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서관은 수직선교와 평생학습의 장이다

  • 입력 2024.11.05 16:43
글자 크기
프린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광택 목사, "교회도서관은 신앙계승의 통로이자 평생학습의 장"

<교사 관심이 주일학교를 살린다>의 저자 최윤식에 따르면, 오늘날 주일학교는 생존의 교차로에 있다. 만일 마이너스 성장이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30년 후에 기독교인의 수는 400만 정도가 될 것이고, 주일학교 규모는 80만 명 수준으로 급락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교회교육 붕괴의 내적인 원인들 가운데 하나는 ‘세대 간 신앙전승의 약화’이다.

많은 교회가 선교를 이해할 때 수평적(지역적) 선교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 관점은 공간적으로 피선교지를 지향하고 미전도 종족을 선교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선교의 다른 차원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선교의 수직적 차원이다. 총체적 복음과 성경적 신앙은 가정과 교회 공동체 안에서 대를 이어 전해져야 한다. 필자는 이것을 신앙의 계대성(繼代性)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선교의 수직적 차원은 부모대의 신앙이 자녀 손에게로 이어지는 것이요, 믿음의 선진들과 교회 역사의 영적 유산과 전통이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세대와 세대를 연결시키는 선교다.

본푸른교회 도서관은 평생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송광택 목사의 독서 강연 장면
본푸른교회 도서관은 평생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송광택 목사의 독서 강연 장면

 

교회도서관은 신앙계승의 통로가 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이라는 기록된 계시를 주셨다. 이 특별 계시는 책의 형태로 우리 손 안에 있다. 교회사는 어떤 의미에서 성경 해석의 역사요, 그 말씀에 대한 응답의 역사라고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성경에 대한 마음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성경은 바른 해석을 위해 우리의 진지한 탐구와 묵상을 요구한다. 우리가 ‘믿음’이라고 부르는 신앙체계에는 심오하고 정교한 지식의 내용이 있다. 사고 없는 믿음, 지식 없는 신앙은 위험하다. 그런데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 태도는 ‘유일한 책’(The Book)인 성경에 대한 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독교신앙은 진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바른 진리를 이해하는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난 역사에서 청교도 지성이 보여주듯이 ‘거듭난 이성’은 성령의 조명 가운데 성경 진리를 밝히 드러내었다. 탁월한 청교도 저자들은 탁월한 독자였고 뛰어난 저자이기도 했다. 그들은 성경적 신앙이 다음 세대로 전해지도록 글을 남긴 것이다.

성령의 조명을 받는

거듭난 이성이 청교도 지성

이제 교회는 성경적 교회와 진리체계를 -수직적 차원에서-다음 세대로 전해주기 위해 영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 교회도서관은 이러한 영적 전략의 중심적 기관이 될 수 있다. 물론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공간과 쉼터로서 ‘북카페’를 운영하거나 독서모임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공간과 사역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진리를 탐구하는 성도로서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교회도서관은 필수적 공간이다. 더 나아가서 교회도서관이 수직 선교와 신앙계승의 통로가 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교회도서관은 수직 선교와

신앙 계승의 통로

 

교회도서관은 평생학습의 장이다

교회도서관은 세대 간을 연결시키는 선교의 공간이 될 수 있으며, 동시에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한 평생학습의 장이 될 수 있다. 빌 게이츠는 “오늘날의 나를 만들어 준 것은 조국도 아니고 어머니도 아니었다. 단지 내가 태어난 작은 마을의 초라한 도서관이었다”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작은 지역도서관이 한 소년에게 꿈을 선물했듯이, 교회도서관도 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보물창고가 될 수 있다.

필자가 섬기는 바울의 교회에는 글향기 도서관이 있다. 4천 여 권의 아동서적, 신앙서적, 문학서적, 그리고 실용서적이 있다. 북카페 분위기에 어울리게 커피와 차도 제공한다. 매 주일 아침에는 초등학생 중심의 독서클럽이 모여 독서지도사 선생님들이 지도를 받는다. 어린 시절의 독서는 보약과 같다는 말이 있다. 손 가까이 책이 있고,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맛보고 경험하는 아이들은 실력을 키우고 꿈(비전)을 갖게 되며 더 나아가 품성의 변화도 이루어진다.

송광택 목사가 섬기는 바울교회 글향기도서관에서
송광택 목사가 섬기는 바울교회 글향기도서관에서

교회도서관은 그리스도인에게 풍성한 삶을 발견하고 누리도록 도와줄 수 있다. 헨리 나우웬에 따르면, 만약에 우리가 항상 우리의 마음을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책을 가지고 다닌다면 우리의 생각과 느낌들은 심오한 영향을 받는다. 비록 우리가 하루에 15분가량만 그런 책을 읽어도, 우리는 곧 우리의 마음이 점점 깨끗해지고 점점 더 선한 생각들로 가득한 꽃병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교회도서관은 그리스도인이 계속 성장하도록 돕는 평생학습의 안내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 성경 진리와 기독교세계관을 전해주어야 한다. 믿음의 선배는 미래의 기독교지도자를 키우는 스승과 멘토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도서관은 필수적 기관이다. 작은 문고 형태로 시작할 수도 있다. 독서지도사를 키워 책과 독서라는 방편을 통해 하나님나라의 일꾼을 키우자.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