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치료사인 미누친은 가족은 전체시스템이고, 그리고 전체 시스템을 위한 하위체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위체계의 기능이 원활하면 전체시스템이 기능적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눈에 보이는 집은 전체시스템이다. 그러나 집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기능되기 위해선 방이나 벽 그리고 문과 같은 하위기능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만약 하위역할 기능이 약할 경우 전체기능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미누친은 가족 전체 시스템에는 ‘하위체계’와 ‘경계선’ 그리고 ‘위계구조’라는 하위시스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하위시스템들의 역할이 기능적이 될 때 전체 가족시스템이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하위체계는 ‘부부하위체계’, ‘부모하위체계’, ‘부모-자녀 하위체계’, ‘형제-자매 하위체계’로 구분을 한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부부하위체계’다. 쉽게 말해 부부관계는 건강한 가족의 출발이 되는 것이며, 특히 미누친은 부부관계의 핵심을 ‘친밀함’으로 주장했다.
친밀함이 있는 부부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감당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양가의 서로 다른 가족문화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내면의 기초석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결혼생활이 점점 튼튼해져간다. 친밀함이 느껴지는 부부는 미래가 긍정적으로 보여지며, 친밀한 부모님을 보고 자라는 자녀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적이다. 그리고 결혼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
세계적인 부부치료사 가트맨 박사는 친밀함이 부족한 부부들의 대화를 영상으로 본 결과 특징을 발견했다. 바로 ‘비난’이다. 비난하고 지적하는 부부는 이혼 확률이 높았다고 했다. 그러나 유치해보이지만 서로 장난을 치고 조금이라도 마음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대화 패턴을 갖고 있는 부부는 친밀함 형성이 좋았다. 게다가 관계적인 갈등 극복이 상황에서도 회복률이 좋았다. 왜냐하면 평소 정서적인 만족도가 서로 좋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부상담 진행시 서로 비난만 하는 커플들은 상담진행이 굉장히 어려웠다.
중요한 것은 비난을 하는 사람은 비난의 내용이 매우 자기중심적이었다. 자신의 생각으로 배우자의 감정마저도 그냥 판단해 버리거나 배우자의 마음의 애로사항에 대해 공감은커녕 “무슨 그런 것 때문에 힘들어해”,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러고 살아”와 같은 감정을 축소시켜버리는 경우가 많다.
친밀한 부모를 보고 자란 자녀
정서적으로 안정 돼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위해 기도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가족관계에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부관계의 친밀함에 대해선 놓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친밀함은 결코 지적하고 가르치는 대화를 통해 경험되지 않는다. 자기애착이 심한 사람들은 모든 문제와 갈등의 원인을 ‘모두 상대방 때문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자신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고 상대방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어려움과 갈등의 원인은 무조건 상대방에게서 찾으려고 한다면 결코 희망적일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해 가족의 소중함이 깊어지는 시대적인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가족사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 가족들과 예배를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부관계에 대한 친밀함에 대해서 그리고 부부의 대화패턴 역시도 함께 생각해 봐야 한다.
친밀함은 서로가 나의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시작된다.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단순하지만 서로 말하고 들어주는 대화를 가리켜서 ‘메타대화’라고 한다. 가족과 함께 메타대화를 시도해보고 지속적으로 노력해보면 좋을 것 같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면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7)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들음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인간의 관계와 발전도 들음에서 시작되고 발전된다. 듣지 않고 내 말만 지배적으로 한다면 결코 관계적인 즐거움, 즉 친밀함을 경험하지 못한다.
건강한 가족은 곧 영성의 회복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바빠도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서로 메타대화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새해에는 이런 청사진을 바라보고 함께 기도하는 믿음의 동역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로 말하고 들어주는
메타대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