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목보고서 (2)】 최규현 전도사 “최상의 공간, 또 하나의 가족, 저렴한 주거비를 이뤄”

편집자 주한국교회 내의 목회 환경이 변화되면서 이제는 교회 재정에 사례비를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다른 일을 하면서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단순히 생계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적 사명을 갖고 일하는 목회자들이 많다. 우리는 그 분들을 일하는 목회자들(일목)’이라고 부른다. 현재 페이스북 <일하는 목회자들> 그룹에는 약 7천 명의 멤버가 가입되었다.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OSIYO(), 최규현 전도사를 소개한다

 

최규현 전도사 (우리소망교회 청소년사역, OSIYO(주)대표)
최규현 전도사 (우리소망교회 청소년사역, OSIYO(주)대표)

Q1. 먼저 기독교 언론 4개사 공동프로젝트 <일목보고서> 두 번째 시간으로 최규현 전도사님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전도사님의 사역을 살펴보니 <우리소망교회 청소년사역, OSIYO(주)대표>로 알려졌는데, OSIYO(주)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A. OSIYO(주)는 '오시스'라고 읽고 그 뜻은 “our society is your society” 라는 뜻이다. “우리가 선물로 받아 누리는 하나님 나라는 당신도 누릴 수 있는 하나님나라!” 라는 의미로 세상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오시스(주) 안에 ‘쉐어하우스 봄날’과 ‘세로새로 인테리어’가 있다.

 

Q2. 쉐어하우스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A. 쉐어하우스는 말 그대로 집을 함께 나누는 개념이다. 작은 원룸과 달리 넓은 집에 여러 명이 함께 살면서 공용 공간(거실, 주방,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것이 쉐어하우스의 의미로 보면 된다. 자연스럽게 주거 공간에 드는 비용도 분담할 수 있다.

봄날 1호점 거실
봄날 1호점 거실

Q3. 전도사님의 목회 사역을 쉐어하우스로 펼쳐나가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A. 자립목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쉐어하우스라는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수익성도 보장되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또한 워낙 집을 고치고 꾸미는 걸 좋아해서 낡고 넓은 집을 임대해서 리모델링 후 청년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보람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현재 우리소망교회(담임 이장우 목사, 예장통합)에서 청소년부 사역을 하고 있는데 담임목사님이 “두 개의 사역 모두 100점 맞으려 하지 말고, 합쳐서 100점이 되게 하라”고 격려하고 배려해주셨다.

 

Q4. 현재 쉐어하우스 봄날(이하, 봄날)은 어느 지역에서 어느 정도 운영되고 있나?

A. 봄날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체 9개 호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에 3개 호점은 직영, 3개 호점은 위탁, 3개 호점은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약 70명 정도 주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되었고, 현재 약 55~60명 정도 청년들이 주거하고 있다.

봄날 5호점 발코니
봄날 5호점 발코니

Q5. 전도사님이 운영하는 쉐어하우스라고 하면, 신청자들의 자격조건이 기독교인이거나 교회와 연관된 조건이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봄날에 입주하기 위한 자격 조건은 무엇인가?

A. 봄날에 입주하기 위한 자격조건은 특별히 없다. 종교도 무관하다. 단지,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청년들이 통하는 공간인 만큼 2-30대라는 연령제한만 두고 있다.

 

Q6. 봄날에 입주된 청년들의 피드백이나 봄날만의 특별한 평가가 있나?

A. 사실 주변에 일반 쉐어하우스가 많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기독교적인 신념으로 섬긴다는 전제하에서 운영한다. 이 땅에서 청년들이 함께 누리는 하나님 나라를 만들고 싶다. 청년들이 봄날에 살면서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요하다고 하다는 것은 거의 다 공급해준다. 조미료며 고추장, 된장까지 주거와 관련된 모든 것을 식재료 같은 것도 공급해준다. 그러니 공실율이 낮고 2~3년 이상 오래 산다. 봄날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더 오래 머물고 싶어한다.

봄날 5호점 거실
봄날 5호점 거실

Q7. 봄날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 있던 점은 무엇인가? 특별한 에피스드를 소개한다면?

