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한국교회 내의 목회 환경이 변화되면서 이제는 교회 재정에 사례비를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다른 일을 하면서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단순히 생계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적 사명을 갖고 일하는 목회자들이 많다. 우리는 그 분들을 ‘일하는 목회자들(일목)’이라고 부른다. 현재 페이스북 <일하는 목회자들> 그룹에는 약 7천 명의 멤버가 가입되었다. 오늘은 여섯 번째 시간으로 순복음회복교회(버스교회) 담임목사며, 대구경북 지역에서 약속실내인테리어로 일하고 있는 강원식 목사를 소개한다.
Q1. 먼저 목사님의 사역을 함께 나누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 우선 목회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고등학교 3학년 때 신장염을 앓았다. 그러다가 기적적으로 고침 받은 후에 서원기도를 드리게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신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여러 가지 인생의 고난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신학의 길로 들어서게 되어 현재 하나님의 은혜로 목회자가 되었다.
Q2. 목회자가 되고 일목으로 일터 사역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주로 무슨 일을 하나?
A. 결혼을 하고 가족을 부양해야 할 책임이 있는 가장이 되었다.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않으면서 목회에 전념하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일이라 생각했다. 재정적으로 궁핍하여 누군가의 신세를 지는 삶은 양가 부모님께 근심을 시키는 일이 될 뿐 아니라 성도들에게도 큰 부담이 된다. 결국 복음을 힘 있게 전하지 못하는 장애물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바울과 같이 복음에 장애가 되지 않으려고 자비량 사역을 위한 일목의 길을 선택했다.
지금은 실내인테리어를 하고 있는데, 크리스천이면서 목사로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임해 빛과 소금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도하는 가운데, 상호명도 하나님과의 약속과 고객과의 약속을 소중히 지킨다는 의미로 ‘약속실내인테리어’라고 지었다.
Q3. 현재 목회지가 버스교회로 알고 있는데, 건물이 아닌 버스를 목회지로 세운 이유가 있나?
A. 찾아오는 교회가 아니라 찾아가는 교회를 세우고 싶었다. 복음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디든 가서 복음을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중고버스를 구매하고 예배당으로 꾸몄다.
Q4. 버스를 개조해서 목회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때는 가져봤다. 하지만 일정한 장소를 지향하지 않다 보니 고정된 성도를 세우는 것이 어렵지 않나?
A. 처음에 버스 교회를 하려고 마음먹고 기도하고 있는데, 어떤 정착 성도를 놓고 기도하지 않았다. 그저 복음 전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세례요한처럼 광야든 들이든 거리든 복음만 전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Q5. 이동식 버스교회를 하다 보면 다른 교회와 연대와 연합도 용이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봤다. 그것에 대한 비전이나 고민이 있는가?
A. 맞다. 나는 항상 지역교회와 연대를 생각하고 있다. 버스교회다 보니 인원이 한정되었다. 그래서 어느 한 지역에서 성도들이 세워지면 연대하는 지역교회에 그분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직 한국교회가 개교회 중심적이다 보니 오해를 더 많이 받는다. 가까이 오는 것에 대해 경계를 하거나 이단처럼 보는 시선도 있다.
Q7. 버스를 개조해서 교회를 운영하다 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A. 그렇다. 우리 교회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 속으로 들어가서 예배를 드릴 수 있다. 마치 캠핑을 하듯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예배를 드리고 거기에서 쉼을 누리는 것을 꿈꾼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동을 한다면 전체적으로 9명만 탑승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 가족 3명을 제외한 6명이 동승해서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9인승 사무실 차량으로 등록되었다. 지금은 주로 공원 주차장에 예배당을 세우고 예배를 드린다.
Q8. 버스를 예배당으로 꾸미고 교회를 운영하다 보면,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고 찾아오실 수도 있겠다 싶은데, 주변 반응은 과연 어떤가?
A.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또는 운동하거나 커피를 마실 때 올라와 보곤 한다. 대부분은 신기해하지만 버스교회를 응원하며 동참하고 싶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이 봤다.
