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용 교수】 약한 민족을 들어 열강을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

  • 입력 2022.06.0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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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리사관으로 본 韓日近代史” , 박호용 교수의 한일근대사 강의 (11)

한일 양국은 지난 20세기 100년의 역사를 통해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세기 말이 되었을 때 일본은 경제대국이 되었고, 한국은 선교대국이 되었다. 20세기 초 청일전쟁에 이어 러일전쟁을 이긴 일본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서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 반열에 들어섰고, 그것을 인정한 서구 열강들은 한국을 일본에 넘겨주었다. 메이지 유신(1868) 50주년이 되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1914-18), 일본은 근대화를 넘어 이미 제국주의 나라(군사대국)가 되어 있었다. 그 여세를 몰아 일본은 침략전쟁을 이어갔고 그 결국은 태평양전쟁의 패전으로 인해 국토는 초토화되었고, 최초로 망국의 비애를 맛보았다. 그런 일본이 20세기 말이 되었을 때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였다.

한편 근대화의 지각생이었던 한국은 20세기 초에 한일합병이라는 망국의 비애를 경험하였다. 망국과 더불어 35년 동안 일제에 의해 말로 다 하기 어려운 신고를 겪어야 했고, 일제 말기에는 한민족 말살정책에 의해 민족이 사라질 뻔한 절체절명의 민족적 위기를 당하였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이 승리함으로써 일제로부터 해방되는 은혜를 입었다. 그러나 해방의 감격도 잠시뿐 분단국가가 된 한국은 동족상잔의 전쟁(1950-53)을 치렀고, 세계 최빈국의 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런 한국이 그런데 20세기 말이 되었을 때 한국은 세계 2위의 선교대국으로 부상하였다.

일본처럼 빠른 시간 내에 과학기술과 상업무역 등을 통해 근대화와 경제대국을 이룩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그 짧은 기간 동안 한국이 이룩한 복음화와 선교대국, 즉 수백, 수천 년 동안 아시아인을 지배해 온 정신문화(종교사상)를 밀어내고 서구 기독교를 신봉하는 복음화의 나라가 되고, 열방에 복음을 전하는 세계선교의 선두주자가 된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일 양국이 지난 20세기 100년 동안 전혀 다른 길은 걸어온 데에는 그 이전의 300(1600-1900) 동안 한일 양국이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임진왜란(1592-98)은 한일 양국이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되는 분수령이다. 임진왜란 이전까지 한일 양국은 국력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세상적 관점에서 임진왜란 이후 300년이 지났을 때 일본은 강대국이 되어 있었고, 한국은 약소국으로 전락해 있었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가져왔는가? 그것은 한일 양국이 300년 동안 전혀 다른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근대사 과정에서 약소국(망국)으로 전락한 한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 경륜에 관한 것이다.

 

한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 경륜

오늘날 세계최강 성공집단이라고 일컬어지는 유대인들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들은 본래 뛰어나고 잘난 민족이 아니다. 그들은 고대근동지방을 부평초처럼 떠돌아다니던 히브리(하비루), 즉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사회적으로 아무런 지위를 갖지 못한 유랑민이요, 법적으로 아무런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 천민이요, 경제적으로 아무런 재산을 갖지 못한 하층민이었다. 이처럼 별볼일 없는 자들을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겨 선택하고(선민), 열방과 구별하여(성민), 그들과 언약을 맺어(언약민) 하나님의 보배로운 백성 삼으셨던 것이다(7:6-11; 26:18). 그야말로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사랑)이었다. 이것이 이스라엘 역사 이야기였다.

마찬가지로 때가 차매 한민족을 이스라엘(유대인)을 대신할 새 언약 백성삼으사 이방의 빛으로서의 제사장적(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도록 하신 하나님의 눈물겨운 은혜와 사랑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바로 한일근대사 이야기이다. 즉 조선의 최후의 역사는 국력이 점점 쇠약해져서 마침내 나라가 일제에 망할 때까지 미련을 떨었던 지지리도 못난 한민족을 불쌍히 여겨 선택하시고 성별하여 열방에 복음을 전하는 민족으로 삼고자 분투노력하신 하나님의 열심 이야기였다. 이처럼 한민족이 보배로운 민족이 된 것은 우리가 잘나서 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이 하신 것이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은혜요, 신앙고백으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운보 김기창 화백(1914~2001)의 ‘예수의 생애’, 조선을 건지신 주님이 떠오른다
운보 김기창 화백(1914~2001)의 ‘예수의 생애’, 조선을 건지신 주님이 떠오른다

그런데 하나님의 시나리오 속에서 비밀스럽게 진행된 이 놀라운 사실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마치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하실 때 저주와 수치와 고통과 무능과 어리석음의 상징인 십자가 방식을 사용하신 것을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던 것처럼(고전 2:6-9) 말이다. 이는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들의 생각과 다르고 높으며, 하나님의 길은 우리들의 길과 다르고 높다는 것(55:8-9)을 말해준다. 망국에 이르도록 조선은 약해졌고, 한국인이 어리석었던 것은 하나님의 말씀의 성취, 즉 하나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강하고,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다는 것을 말씀하시기 위함이었다(고전 1:25). 이 사실은 조선의 역사를 통해 곧 증명되었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게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7-29). 아 하나님의 은혜로 이 쓸데없는 자(민족) 왜 구속하여 주는지 난 알 수 없도다!!(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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