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암셋은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북쪽으로 약 250떨어진 곳이다. 라암셋은 늘 익숙한 지명이며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야곱의 자녀와 후손들이 약 400년동안 거주하면서 큰 민족을 이룬 곳이며, 애굽을 탈출할 때 출발지였다. 바로왕은 요셉과 그 형제들을 위해 애굽에서 제일 비옥하고 살기 좋은 땅인 고센 지역을 정착지로 주었다. 라암셋은 고센 지역중 일부 지역이다.

때로는 성경을 읽으면서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할때가 있다. 정말 그땅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하고, 그 땅에 가면 야곱의 후손들의 흔적을 볼수있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보기도 한다. 그 의문의 고대땅을 보기위해 출발했다.

그 땅의 색깔이 어떨까? 그곳에는 농사짓기가 편리한 곳일까?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일까? 과일나무는 있을까? 집 모양은 어떨까? 정말로 살기 좋은 비옥한 땅일까? 사소한것들이 참으로 궁금하였다. 고센땅에 들어서면서 눈을 부릎뜨고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넓은 땅을 보았다. 사막 한가운데 끝없이 펼쳐져있는 넓은 비옥한 땅을 보며, 야곱의 자녀들을 인도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과 인도와 섭리앞에 강한 전율이 다가왔다. 하나님의 계획은 너무도 섬세하고 정확하며 일점일획도 틀리지 않는다. 요셉을 애굽으로 보내 총리를 세우시고, 7년 대환란을 통해서 야곱의 자녀들을 애굽으로 이주시키고, 가장 좋은 비옥한 땅에서 약 400년 이상 거주하며 큰 민족을 이룰 수 있도록 복을 주신 하나님의 섭리는 너무도 놀라웠다.

라암셋은 엄청난 규모의 성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라암셋 건축을 위해 고초를 겪으며 벽돌을 만들었던 흔적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라암셋에 있는 다양한 신전이나 무덤에는 관심이 가지 않았다. 정말로 그 당시의 흙벽돌이 존재할까? 성경에 기록된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의 세월의 잔재를 볼수있을까? 마음이 조급했다. 안내자가 가르치는 쪽으로 다급한 마음을 가지고 뛰어갔다. 그 고대의 흔적을 보기 위해서이다. 그 당시 흙으로 만든 벽돌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특이한 사실은 벽돌의 일부는 짚이 있었으나 또 다른 벽돌에서는 짚이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성경에 기록된대로 처음에는 짚을 공급받아 벽돌을 만들었지만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보내라고 요구한후부터 짚을 주지 않았다.

라암셋은 이스라엘의 고난으로 얼룩진 역사를 지닌곳이다. 라암셋에서 울려퍼지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과 신음소리와 울부짖음을 하나님은 들으셨고, 그들에게 모세라는 지도자를 보내주셨다. 이것이 하나님이 인간에게 반응하는 모습일것이다. 먼저 필요한것을 다 공급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필요하다고 고백하며 울부짖을때에 들으시고 우리의 문제속에 개입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언제나 하나님은 기다리고 계신다. 우리가 하나님이 필요하다고 고백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언제나 모든 것을 준비해놓고 계신다. 그 은혜의 보따리를 풀기를 원하신다. 언제나 기다리며 문밖에서 노크하며 열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신다. 라암셋의 고통을 들으시며 이스라엘 민족에게 희망을 주신 하나님은 오늘도 동일하게 우리들의 환경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어둠과 애환들을 보고 듣고 함께하기를 원하신다.

2011년 하나님은 마음을 정하고 강하게 기도하기를 원하셨다. 그래서 3월부터 6월까지 순종하였다.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지만 그저 기도하며 매일같이 주님을 바라보았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 공동체에 주신 하나님의 역사는 엄청났다. 인간의 지혜와 지식과 방법을 총동원한 10년간의 목회보다 더 큰 능력으로 함께해주셨다. 각자를 치료하시고 만들어가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는 놀랄만했다. 공동체속에 기도가 짐이 아니라 기쁨이요 즐거움으로 바뀌는 행복한 한해였다. 목회자는 늘 응답받고 살았는데 성도들에게는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전적인 기쁨의 열매가 그리 많지 않았다. 하나님은 2011년을 기점으로 공동체에 기름부음을 충만하게 부어주셨다. 우리는 다시 소망의 주님을 바라보며 3월부터 저녁기도를 시작한다. 하나님안에 거하는 세월이 가장 행복하고 보람된 기쁨의 시간인것을 경험했기에 감사함으로 나아간다.

라암셋의 고난의 짐보따리를 내려놓기 위해서는 우리는 울부짖어야 한다. 사순절이 짐이 아니라 주님과 더 깊은 교제의 풍성함을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꿈꾸어보면 어떨까?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등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등

 

※2011년에 다녀온 이집트 성지 여행기이다.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다가 여행기를 써 놓은 것이 있어,10년이 넘은 시점에서 본헤럴드에 올려본다. 성지순례가 시간과 돈만 있으면 누구나 일상이던 시절이 코로나로 인해서 일상이 무너진지 참 오래되었다. 자유롭지 않은 하늘길과 사람과 밀접 접촉에 예민해진 지구촌에 자유로운 여행은 당분간 사치일듯싶다. 사업과 학업과 급한 업무로 이동해야할 분들을 위해서 잠시 기다리는 것도 배려일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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