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목사칼럼]초대교회 "살아있는 복음적 생활형 공동체"

  • 입력 2021.04.26 23:18
  • 수정 2021.04.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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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있지만 실천은 정답이 없다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담임, 본헤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변화산기도원협력원장(춘천). 등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담임, 본헤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변화산기도원협력원장(춘천). 등

교회를 진단하면서 귀결점은 초대교회이다. 초대교회는 교회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기에 그곳에서부터 출발점을 찾으려고 한다.

초대교회를 진단할 때, 십자가와 부활의 공동체, 성령의 공동체, 복음적 공동체, 생활형 공동체 등 다양한 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초대교회는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살아 있는 복음적 생활 공동체라고 정의를 내리고 싶다.

역사가이면서 의사인 누가는 살아있는 복음적 공동체’인 교회의 모습을 묘사하고 했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2:42).

(1)사도의 가르침을 받았다. 공동체는 질서를 지킬 때 안정감이 존재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1:2)있었다. 무질서의 모습에서 질서를 회복해가는 것이 창조였다.

(2)서로 교제했다. 나 홀로 신앙인이 아니라, 서로, 즉 관계를 소중하게 여겼다. 교회에서 영적 교제가 빠지면 삭막해진다. 교제는 위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이며, 동시에 옆으로 성도들과 함께 나누는 영적 예배이다. 서로 영적 교제를 위해 힘쓰는 공동체였다. 교제는 세상적인 방식이 아니다. 성경과 예수님 중심의 교제이다.

(3)떡을 함께 나누었다. 밥상 공동체는 부활하신 주님이 하신 사역이다. 먹는데 인심이 난다고 했다. 교회는 먹는데 야박하면 안 된다. 배고픈 사람들이 있으면 정성스럽게 식사를 대접해 주는 것이 복음이다.

(4)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썼다. 기도하면 반드시 하늘의 은혜를 경험한다. 천국의 은혜를 받는다. 부활하신 주님의 말씀을 믿고 오로지 120명이 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그 결과 오순절 성령의 역사를 체험했다.

(5)초대교회는 생활형 공동체였다. 누가는 초대교회 공동체의 실상을 가감없이 분명하게 전해주었다.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4:32)고 기록하고 있다.

초기 기독교인들의 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본문이다. 사회 사상가들이 발전시켜 온 어떤 이상사회 이론보다도 탁월한 유토피아의 모습을 본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수님을 믿는 모든 성도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었다. 모든 물건을 서로 함께 나누어 썼다. 자기 재물을 조금도 자기 것이라 하는 분들이 없었다. 이것이 초대교회의 정신이며 본질이며 실천이다. 이론만 무성한 것이 아니라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는 공동체였다. 오늘날 교회가 배워야할 지점이다. 이론은 탁월한데 삶으로 연결하는 지점이 무척 약하다.

초대교회는 왜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을까? 추측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당시는 대가족사회였다. 가족공동체안에서 생활을 함께 나누었다. 그런데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가정에서 쫓겨나면 사회적 빈곤자로 전락하게 된다. 교회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성도들을 돌봐야할 현실적인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예수 믿는다는 이유로 초기 기독교인들은 가정에서 쫓겨나고, 매를 맞고, 온갖 핍박을 당한다. 가정에서 추방되면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인 궁핍이 따라온다.- 개인의 경제적 행위를 하지 못하고 집단 생활하던 농촌경제시스템에서 늘 벌어졌던 일들가정에서 쫓겨난 분들은 교회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생활에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초대교회가 생활형 공동체로 가능했던 이유를 찾는다면, "사도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증거했다." 그 결과 "성도들은 큰 은혜를 받았다." 은혜를 받으니까? 내 것을 공동체를 위해 내려놓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핍절한 자가 하나도 없게 되었다. 이것이 부활 공동체의 모습이다. 교회가 복음으로 하나 되면 공동체의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성경에 보면, “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받아. 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으니 이는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그들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줌이라”(4:33-35).

"자원 공유 시스템"이 초기 기독교 생활 공동체의 경제 시스템이었다. 자원을 함께 나누고 공유했다. 어느 누구도 자기 재물을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하나님의 것이요 하나님의 것은 우리 모두의 것으로 여겼다.

제가 사역하는 본푸른교회도 초대교회 공동체의 경제 공유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한 건물에서 두 교회가 예배를 드린다.” 공간 공유 경제 시스템이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 인해 경제적 공유와 주중 예배를 함께 드림으로 영적 공유를 하고, 인적,물적 자원을 함께 공유함으로 자원 낭비를 줄일뿐 아니라 시간과 재능의 효율적인 배분이 가능하게 된다.

"차량공유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차량을 두 교회가 함께 운영할 뿐아니라, 주중에 성도들이 하루에 1만원을 내고 교회 차량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주일에 성도들 식사 제공을 하는 과정에서 함께 김밥과 떡을 만들어서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이것이 교회의 진정한 모습이다. 내 것을 주장하는 사회에서 내 것보다 우리라는 개념으로 발전하면 살아있는 복음적 생활형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다. 이것이 교회의 본질이다. 본질이 회복되면 교회는 영적바이러스가 흘러가게 된다.

초대교회의 자원공유시스템은 공동체의 삶의 자리가 매우 궁핍했기에 나온 지혜였다. 그들은 책상에 앉아 이상적으로 학문적으로 이상사회 이론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삶의 자리를 믿음으로 해결한 것이다. 교회마다 삶의 자리가 다르다. 다른 교회는 안하는데 우리 교회는 이것을 왜 하느냐? 이것이 성경적이냐? 라는 물음도 있다. 본질은 있지만 실천은 정답이 없다. 교회의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고 응용해서 활용하는 것이 지혜이다. 어떤 교회의 성장모델이나 프로그램이 모든 교회에게 다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교회마다 자신의 삶의 자리에 맞는 방식을 치열하게 연구하고 기도하며 실천할 때 살아있는 복음적 생활형 공동체로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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