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용 교수】 한반도를 변방에서 중심으로 서게 한 구원사

  • 입력 2022.05.23 16:20
  • 수정 2022.05.3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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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리사관으로 본 韓日近代史” , 박호용 교수의 한일근대사 강의 (9)

1. 조선왕조 500년 역사에서 분수령은 임진왜란(정유재란)으로 일컬어지는 ‘7년 전쟁’(1592-98)이다. 조선 건국(1392) 200주년이 되는 해에 맞은 이 사건으로 조선은 그때 멸망했어야 할 나라였다. 그런데 명나라의 도움과 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1545-98)의 활약으로 겨우 살아났다. 조선 멸망의 때가 차지까지는 아직도 300년이 시간이 더 필요했다. 정명가도(征明假道)를 주장하며 조선을 침략한 일본으로서는 힘이 조금 모자라 다 잡은 대어를 놓친 것이다. 그 분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조선을 다시 침략하여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300년의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임진왜란이 조선 역사의 분수령이 된 까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도요토미 히데요시(1537-98) 정권이 무너지고 도쿠가와 이에야스(1543-1616) 정권이 들어섰다거나 명나라(1368-1644)가 무너지고 청나라(1644-1912)가 들어서는 동아시아 역사가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만이 아니다. 조선의 입장에서는 임진왜란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의미를 바꿔놓았다. 이 사건은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충돌한 사건이다. 그동안 한반도는 유라시아 동부의 거대한 무대의 주변부에 불과했다. 그런데 임진왜란을 계기로 한반도가 유라시아 동부 지역의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 간의 지정학적 요충지로 대두된 것이다.

특수사에서 보편사로

넘어간 중요한 사건

임진왜란

이스라엘 역사에서 유대인의 사명이 중요하게 대두된 것은 바벨론 포로를 당하면서이다. 그 이전까지 그들의 역사는 이스라엘 역사라는 특수사에 머물렀는데, 이 사건 이후부터 페르시아. 헬라, 로마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사(보편사)로 확장되었고, ‘이방의 빛’(42:6; 49:6)으로서의 유대인의 사명이 드러났다. 마찬가지로 임진왜란을 계기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이 대두되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한민족의 역사는 동아시아 역사라는 특수사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250년이 지난 아편전쟁(1840-42)을 계기로 한민족의 역사는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세계사(보편사)에 편입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조선 최후의 역사가 동아시아 역사(특수사)로 국한되었을 때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불행한 최악의 역사이지만, 세계사(보편사)에 들어서면서부터 전혀 그 의미가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즉 하나님께서 인류 구원을 위해 언약 백성인 이스라엘을 먼저 부르셨는데, 그 사명을 그들이 다하지 못하자 이스라엘을 대신할 새 언약 백성으로 한민족을 들어서 위대한 구원사를 펼쳐갔다는 사실이다. ‘조선의 최후의 역사는 하나님의 시나리오에 따라 하나님이 써가신 장쾌한 대하드라마였다. 다만 그때는 잘 몰랐을 뿐이다.

 

2.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된 땅 가나안은 보석 같은 땅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채찍에서 건져 출애굽시키시고, 바벨론의 몽둥이로 이스라엘을 패망케 하여 가나안 땅을 떠나 전 세계로 흩으신 것은 전 세계를 구원할 제사장의 나라요 야웨의 보배로운 백성으로 빚으시고자 하신 하나님의 오묘하고도 놀라운 구원사의 계획이었다.

마찬가지로 19세기 말 세계열강의 각축장이 된 한반도는 하나님께서 한민족에게 주신 보석 같은 땅이다. 그리고 한민족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선하신 하나님은 일본의 채찍과 몽둥이를 사용하셔서 한민족을 전 세계에 흩으시고 때리고 고문하고 죽이기 직전까지 가게 하셔서 보배로운 백성으로 삼으시고, 이를 통해 오묘하고 놀라운 구원사를 이루고자 하셨다. 그러기에 아리랑 민족인 한민족의 다이스포라 이야기는 인간적 관점으로 보면 너무나도 비참하고 슬픈 이야기이지만, 섭리론적 관점으로 보면 하나님께서 한민족을 세계 선교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시기 위해 계획하신 너무나도 놀랍고 위대한 이야기이다.

 

3. 드디어 때가 찼다. 선민 이스라엘 민족의 창조라는 위대한 출애굽 사건! 이제 준비는 끝났다. D-Day만 남았다. 그동안 하나님은 모세를 잘 준비시켜 놓았다. 모세는 잘 준비된 자였다. 모세와 관련된 어느 것 치고 하나님의 섭리와 무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모세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모세는 자신이 하나님의 구원사에 붙들린 엄청나게 소중한 사람, 눈부시게 빛나는 보석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그때는 잘 몰랐다. 하나님께서 그를 불러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3:5)고 할 때까지. 어느 여류시인(최영미)의 말처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때는 잘 몰랐다, 한반도가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땅이라는 사실을. 이미 일본을 비롯한 서구 나라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장자권의 소중함을 모르는 에서처럼 한반도의 소중함을 모르는 한민족에게 하나님은 한반도를 일본에 내주어 한반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셨다.

그때는 잘 몰랐다, 한민족이 2의 선민 이스라엘’, ‘새 언약 백성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조선과 관련된 어떤 것 치고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무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한국이 하나님의 구원사에 붙들린 엄청나게 소중한 나라, 전 세계를 구원할 이방의 빛, 제사장의 나라로서 눈부시게 빛나는 보석 같은 존재로 쓰일 민족이라는 사실을.

그때는 잘 몰랐다, 하나님께서 이 민족을 불러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할 때까지. 나아가 한민족을 구원의 통로, 복음의 통로로 삼아 일본을 비롯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기 원하신다(28:19-20)는 사실을. 그런데 대체 그게 나(우리 민족)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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