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필교수, 대화는 교환이다.

  • 입력 2021.09.28 15:06
  • 수정 2021.12.0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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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란 무엇일까요 대화는 교환입니다. 인격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반응을 교환하고, 주장을 교환하는 것이 대화입니다. 특히 온기 있는 대화는 우정을 나누고 사랑도 나누며 신뢰와 존경을 교환하는 통로이다.

언어표정은 그 사람의 얼굴이다.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은 한마디의 말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일이다“  나는 말과 대화란 무엇일까? 명료하게 정의 할 수 있는 메시지는 없을까?

오랜 시간 강의 현장에서 얻은 해답은 대화는 교환이다는 주장에 이르게 되었다.단순한 의미전달(delivery) 방식이 아닌,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이해의 언덕을 만들어가는 교통(communion)을 말하는 것이다. 말 못하는 아가하고도 눈빛으로라도 교환하는 할머니들을 보자. 백일도 안 된 아가에게도 이쁨과 사랑을 교통(communion) 한다. 이러한 과정이 소통의 출발이다.

교환 할 수 없는 대화는 막힌 담을 넘지 못한다. 교환되지 않는 대화는 얼어붙은 문이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그의 책 문장론에서 로마의 수사학자 퀸틸리아누스의 말을 인용한다. “학식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쉽게 말하고 학식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더욱 어렵게 말한다

다음은 소개하는 이야기에 시선을 모아보세요. 몇 해 전 8월 어느 날 방학이 끝나갈 무렵이다. 나의 연구실에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엄마와 함께 방문하였다. 그 아이는 저와 가까운 후배의 딸이다. 내용인즉, 2학기 학급회장 선거에 나간다는 것이었다. 5학년 1학기 3월에 시골에서 전학온 아이다. 시골학교에서도 4학년 때 학급회장 경험이 있었다.

몇 가지 물었어요. “왜 학급회장을 할려고 하는지. 학급회장 선거에서 무엇을 어떻게 말 하고 싶은지. 네가 생각한 대로 소신껏 솔직하게 발표하라했지요. 남자 아이들 몇 명이 자기를 놀린다는 얘기도 하라고 했어요. 아이의 피부가 조금 까무잡잡하고 사투리가 심했어요. 그래서 남자 아이들 몇이서 깜상이라 부르며 놀리는데 창피하다는 거예요. 그것도 그대로 말하라 했어요. “시골에서 뛰어놀다 따가운 햇볕에 타서 그렇다. 마음은 너희들처럼 나도 하얗다. 그리고 사투리도 열심히 노력해서 서울 말씨로 바꾸겠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이런 말도 좋다고 했어요.

여섯 명의 회장 후보가 나섰데요. 학급인원 38. 이 아이에게는 친한 친구 1명밖에 없었어요. 결과는 23표 아무리 단단하게 잠긴 문일지라도 감동은 누구에게나 깔려있습니다. 그 감동의 문은 진솔한 고백이 서로의 마음과 마음사이를 이어줄 때 열립니다.

서울대학교 철학 교수를 지낸 이태수 교수는 인문학이란 사람과 사람끼리의 대화다라고 한다. 의사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히포크라테스의 명언록에도 말은 명료하게” “어려운 말 하지마라이렇게 스피치에 대한 언급이 기록되어 있다.

3000년전 이스라엘 세 번째 왕 솔로몬의 잠언 기록에도 말의 필요성. 정확성. 영향력에 대하여 놀라울 정도로 기록되어 있지요. “불량하고 악 한자는 구부러진 말을 하고 다닌다.”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 하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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