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캣맘, ‘미우캣’ 보호협회 김미자 대표

  • 입력 2020.12.17 02:11
  • 수정 2022.08.1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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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동물이 다시 태어나는 곳, 리본(Re:Born)

김미자대표(좌,'미우캣'보호협회), 최원영목사(우, 본헤럴드대표)
김미자대표(좌,'미우캣'보호협회), 최원영목사(우, 본헤럴드대표)

강동구 동물센터 리본(Re:Born)사람과 동물 모두 다시 태어나는 곳이다. 이곳은 1-3층은 유기견과 옥상에는 길냥이들을 보호하는 시설이다. 길냥이(버려진 고양이, 길고양이  줄임말)의 대통령이라 명칭을 얻은 미우캣김미자 회장과 인텨뷰를  통해 길냥이들의 현주소와 미래를 들었다.

♥캣맘(Cat mom)은 주인이 없는 도시 등 지역에서의 야생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보금자리를 챙겨주는 등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을 이르는 신조어이다.

강동구청, 리본센터(유기견, 길고양이)
강동구청, 리본센터(유기견, 길고양이)

Q1. 길고양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측은지심에서 시작되었다. 차에 치여 죽어 있는 길고양이의 모습이나, 배고픔에 지쳐 삐쩍 마른 길고양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람들은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 봉투 훼손하거나, 짝짓기 위해 밤에 짖어대는 고양이 소리를 들으면 섬뜩하고, 혐오스럽게 생각한다. 무조건 잡아다가 안락사 시키는 것을 최선의 정책처럼 여겼다.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센터, 길고양이 휴식장소
센터, 길고양이 휴식장소

Q2. 우리 주변에는 사회적인 약자들이 많다. 돌볼 사람들도 많은데, 왜  길고양이냐,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이야기한다. 사람도 살기 힘든데 무슨 버려진 고양이들을 거두냐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도 버려지면 상처와 아픔이 크다. 어디 기댈 곳도 없다. 버려진 동물들도 마찬가지이다. 말 못하는 짐승도 생명을 가지고 있다. 가정에서 사랑받는 펫(pet)은 동물복지의 무한한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버려진 동물들은 기본적인 먹이도 없다. 돌아다니다가 병들어죽고, 배고파죽고, 차에 치여 죽는다. 길고양이 수명은 1년 안에 90% 사망한다. 길어야 3년이다. 많은 질병으로 죽는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것은 결국에는 우리들의 삶도 훨씬 좋아진다, 쓰레기봉투를 찢는 것들이 줄어들고, 중성화수술을 시켜주면 더 이상 개체도 늘어나지 않는다. 길고양이도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이다. 인간이 동물을 학대하거나 버려서는 안된다. 하찮게 버려진 동물의 생명도 소중하게 여기면, 인간의 생명도 존중하게 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형성된다. 생명은 같은 것이다.

센터, 길고양이 휴식공간
센터, 길고양이 휴식공간

Q3. 미우캣이란 협회 이름의 의미는 무엇인가? 길고양이 무료급식 센터를 언제부터 운영했는가?

고양이을 애완용으로 키운 사람들이 고대 이집트인이다. 고대이집트인들은 반가운 고양이 울음 소리에 착안해서 고양이를 '미우'(miw)라고  불렀다고 한다.

9년 전에 시작했다. 제가 측은지심이 많은 편이다. 길고양이도 생명체이다. 길고양이는 도둑질 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길고양이는 호랑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냥 본능이 있어서 쥐를 잡아준다. 쥐는 번식력이 강하다. 쥐들은 고양이 배설물이나 울음소리를 들으면 멀리 달아난다. 역사적으로 볼 때, 프랑스는 고양이를 없앴다가 쥐로 인해 흑사병이 번지면서 많은 생명이 죽었다. 다시 고양이를 장려했다고 한다.

강동구청 '리본' 옥중에 있는 길고양이 쉼터
강동구청 '리본' 옥중에 있는 길고양이 쉼터

무료급식 센터는 이혜식 강동구청장( 현, 민주당국회의원)과 강풀작가와 나, 이렇게 3명이 구청 별관 옥상에서 시작하게 됐다. 미우켓 보호 협회와 강동구청이 협의하여 2013531일 공공기관 인근에 캣맘이 먹이를 줄 수 있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지자체 최초로 설치했다. 그리고 전국 최초로 유기견과 길고양이 무료급식센터(리본,Re:Born)를 완공하였다. 모든 지자체들이 견학하는 센터가 되었다.

