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머징 교회운동과 이머징 예배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머징 예배는 낯설고 서구 문화에서나 어울릴 전망이지, 우리 한국교회에는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모자이크 예배이다. 서로 각각의 생각과 주장이나 선호가 다르지만, 색들을 모아 훌륭한 예술품으로 탄생시키는 모자이크처럼, 단편적인 생각이나 주장이 아니라 각자의 생각을 모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로 구상하자는 것이다.
이머징 예배에서 모티브를 딴 모자이크 예배는 어떻게 드리는 것인가?
첫째는 유기적으로 드리는 예배이다. 킴볼은 The Emerging Worship 에서 포스트모던 시대에 대안적 예배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예배가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예배라는 것이다. 이 예배의 대상은 신흥세대와 문화이다. 이것을 통해 청년들을 교회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킴볼은 구도자예배가 하나의 쇼나 공연처럼 되고 있다고 반성한다. 그리고 예배자들은 예배의 주체가 아니라 앞에서 이루어지는 쇼나 공연을 감상하고 구경하는 관객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그가 제시한 것은 유기적 예배이다. 유기적 예배는 정통 교회들이 가진 예배의 틀이 없다. 틀에 매이지 않고 유기적 흐름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다. 예배 모임은 찬양, 성경봉독, 간증과 침묵의 시간, 찬양과 설교, 영상, 침묵과 묵상의 시간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예배 순서에 매이지 않고 자리를 떠나서 예배실 주변에서 기도하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기도문을 쓰기 위해 알맞은 장소를 찾아 각자 움직이기도 한다. 좋은 예배의 특징 중 하나는 예배에 있어 사람의 주관적이고 인위적인 요소가 적다는 데 있다. 예배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예배의 참석자가 많든 적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미래의 예배는 인위적이고 형식적이 아니라 유기적이어야 한다.
둘째는 자유롭게 드리는 예배이다. 이머징 예배 특징은 다양한 시각적 미술품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품을 바라보는 중에도 자신들만의 은혜를 누리고 예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즉 그들은 자유로움을 누리며 그 가운데서 참된 예배를 드린다고 여긴다. 그래서 그들의 예배 현장에는 자리를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많은 이들이 자리를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교회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정형화된 예배를 배웠다. 예배를 드릴 때 뒤는 물론 옆 자리를 돌아보아도 안 된다고 배워왔다. 예배 시간에는 오직 정면만 응시하고 조용히 앉아 예배한다고 배운 것이다. 그러나 모자이크 예배는 그런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의 편의를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유롭게 예배를 드린다면 과연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수선한 분위기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는다.
셋째는 자연스러운 기도이다. 이머징 교회는 곳곳에 설치된 기도 장소를 마련하고 이곳을 영적 진리를 전달하는 다양한 상징들과 창의적 방법으로 기록되어 있는 성경 이미지로 꾸며 놓는다. 교회에 오는 이들은 언제든지 기도 처소에서 기도를 할 수 있고 홀로 묵상을 하고 명상 할 수 있다. 이머징 스타일의 예배처럼 우리의 기도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 교회 예배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설교 중심의 예배일 것이다. 설교 지향주의 예배는 그동안 한국교회 예배에서 역동성을 사라지게 만드는 한 원인이 되었다. 젊은이들은 점점 예배에 흥미를 잃어가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고, 예배를 강론이나 설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점점 감동을 주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오히려 예배의 중요한 성경적 요소들인 찬양과 기도, 말씀과 성찬등이 유기적으로 예배 속에서 녹아질 때, 예배는 보다 강력한 영적인 동력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기도와 찬양처럼 하나님을 만나는 서로 다른 통로들이 더 많은 예배자들을 집중하게 만들고 깊이 있게 만든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찬양을 통해 감동을 주셨고, 기도로 더욱 깊이 대화할 수 있는 통로가 되게 하셨고,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다시 한 번 결단할 수 있도록 하셨다.
넷째는 감각적 체험을 중시하는 예배이다. 이머징 교회는 감각적 체험을 강조하는데 이를 에픽(EPIC)이라고 한다. E는 체험(Experiential)이다. 둘째로 P는 참여(Participatory)이다. 셋째 I는 이미지(Image-Driven) 이다. 넷째 C는 연결(Connected)이다. 이머징 교회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의 형상을 매우 흔하게 사용한다. 또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의 형상도 매우 흔하게 장식을 해 놓았다. 이는 진리의 말씀보다는 감각적 체험을 더 중요시 하는 것이다. 모자이크 예배 역시 감각적 체험을 중시하되, 이교적 장식이나 예배 형태는 최대한 배제하고 시각적 장식보다는 기독교 음악을 배경으로 예배하면서 하나님을 체험하게 하는 예배로 드리는 것이다.
결국 오늘날 한국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고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은 이머징 교회 운동의 중도 그룹에 위치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운동이다.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스스로의 아성과 만족에 빠져 있으며, 다음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세속화에 빠져 있는 한국 교회는 진정한 개혁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선교적 교회운동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나는 선교적 교회운동이라는 용어보다 ‘모자이크 교회운동’(MCM)을 사용하자고 강조한다. 이미 선교라는 단어가 전투적이고, 강압적이고, 일방적이라는 인상을 현대인들에게 주었기에 보다 순화된 언어로 모자이크를 권하고 싶다. 사실 어떤 단어를 고를지라도 한국교회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머징 교회운동이나 이머징 예배는 전부는 아닐지라도 그 개혁을 위한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찬성하든 반대하든지, 미래교회는 일부 전통주의자들을 제외하고는 이머징 예배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