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 지인에게서 카톡이 왔다. “ 목사님,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
이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모두 고민하고 있는 질문이다. 누구를 선택하면 좋을지? 물론 설사 마음에 안 들어도 싫든 좋든지 12명의 후보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흔히 지도자에 의해서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하기에 결국은 국민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래서 선거가 중요하고 선거에 어떤 마음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정치가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선택의 수준이다. 대통령 선거는 국민에게 주어진 기말고사와 같다. 투표는 그동안 정치에 대해서 느끼고 공부한 것을 토대로 국민의 의식 수준을 진단하는 시간이다. 그 선택에 의해서 앞으로 국가의 5년의 삶이 달라진다. 그래서 선거가 중요하다. 어떤 지도자가 합당할까? 사실 이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은 후보들을 대면해 본적이 거의 없기에 그가 한 말과 행동과 주변의 자료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숨은 본질까지 보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생각과 마음이다. 그런데 마음은 눈에 안 보이기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선택해야 하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선택을 해야 하는가? 선택을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하다. 선택은 기준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어떤 기준인가에 따라 선택의 방향은 달라진다. 결국 선거는 기준의 문제다. 국민이 무엇을 가치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대통령이 선택된다. 후보자의 가치와 성향과 인품과 직무 능력, 정당의 정체성, 그와 함께 하는 사람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 선거는 각자 자기 기준에 따라 투표를 한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보다 국민이 핵심이다. 우리는 대통령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백성과 국민의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대통령은 도구일 뿐이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은 국민의 기준에 따라 선택한 왕이다. 그런데 그는 가장 불행한 왕이 되었다. 처음에는 겸손했지만 갈수록 교만해지고 정신 분열이 생겨 나중에는 불행한 왕이 된다. 그를 선택한 백성들은 그의 외적인 모습에 미혹되었다. 왕이 되면서 점점 교만해져 가는 사울을 보면서 그는 차라리 왕이 안 되었으면 좋았던 사람이다. 그러나 왕이 되면서 그는 불행한 인생이 되었다. 누가 적합한 지도자인지? 한눈으로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음을 감찰하시는 하나님만이 알 수 있다. 국민들은 대부분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기에 후보자의 속마음을 알 길이 없다. 국민은 각자 자기가 가진 기준으로 대통령을 선택한다.
그중에서 한 가지 판단 기준을 말한다면 그것은 겸손이다. 지도자인 대통령의 제일 된 자격 요건은 겸손이다. 그 겸손은 급조나 조작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나타나는 성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누가 겸손한지 보이는 것으로 판단이 어렵지만 그래도 잘 살펴보면 각자 나름대로 발견할 수 있다. 대통령과 지도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결함은 자기 생각을 고집하는 교만이다. 사울은 왕이 된 후부터 그의 숨은 교만함이 드러났다. 사무엘이 오기 전에 자기가 제사를 지낸다. 그뿐 아니라 아말렉 전쟁에서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자기 생각을 고집한다. 결국 사울은 하나님으로부터 왕직을 박탈당한다. 국가를 운영하는 진정한 능력은 겸손함에서 나온다. 대통령은 나라의 수장이다. 공동체와 지도자를 패망하게 하는 앞잡이는 교만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의 종이 되고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겸손함을 알 수 있는가? 겸손함을 가진 사람은 이런 특징이 있다. 겸손한 자는 늘 배우는 자세를 갖고 사람과 역사를 귀하게 여기며 그 속에서 교훈을 찾아 적용한다.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자기보다 높은 권세를 인정하고 나보다 다른 사람을 낫게 여기는 종으로서 자세로 사람을 존중하고 복종하는 마음을 갖는다. 부족함과 실수와 잘못이 드러나면 빨리 인정하고 책임을 진다. 솔직하게 자기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다. 다른 사람의 티를 보기 전에 자기의 들보를 보면서 늘 자신을 먼저 돌아본다. 작은 자와 연약한 자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그들과 동행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자기의 모든 것을 선물로 여기며 거저 받은 것에 감사하고 그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사회와 민족을 위해 봉사한다. 나는 쇄하여야 하겠고 그는 흥하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려고 한다, 이런 기준을 갖고 후보자를 살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시간이 지나가야 알겠지만 국민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자신의 모습을 겸허하게 돌아보면 누가 겸손에 더 가까운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장 교만하고 겸손하기 어려운 사람을 들라면 국민 중에 가장 높은 자리인 대통령이다. 그런 이유로 최악의 대통령은 교만한 대통령이다. 그 자리는 힘을 갖는 자리가 아닌 힘을 버리는 자리다. 모든 지위를 그에게 준다는 것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종으로 국민을 섬기라는 메시지다. 