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병 목사(화천 간동교회 담임목사)
전광병 목사(화천 간동교회 담임목사)

영국의 식물학자 알프레드 러셀 월리스는 고치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나비를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고치에서 빠져나온다는 것은 나비에게 있어서 생사가 걸린 문제였습니다. 나비는 비좁은 고치의 구멍을 빠져나오면서 엄청난 고통을 겪었습니다.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 속에서 나비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월리스는 고통스러워하는 나비의 몸짓을 보면서, “내가 나비를 도와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약간의 도움을 주면 나비가 고통을 덜 것이라고 여긴 것입니다. 월리스는 예리한 칼로 고치의 옆 부분을 살짝 그어 나비를 도와주었습니다. 월리스는 나비가 쉽게 고치를 빠져나와 아름다운 몸짓으로 날아오를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예상 밖의 결과가 빚어지고 말았습니다. 나비는 고치를 빠져 나오자마자 죽어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죽은 나비를 보며 월리스는 “나비가 고치에서 빠져 나오도록 그대로 둘 걸...” 하는 후회를 했지만, 이미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월리스가 도와준 나비는 거친 고치를 뚫는 고통을 견뎌내는 과정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날아오를 수 없었습니다. 나비는 고치를 헤치고 나오면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나비가 고치를 통과하는 것과 같은 고난의 시간들이 있습니다. 고난의 시간을 보내면서 “왜 나를 하나님이 빨리 도와주시지 않는 것일까? 왜 나에게만 이런 어려움이 일어날까? 왜 하나님은 오랫동안 나의 어려움을 해결해주시지 않을까?”라고 원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을 하나님께 던지지 전에, 먼저 우리 자신 스스로에게 던져야 합니다. 왜 하나님이 빨리 도와주시지 않으셨을까요? 나의 믿음이 자라기를 하나님께서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고통의 어려운 순간에서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난이 아니면 얻지 못하는 겸손함을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난이 아니면 알지 못하는 믿음의 능력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움 가운데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고통이 있어야 기적을 경험할 수 있고, 고난을 통해 진정한 감사를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이겨낸 나비는 사뿐히 날아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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