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가문은 고넬료와 같이 경건과 덕을 나타내

우리나라의 명문 가문 중의 하나로 경주 최씨 가문을 들 수 있습니다. 이 경주 최씨 가문의 시조인 최치원 선생의 동상과 시비가 해운대의 동백섬에 있습니다. 해운대의 아름다운 경관에 반한 최치원은 자신의 호를 '해운'을 따서 그 지역 지명을 해운대라고 붙였다고 합니다. 최치원이 직접 새겼다는 '海雲臺'는 동백섬 절벽 한편에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치원의 동상과 시비가 동백섬 언덕에 생겼다고 합니다.

가문이나 개인이 잘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명문 가문이라고 일컫는 경주 최씨 가문은 그들의 재산을 약 400년 동안 잘 보존할 뿐 아니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명문 가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당시의 사회복지의 대부라고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잘되는 집에는 잘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경주 최씨 가문이 잘 되는 이유는 자손들이 가훈을 잘 지켰다는 것입니다. 이 집에는 가훈은 6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의 벼슬은 하지 말라로 이 안에는 큰 뜻이 숨겨져 있습니다. 조선시대는 양반사회로 신분을 유지해야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최소 소과인 사마시 즉 생원과나 진사과에 급제해야 했습니다. 반대로 벼슬이 높아지면 권력을 탐하게 되는데, 이때 투쟁에 휘말리면 보복을 당해 가문이 몰락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점을 경계하여 부와 권력을 함께 가질 수 없음을 가르쳤습니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의

벼슬은 하지 말라

두 번째 가훈은 재물을 모으되 만 석 이상을 모으지 말라입니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도 있듯이 욕심을 부렸다면 최씨 집안은 더 많은 재물을 모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 석 이상을 모으지 말라고 한 것은 그 이상의 재물을 소작인들에게 돌려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다른 땅주인들은 수확물의 70-80퍼센트를 소작료로 받는 반면, 최부잣집에서는 50퍼센트나 그 이하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누가 토지를 내놓는다고 하면 앞 다투어 최부잣집에 소개해 매입을 권유했다고 합니다.

재물을 모으되

만 석 이상을 모으지 말라

세 번째 가훈은 손님이 찾아오면 후하게 대접하라’  입니다. 조선시대에도 주막이나 객사 등의 숙박시설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부잣집에 들러 하룻밤 신세를 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최부잣집은 조선 팔도에 소문이 자자하여 경상도 지방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꼭 한 번씩 들러 무료로 숙식을 제공받았습니다.

최부잣집은 일 년에 소작료를 쌀 3천 석쯤을 거두어 들였는데, 그 중에서 1천 석은 집안 식구들의 양식으로 썼고 나머지 2천 석은 손님 접대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손님이 찾아오면

후하게 대접하라

네 번째 가훈은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말라입니다. 흉년이 들면 사람들은 굶주림을 면하려고 싼 값에 땅을 내놓았습니다. 심지어 쌀 한 말에 논 한 마지기를 넘기는 경우도 있었는데, 부자들은 이때가 재산을 늘리기 좋은 기회라며 헐값에 땅을 사들였습니다. 그러나 최부잣집에서는 이를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며 철저히 금했다고 합니다. 남의 약점을 이용해 재산을 늘리면 원한을 사게 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우리들도 남의 원성을 들을 만한 일들을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피를 흘리게 하면 그것이 곧 내게로 돌아 온다는 것입니다.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말라

다섯 번째 가훈은 며느리들은 시집온 뒤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으라는 것입니다. 며느리가 자칫 교만 할수 있기에 아예 의복부터 청렴하게 훈련을 시킨 것입니다. 최부잣집 사람들은 근검절약 정신이 투철했습니다. 그래서 보릿고개 때에는 쌀밥을 지어 먹지 않았고 은수저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집안 살림을 맡은 여자들에겐 근검절약 정신이 몸에 배도록 철저히 교육 하였고 시집온 며느리에게는 3년 동안 무명옷을 입혔습니다.

