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병 목사(화천 간동교회 담임목사)
전광병 목사(화천 간동교회 담임목사)

<천로역정>을 지은 존 번연은 편안한 삶을 살지는 못했지만 기억할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존 번연이 살던 시대는 카톨릭으로부터 개신교도들이 핍박을 받고 있던 때였습니다. 권력자들은 존 번연에게 설교를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설교하라고 부르셨으니, 나는 설교를 그만둘 수가 없소.” 그러자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설교를 계속하면 너를 감옥에 집어넣겠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감옥에 가면 누가 내 가족을 돌보겠는가? 그렇지만 하나님이 나를 설교하라고 부르셨는데 어떻게 입을 닫겠는가?” 마침내 그는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존 번연은 가족을 하나님의 돌보심에 맡길 만큼 담대하고 신실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계속 순종하여 설교를 계속했고, 권력자들은 그를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구원의 길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그 뒤로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가정에 복을 가져다 준 탁월한 우화인 “천로역정”을 쓴 곳은 바로 그 감옥이었습니다. 그의 가족은 그가 없어서 고생을 겪었지만 하나님은 그의 가족을 돌보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고난을 통해 하나님은 수없는 다른 사람들의 삶 속에서 놀라운 일들을 성취하셨습니다.

존번연의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 '천로역정'
존번연의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 '천로역정'

번연은 자서전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의 부록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아내와 불쌍한 자식들과 떨어져 사는 것은 감옥에 갇힌 나에게는 뼈에서 살점을 뜯어내는 것과도 같은 고통이었다. 그것은 내가 하나님이 내게 베푸신 가족이라는 큰 은혜를 다소 지나치게 좋아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없으면 불쌍한 내 가족이 겪게 될 많은 곤경과 불행과 결핍, 특히 내가 가진 그 무엇보다 내 마음에 가까이 품었던 앞 못 보는 불쌍한 내 자식이 자꾸 마음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 앞 못 보는 아이가 겪을 고통을 생각하면 내 마음은 산산이 부서지곤 했다..... 그러나 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너희 곁을 떠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 아버지는 너희 모두를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오, 나는 이 상황에서 나 자신이 바로 자기 집을 자기 아내와 자식들의 머리 위로 무너뜨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생각했다. ‘이 일은 꼭 해야 돼. 이 일은 꼭 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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