A. 자취하는 청년들은 대부분 타향살이를 하고 있어서 외로움이 크다. 하지만 쉐어하우스를 통해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다. 한 번은 거주자의 안전을 위해 복도 계단에 설치된 CCTV에 봄날 청년들이 자정 무렵 다른 친구의 생일 이벤트를 위해 케익에 촛불을 켜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나까지 행복감을 느꼈다.

 

Q7.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다 보니 청년들의 취향에 맞춰 인테리어를 새로 하게 되면 리모델링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텐데 어떻게 진행되어 왔나?

A. 봄날을 창업하고 3년 뒤인 올해 5월에 세로새로 인테리어 회사를 설립했다. 대부분 직접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고 시공사들과 함께 협업해서 인테리어를 진행하고 있다. 봄날과 관련된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다른 일들도 맡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봄날 장신대점 리모델링 현장
봄날 장신대점 리모델링 현장
봄날 장신대점 리모델링 현장
봄날 장신대점 리모델링 현장

Q8. 봄날이 단순히 청년들에게 주거공간만 제공하고 끝나는 수준을 넘어 그들과 함께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따로 있나?

A. 주거공간은 청년들의 삶을 만들어가는 기반이 되는 곳이다. 우리에게는 다른 특별한 목적은 없다. 단지 청년들의 삶을 응원하고 안정적인 주거 환경 안에서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봄날 최고의 목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Q10. 아무래도 다양한 청년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만나다 보니 교회가 청년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좋을지 깨닫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시대 청년들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청년들의 삶이 더 깊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걸 교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청년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 꿈을 꾸며 살기에 얼마나 어려운 세상인지를 헤아리고 청년들에게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교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교회들이 청년주거비지원, 청년창업지원, 청년장학금지원 등에 앞장서면 좀 더 청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봄날 신촌뚝섬역점 1인실
봄날 신촌뚝섬역점 1인실

Q11. 개인적으로 예수님을 믿게 된 동기나 신학을 하고 목회를 하게 된 과정은 무엇인가?

A. 나는 모태신앙이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고, 신학교에 갔다. 신학교 1학년 때부터 자비량 목회를 꿈꿨고 지금은 그것들이 구체화되어가는 과정이다. 젊은 시절에는 막연하게 가난한 목사는 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교인 수는 줄어들고 목회자는 갈 곳이 없는 시대 속에서 개척밖에는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어떻게 개척을 하느냐, 어떻게 자립을 하느냐 하는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하다 보니 일과 목회의 경계가 모호해짐을 느꼈다. 마치 주일에 교회에서 예배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순간이 예배가 되듯이, 교회에서 설교하고 목양하는 것만이 목회가 아닌 일상의 모든 순간 주어진 시간들을 노동을 하면서 많은 이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목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목회와 일이 하나가 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Q12. 전도사님 인생의 모토와 같은 성경말씀이나 명언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늘 마음속이 품고 있는 말씀은 마태복음 11장 2~5절 말씀이다. 예수님이 메시아 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러 온 세례요한의 제자들에게 자신이 한 일로 자신이 메시아임을 증명했다. 그건 바로 "맹인이 보며 못 걷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으며 못 듣는 자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는 것이었다.

예수님 스스로 메시아임을 증명해 보이는 방법은 위대하고 찬란한 무엇이 아니라 그저 맹인, 나병환자, 농아, 가난한 자를 위한 자신의 삶이었다. 나도 예수님처럼 다른 이들을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일로 돕는 것이 나의 목회이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라는 걸 늘 기억하면서 일하고 있다.

봄날 6호점 신촌서강대점 거실
봄날 6호점 신촌서강대점 거실

Q13. 페이스 북 <일하는 목회자들> 그룹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일목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자립과 목회, 일과 예배가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우리의 일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의 것만이 아닌 믿는 자든 믿지 않는 자든 모든 피조물이 누릴 수 있고 누려야할 하나님 나라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Q14. 마지막으로 목회를 꿈꾸는 신학생들이나 전도사(강도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A. 물론 당연히 기도하고 바른 목회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거기만 머물지 말고 거침없이 기술을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막차는 떠났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개척을 어떻게 하는가? 개척을 하려면 기술을 배워야 한다. 나는 후배들에게 신학과 기술을 같이 배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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