며느리들은 시집온 뒤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으라

여섯 번째 가훈은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입니다. 최부잣집에서는 손님을 대접하는 것 이외에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앞장섰는데 사방 백리 안의 사람들을 고향 사람으로 여겨 거두어 보살폈다고 하는 것입니다. 경주를 중심으로 사방 백리라고 하면 동쪽으로 감포·서쪽으로 영천·남쪽으로 울산·북쪽으로 포항에 이르는 지역입니다. 이렇게 이웃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덕을 베풀었기에 경주 최부잣집만은 부자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었다는 도둑의 무리인 활빈당의 습격으로부터도 피해 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우리들이 본 받아야 할 내용이 많고 본문 사도행전에 나오는 고넬료의 가정도 이와 같습니다. 고넬료 가정의 특징을 보면 고넬료의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라고 말씀합니다. 고넬로는 유대교에 입문한 이방인이었지만, 구약성경에 나타난 여호와 하나님을 알았고, 그 하나님을 가장 최고로 여기며 인정하는, 하나님을 가장 보배로 여기며 살았다는 것입니다. 고넬료는 경건하여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사도행전에서 경건이라는 단어는 독실한 유대교 신앙을 가진 유대인들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말입니다. 여기서 경건이라는 말은 항상 하나님을 의식하는 삶의 자세를 말합니다. 고넬료 가정에 드러난 경건의 모습을 크게 2가지로 확실하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도하는 모습입니다. 유대교를 믿었기에 당연히 유대인들처럼 하루에 3번 아침, 정오, 저녁에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드렸습니다. 베드로 사도도 이러한 전통을 따라 기도를 드렸고, 성령의 역사와 인도로 고넬료 가정을 만나 본격적인 이방 선교에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백부장 고넬료의 환상, Gerbrand van den Eeckhout, 1664
백부장 고넬료의 환상, Gerbrand van den Eeckhout, 1664

또 하나는 구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고넬료 가정의 경건은 하나님을 향한 기도의 경건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구제를 실천했습니다. 많이라는 말은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더 많이, 더 자주 구제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개 군인이라는 직업은 긍휼이라는 단어와는 관계가 먼 직업으로 명령 충성 복종이라는 단어가 어울립니다. 또 그 당시의 군인이라는 직업은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얼마든지 재산을 축적할 수도 있었습니다.

고넬료라는 이름은 명문 출신임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1세기의 상황은 고급 장교들은 해외의 파견지에서 2~3년 근무하는 동안 가능하면 많은 돈을 긁어모아 재산도 늘리고 진급에 필요한 상납금을 마련하는 것이 상례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아무래도 식민지 사람들을 많이 괴롭히고 착취를 위한 공갈도 쉽게 할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넬료는 오히려 식민지에서 가난하고 끼니를 구하기 어려운 많은 사람들을 많이 구제했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구제를 기뻐하십니다.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11:25)고 말씀하고,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6:4)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물질을 맡기시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함입니다. 구제는 다른 사람에게 복을 나눠주는 통로요 은혜의 통로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주고 베푸는 손길을 반드시 기억하시고 더 풍성한 복으로 갚아 주십니다. 하나님의 사자는 고넬료에게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하신바가 되었으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고넬료의 기도만 기억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의 기도와 구제를 기억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기도가 실제 삶에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구제이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말한다면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는 구제는 그 자체로 기도이며 믿음이며 하나님을 전하는 전도이며 이 땅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증거하는 증인의 길인 것입니다. 이 기도를 참된 기도가 되게 하는 것이 바로 구제입니다.

구제는 우리의 삶으로 나타내는 산제사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는 구제는 하나님의 이름을 영광되게 하고 존귀하게 만드는 것이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함의 증거입니다. 성경에서 참된 경건에 대해서 말씀하기를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그것이니라(1:27). 고넬료 가정은 기도함으로 세속에 물들지 않을 수 있었고, 많은 백성을 구제함으로 약자를 돌보는 참된 경건을 실천하였습니다. 우리들의 가정도 고넬료 가정처럼 이러한 생활을 잘 지켜서 신앙의 명문 가정으로 서 가시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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