현재 이정훈 구청장도 동물복지에 적극적인 협조를 하고 있다. 강동구청에서 운영하는 공식적인 무료급식소가 무려 64개소에 이르고, 비회원들의 운영하는 곳도 300곳이 넘는다.

강동구청은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팀이 있다. 구청은 센터를 건립했고, 사료지원,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오히려 주변이 깨끗해지고, 길고양이 개체수도 확연히 줄어들었고, 생명에 대한 존중 사상이 회복되어 가고 있다고 본다. 강동구청은 타 지자체들의 모델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 길고양이 휴식센터
센터, 길고양이 휴식센터

Q4. 길고양이 무료급식 센터 운영이 힘들지는 않은가?

처음에는 강풀작가와 제가 4년 동안 사료를 공급했다. 그리고 5년 전부터는 관공서에서 사료비용을 제공한다. 때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기쁨이 더 크다. 18kg 사료 한 포대 비용이 48천원(노마진) 정도이다. 무료급식소마다 4-5마리 관리를 하고 있고, 한 달 평균 18kg을 먹는다. 부족한 식량은 회원들이 사서 먹인다.

 

Q5. 길고양이의 특징이 있는가?

고양이들은 반경 500미터 내에서 영역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다른 고양이들은 침범하지 않는다. 고양이들은 약 20마리 정도가 같은 반경내에서 살아가고 있다. 먹을 음식이 부족하면 새끼가 자라면 반경 밖으로 내보내거나 어미가 나간다. 스스로 숫자를 조절한다. 굉장히 영리한 동물이다.

Q6. 길고양이의 번식을 막는 방법이 있는가?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번식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중성화 수술을 하면 개체수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동물병원에서 중성화 수술하는데 비용이 20-30만원 정도이다. 제가 중성화 수술을 정부에 최초로 제안했다. 수의사협회에 찾아가서 중성화수술 비용을 낮추어 달라고 요청했다. 안락사 시키는데 드는 비용이 13만원이다. 안락사는 좋은 대안이 아니다. 협회의 협조로 안락사 시키는 비용으로 중성화 수술을 시켜준다. 개인이 비용을 들여 하는 경우도 있고, 지금은 국가와 지자체가 반반으로 하여 정부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성화 수술을 받은 길고양이들은 오른쪽 귀를 1cm 정도 잘라 흔적을 남겨둔다.

[참조사항] 지방자치단체의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 수술 사업’(TNR)은 캣맘과 주민들의 갈등 해결을 위한 핵심 정책이다. TNR는 포획(Trap)과 중성화 수술(Neuter), 재방사(Return)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중성화 수술 10% 늘면 새끼 고양이 4.6% 준다. 서울시 통계를 보면 금년에만(20209월까지) 8502마리 중성화 수술을 했다.

2020.12월, 신경섭(좌,여경협회장), 아들(우)이 길고양이 2마리 입양,

Q7. 센터에서 관리하고 보호하는 길고양이를 시민들에게 입양도 시키는지.

제 손길을 거쳐서 입양 간 길고양이가 450마리이다. 금년에만 67마리 입양을 보냈다. 고양이를 입양해 간 분들이 한결같이 말한다. 고맙다고, 길고양이 덕분에 가족이 하나되었고 기쁨이 넘친다고 한다.  최근에 신경섭회장(여성경제인협회서울지부)과 아들이 길고양이 두 마리를 입양하여 이쁘게 잘 키운다는 연락을 받았다.

길냥이  새끼를 입양하는 가족
길냥이 새끼를 입양하는 가족

2020년 9월에 새끼 길고양이를 입양한 가족있다. 3개월후 길고양이 사진을 보내왔는데, 사랑스럽게 자란 모습을 볼때마다, 제가 하는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3개월 후 사진, 가정에서 사랑 받고 자란 길고양이.

Q8. 길고양이 보호를 위해 시민들이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면,

길고양이들이 자동차에 치어 죽는 경우가 많다. 길고양이들은 엔진룸에서 잠자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시동을 켜면 벨트에 말려들어가서 죽거나, 갑자기 차가 출발할 때 바퀴에 치어 중상을 입거나 죽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경우, 자신의 차에서 죽은 동물을 보거나 중상을 입은 동물을 보면 기분이 좋은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오랜 시간 그 잔상에 시달린다. 고양이는 추위를 많이 타는 동물이다. 그래서 따뜻한 자동차 엔진룸에 사는 경우가 많다. 운전자들은 무심코 시동 걸지 말고, 시동을 켜기 전 엔진룸(보닛)을 여러 번 두드려 주면 된다. 이런 작은 배려만 지켜주면 운전자도 길고양이도 함께 살 수 있다.