Q9. 일반인들의 반응과 목회자의 반응이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목회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A. 버스를 구입해서 교회로 세운다고 하니까 선배 목사님들이 ‘그게 되겠어?’ ‘그것도 교회야?’ ‘일하면서 무슨 목회야! 목회만 하든지 일만 하든지 한 가지만 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응원을 하면서 헌금을 하시는 분도 있었다. 기존의 목회자들 중 상당수는 건물이 있어야 교회라는 의식을 여전히 갖고 있다.
Q10. 찾아가는 교회라지만 버스도 열린 공간이 아니다 보니 버스 안으로 들어와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또 버스교회가 간다고 해서 거기서 복음을 들을까 생각도 해봤다. 당장 버스 교회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떤 대안이 있는가?
A. 나도 그 문제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기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버스교회 앞에 커피를 드실 수 있도록 하고 오전에 가서 전도를 하고, 오후 2시에 예배를 드리고 예배를 마치고 3시 이후에 다시 복음을 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찾아가는 예배는 어디든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되도록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가 되고 싶었다. 버스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스피커를 버스 밖으로 장착을 해서 복음을 전하면 된다.
Q11. 목사님처럼 버스교회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목회자들도 있다고 본다. 실제적으로 인테리어나 개조에 대한 부분이 궁금할 텐데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
A. 중고버스를 600만 원에 샀다. 내가 직접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 지금까지 들어간 자재비만 1000만 원가량 들었다. 누군가 버스교회를 운영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자재 구입부터 실제 시공까지 도울 생각이 있다. 제작 기간은 약 2주~한 달 정도 걸린다. 그러나 버스라는 한정 공간 안에서 너무 많은 것을 개조하지는 못한다. 중고버스를 구입한다면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매연저감장치가 달려있는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유지비는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
Q12. 버스교회가 갖는 핵심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또 어디든지 아웃리치를 할 수 있는 교회라고 본다. 어떤 구상을 하고 있었나?
A. 버스를 개조하면서 의자를 14개 구입을 했는데, 개조해 보니 버스에는 12개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때 12제자를 생각했다. 버스 교회 안에 들어올 수 있는 분들은 12제자 삼아 각 지역을 섬기는 지역장이 되게 하고, 그분들이 각 지역을 섬기고 세워가는 구상을 한다. 또 지역교회와 함께 예배를 드리며, 그 교회나 지역의 필요한 부분을 돕는 꿈도 가지고 있다.
Q13. 버스교회를 통해 기억에 남는 예배가 있다면?
A. 첫 예배를 대구 삼성현역사공원에서 드린다고 주변에 알렸다. 전부터 일 년에 한두 번 아주 가끔씩 예배를 드리는 성도가 있었다. 제대로 알리지 않았는데 첫 예배 자리에 그 성도님이 오셨다. 그 예배가 가장 많은 생각이 난다. 지금은 대구 남매지공원으로 이동해서 예배를 드리는데, 예배를 드리면 드릴수록 그런 감동이 더 하고 있다.
Q15. 버스교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을 무엇인가?
A.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 가에 영향을 받으며 격려받기도 하고 힘들 때도 있다. 지금은 그런 시선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Q16. 목사님이 생각하는 미래세대 목회 모델은 무엇이라 할 수 있나?
A. 예전이나 지금이나 교회의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고 본다. 그렇다보니 젊은 세대가 교회에서 많이 멀어졌다. 미래교회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춰서 변화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젊은 세대나 세상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Q17. 목회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 목회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A. 목회를 하고 싶다는 뜻을 세운 사람은 분명한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사명이 있다면 포기란 없다.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라. ‘지금 이 시대 목회가 되겠는가?’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
Q18. 목사님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씀은 무엇인가?
A. 예전에 나는 교회 다니면 다 좋은 사람이고 은혜받은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믿는 자들이라고 다 천국 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몸소 보여주는 목회자, 몸소 보여 주는 신앙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좋아하는 말씀은 마태복음 7:21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는 말씀이다.
Q19. 앞으로 목회적 구상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싶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실내 예배나 대면 활동이 여러모로 힘들어진 시대이므로 버스와 천막을 연결해서 실외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도 구상 중이고, 장기적으로는 대지를 구입해 본부 건물을 세워 버스교회가 갖는 한계점인 양육, 훈련, 섬김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큰 기도제목이다. 더 나아가 여건이 된다면 취업난에 절망하는 청년들에게 인테리어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도 운영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