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에 참된 터를 쌓는 것_"나눔"

위례신도시에서 신문사 일로 모임을 한 후 일식점에서 식사를 하였다. 3명이 소바(일본의 메일국수) 정식을 시켰고, 조용하고 작은 공간이라 낮은 목소리로 기도한 후 식사를 했다.

잠시 후, 직원이 음료수 두 개를 저의 테이블에 놓고 갔다. 우리는 식당에서 서비스도 주네하고 좋아했다.

바로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계신 중년 부부가 있었다. “여자 분이 저를 보면서 웃으시며 목사님이시지요. 제가 드렸습니다.” 고맙다고 인사를 드렸다. 식사 중간쯤에, 남편 되시는 분이 우리 식사비를 대신 지불하고 오셨다. 제가 놀라서 안 그러셔도 되는데요라고 말씀을 드렸다. 부인이 말씀하시기를, 목사님께 대접하시고 싶어서요. 제가 대접하고 싶은데 우리 남편이 말없이 식사중에 계산하고 들어오셨어요.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내 마음에 기억하고 싶어 살짝 옆모습만 핸드폰에 담았다. 집에와서 후회했다. 말씀드리구 명확한 사진을 남길걸.... ㅎㅎ 
내 마음에 기억하고 싶어 살짝 옆모습만 핸드폰에 담았다. 집에와서 후회했다. 말씀드리구 명확한 사진을 남길걸.... ㅎㅎ 

처음보신 분으로부터 난생처음 음료와 식사대접을 받으니 민망함과 고마움이 들었다. 처음 본 목사에게 너그러운 배려로 행복한 시간을 선물했던 분이 누구인지를 알고 싶어서 물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누구신지요. 아내 되시는 분이 남편을 소개했다. 38년생이며, 수지교회 장로님이며, 경동고등학교 15회 졸업생이고, 대학에서 행정학을 가르치고 퇴직했다고, 80세가 넘으셨는데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젊어 보였다. 아주 젊어 보입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장로님께서. "아내가 잘해주어서 그렇습니다."

두 분의 모습에서 지나온 삶의 궤적이 보였다. 남편 장로님은 조용하신 성품의 소유자이며, 성실함이 모습에 비춰졌다아내 권사님의 첫인상은 고우며 우아했다. 무엇보다 인상이 참 밝았다. 은혜로운 외모와 더불어 따스함과 배려가 묻어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살짝 웃으면서 온화하게 말씀하는 모습에서 내면이 아름다운 분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누군가를 위한 마음 씀씀이가 쉽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도 없는 시대에 살아간다. 이것이 현생인류중에서 가장 발달한 지능을 소유하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인 것처럼 당연히 우리의 생각 속에 굳어져 가고 있다.

처음본 분으로부터 식사 제공받았다. 부부의 너그러운 배려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마음에 깊은 감동과 진한 메시지를 남겨준다. 우리가 잃어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 무엇일까? 너그러움일듯싶다.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담임, 본헤럴드대표, 등,// 주기도문연구, 충성된일꾼되어가기, 그리스도제자세우기40일영적순례(1,2권) 등을 저술.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담임, 본헤럴드대표, 등,// 주기도문연구, 충성된일꾼되어가기, 그리스도제자세우기40일영적순례(1,2권) 등을 저술.

나의 삶에 크고 작은 믿음의 흔적들이 많다.  그 중에서 작은 흔적을 남겼던 한 토막의 이야기가 있다.

90년대 신대원에 입학할 때, 나에게도 작은 믿음의 추억이 있다. 둘째 딸이 가을에 태어났던 해이다. 신학교에 합격을 했으니 등록금을 내야 한다. 살기가 힘든 시기라 등록금이 50%만 준비되었다. 아내는 가등록이라도 하라고 봉투를 주었다. 잠바 주머니에 등록금 봉투를 넣고학교에 갔다. 총무과로 가지 않고 도서관에 들어갔다. 내 앞자리에 한 청년이 앉아 있었다. 청년을 보니 얼굴이 패리하고, 부스럼이가 있고, 인생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처럼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처음 본 청년에게 잠깐 나오세요. 어디가 아프냐,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느냐? 물었다.

본인은 전도사이고, 대학원 M.Div를 졸업하고, 그 위단계인 신학전문석사 과정에 합격했는데, 등록금이 없어서 1주일 동안 금식했다는 것이다. 전도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

내 주머니에 등록금이 있었기에, 나보다는 전도사님에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하고 "즉시 주고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아이도 둘이고, 생계도 힘들고, 일 년간 더 준비하자. 일 년 후에 다시 시험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내려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33세의 나이에서 신학교 입학을 1년 후로 미루었다.

그 청년 전도사님은 처음 본 사람으로부터 등록금을 받았다.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으니,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이고 믿음의 추억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사도바울은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선한 일을 행하라. 선한 사업을 많이 하라. 나누어주기를 좋아하라. 너그러운 자가 되라”(딤전 6:18)고 주문했다. 이런 선한 믿음의 행위는 장래에 참된 터를 쌓는 것”(딤전 6:19)이라고 했다. 선한 일은 결국에는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좀 더 너그러우면 좋겠다. 좀 더 너그러운 모습으로 이웃을 바라보고 베풀고 살 때 감동과 복음은 흘러간다.

자기 지갑을 활짝 열고, 나눠주는데 익숙하면 좋겠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아낌없이 사회를 위해 무료 재능 기부를 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복지제도는 부의 재분배를 통해 사회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감당한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제도이다. 그런데 제도를 악용해서는 안된다. 너무 다오 다오만 하다보면 생각이 병들고, 결국에는 자립하지 못한다. 최고의 복지는 자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누며 사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움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배려하는 너그러움일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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