길고양이들은 질병에 취약하다. 약을 먹일 때, 고양이 캔을 함께 섞어 급식하면 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자기 집 앞에 물과 사료를 놓아둔다. 시민과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그런 사회가 되면 좋겠다. 정부에 신청하면 중성화수술을 무료로 시켜준다.

Q9. 길고양이 캣맘으로서 가족들이나 주민들과 갈등은 없는가? 길고양이를 보호하고 밥을 주고, 중성화 수술도 처음 제안한 분으로서 상을 받은 것이 있다면,

과거에는 켓맘과 주민 간 갈등이 매우 심했다. 적극적인 중성화 수술과 동물보호법 확대와 메스컴의 영향으로 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로 인해 다툼이 확연히 줄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리본이란 말은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이다.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 사람보다 동물을 먼저 만들었다. 특히 하나님으로부터 지음받은 사람들에게 주신 3가지 복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다스리라고 하셨다. 다스리라는 것은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을 책임지고 관리하라는 말이다. 인간이 자연뿐아니라 동물도 보호해야 한다. 그 책임을 주신 것이다. 나는 버려진 길고양이를 불쌍히 여겨서 그 일을 먼저 한 것뿐이다.

본푸른교회, 길고양이 무료급식
본푸른교회, 길고양이 무료급식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 수상은 동물에 관해 명언을 남겼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The greatness of a nation and its moral progress can be judged by the way its animals are treated)

후진국과 선진국의 차이는 동물에 대한 관심에 달려 있다고 본다. 특히 버려진 동물은 밑바닥의 인권을 가지고 있다. 후진국에는 동물복지라는 개념이 없다. 선진국으로 갈 수 록 동물복지에 관해 깊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동물복지를 말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의 의식 수준도 높아졌다는 것이고, 선진국임을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지금은 가족들도 매우 협조적이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반대도 많았다. 사회 활동을 하면서 동물 보호에 앞장섰다. 더욱 가정에 충실했고, 몸소 생명의 소중함을 보여주었다. 남편이 나한테 십분의 일만 해봐 업어줄께’, ‘시아버지, 시어머니에게 길고양이를 거두는 것처럼 해봐 비아냥하는 것도 있었다. 길고양이를 치료해서 집으로 데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집에 고양이 숫자가 많아질 경우 내가 집에서 나가야겠다고도 했다. 이런저런 애피소드가 많다. 그것이 지금은 추억이다.

지금은 남편이나 가족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동물이 없다면 어떻게 살까.’ 오히려 걱정한다. 지금은 가족 모두가 동물을 사랑하게 되었다. 동물이 가족들을 하나 되게 했고, 오히려 우리들에게 힐링를 주고 있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것이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사명으로 생각한다. 길고양이는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하나의 선로가 되었다. 고양이로 인해 자연스러운 대화가 되고, 이것이 복음 전파의 길이 되고 있다. 동물을 사랑하면 생명 그 자체를 귀하게 여긴다. 오늘날 너무도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없다. 생명을 경멸하는 사회는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동물을 돌보다보면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생긴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일을 통해  과분한 상을 많이 받았다. 특히 서울시 산하 20여 지자체가 참석하여 국회 의사당에서 3일 동안 박람회를 했다. 각 지자체별로 대표 아이템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유일하게 강동구청만 길고양이 급식소를 발표하여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것으로 인해 강동구청은 대통령 상을 수상과 최우수 정책상을 받았다. 그 때 기억은 평생 내 마음에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다.

길고양이로 인해 무엇보다 내 마음에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얻었다는 것이다. 길고양이는 함께 도심 생태계에서 서로의 영역을 지켜가며 함께 살아갈 가족이기에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와 주어야 한다.

버스에 길고양이 캠페인도 했다. "길고양이도 우리의 이웃입니다", "길고양이도 소중한 생명입니다", "사랑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고양이 눈물을 보셨나요? 사랑을 잃은 고양이의 슬픔..", "길고양이 불법 포획 및 학대는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길고양이도 우리와 더불어 살아갈 사회의 일원이며 가족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우캣 보호협회 회원들
미우캣 보호협회 회원들
길냥이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회원
길냥이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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