 온라인 콘텐츠의 범람에 대응해 온택트를 넘는 영택트 문화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와 목회자가 생명존중, 영혼 사랑에 대한 뜨거운 가슴을 소유한다면 온라인 안에서도 진정한 영혼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그럴 때 비로소 코로나를 극복하는 영적 방역, 정신적 방역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 역시 예배의 존엄 가치를 알아야 하고 물리적 방역뿐만 아니라 예배를 통한 영적, 정신적 방역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교회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회의 영적 항체요, 저항인자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 총회장은 "오는 6일 통일부와 교단장들이 참석하여 남북의 생명, 의료 문제를 논의할 건데, 합동교단이 앞장서서 의료품 제공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1998년 고(故)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서 판문점을 넘어 방북했던 일을 언급하며 "염소를 몰고 갈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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