그런데 이 메시지를 무시하고 최고의 지위를 이용하여 더 가지려고 한다면 그것이 교만이며 불행한 대통령이 되는 지름길이다. 대부분 대통령은 이 부분에서 무너졌다. 그 주범이 교만이다. 잘못된 지도자의 결정은 모두 교만에서 온다. 교만함이 마음에 자리 잡으면 그 순간 귀와 눈과 마음이 멀어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결국 국정 운영을 그르치게 된다. 겸손은 나라를 살리고 백성들의 마음을 돌아보게 된다. 모든 인간은 태생적으로 교만하다. 물론 한 사람도 의인은 없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 중에서 그래도 겸손함을 기준으로 지도자를 찾으면 거기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본다. 이것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먼저 선택하는 국민들이 겸손해야 겸손함이 보인다, 왜냐하면 겸손한 자에게 겸손한 사람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누가 겸손한지는 오직 하나님만이 알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역사적으로 존경받고 있는 대통령 한 사람을 소개한다. 미국 대통령 중에서 지금까지 가장 존경받는 부동의 1위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아브라함 링컨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대통령의 롤모델로 삼는 링컨은 어떤 점에서 그를 존경하게 했을까? 많은 요인이 있지만 그 한 가지 뿌리를 들라면 겸손이다. 그를 겸손하게 만든 것은 어릴 때 어머니가 죽으면서 유산으로 주신 성경이 그를 평생 이끌어 갔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했던 마음이 겸손한 링컨을 만들었다. 성경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때 그를 담대하게 했고 지혜와 추진력이 생겼다. 링컨은 자기의 생각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그 마음에서 주어진 일들을 생각하고 처리하면서 그 뜻에 따라 마지막까지 자기 목숨을 거는 삶을 살았다. 링컨은 대통령이 된 뒤에도 집무실 책상 위에 항상 성경을 비치해 두고 아침마다 늘 성경을 읽었다. 자기보다 높고 위대한 분과 은밀한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아무리 바빠도 성경을 읽는 그 시간만큼은 어떤 귀빈도 그를 만날 수가 없었다.
그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어느 날 국가적인 중요한 일을 상의하기 위해서 외국의 귀빈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 시간은 마침 대통령이 성경을 읽는 시간이라서 멀리 외국에서 온 손님은 링컨 대통령이 성경을 다 읽을 때까지 대기실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중세의 종교개혁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Coram Deo)”의 삶을 살았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링컨은 “하나님 아래서 (Sub Deo)”를 삶의 모토를 삼고 늘 겸손함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던 사람이다. 하나님 앞에서 경건함을 유지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고 살았던 지도자가 보고 싶다. 물론 이것은 눈에 보이는 외적인 종교의 유무로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얼마나 겸손의 원리를 마음에 새기고 그것을 실천하는 지도자를 선택하는 국민의 분별력에 달려 있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 판단이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그리스도인은 이 부분을 기도하면서 결정하면 좋을 것이다. 지도자가 가져야 할 최고의 리더십은 겸손이다. 이것은 시대가 지나도 변함없는 진리이며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야고보서 4:6.10) 이 구절은 높아지고자 하는 사람, 즉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과 지도자를 선택하는 국민들이 꼭 들어야 할 말씀이다. 모든 대통령의 성패는 여기서 결정된다. 역사상 대제국을 이루었던 바로, 알렉산더, 시저, 나폴레옹 등 지도자들을 보면 한결같이 외적으로는 큰 업적을 남겼지만 결국 겸손의 문턱에서 무너져 마지막은 모두 불행한 삶을 마쳤다. 그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거대한 권력의 힘이 자기 것처럼 착각하는 순간이 곧 패망의 1분 전인 것을 잊었다. 이런 대통령이 선택되면 모두가 불행하다. 우리나라 애국가에 이런 구절이 있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그런데 이 구절은 링컨의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문과 흡사하다. 사실 민주주의 기초를 세운 링컨의 연설문의 원문은 “하나님의 가호 아래서 이 나라가 자유의 국가가 될 것입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후대에 사람들은 그 연설문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가호라는 구절은 삭제했지만 이 구절 속에는 하나님 아래서 통치하는 겸손한 대통령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는 나라는 복이 있도다”(시 33;12) 이것이 인간의 최고의 겸손이다. 하나님과 국민을 자기보다 더 사랑하는 겸손한 대통령을 통해 나라는 복을 받는다.
알고 있는가? 사랑은 겸손함에서 나오는 것을...
지금은 어려운 국난이다. 인간의 힘으로 해결이 불가한 예측 불가한 시대다. 이런 시기에 하늘의 복을 받는 일은 국가적으로 절실하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거룩한 역사가 대한민국에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그 일은 선거를 통한 국민의 바른 선택에서 시작된다. 겸손한 대통령을 소망해본다, 투표를 통하여 겸손함으로 국민과 대통령이 하나 되는 선거...모두가 승리자가 되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되길 기도한다. 그런 선거를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그런 대한민국에게 하늘의 복을 주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