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욱 목사의 세상읽기 ②

 

이상욱 목사│목민교회(인천) 담임, 호서대학교( Ph.D),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이상욱 목사│목민교회(인천) 담임, 호서대학교( Ph.D),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모든 나무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씨앗이 땅에 떨어진다. 씨앗이 바람에 날려가든 다른 매개체가 옮겨 주든 일단 자리를 잡으면 거기서 목숨을 다해서 자라고 즐기며 살아간다. 나무는 사람과 달리 자리를 탐하지 않는다. 태어난 자리가 자신이 살아갈 자리이고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제자리일 뿐이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가장 아름답게 설 자리이다. 주어진 자리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자리이자 가장 돋보이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씨가 떨어진 그 자리가 비옥한 땅이면 목재로 쑥쑥 자라면서 곧은 나무가 될 것이고, 바위틈이나 절벽에 자리 잡으면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뭇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분재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물가에 자리 잡으면 평생 물 걱정 없이 자라 풍성한 열매를 공급하면서 자라겠지만 척박하고 메마른 땅에 자리를 잡으면 주변의 수분을 끓어다가 쓰기 위해서 뿌리를 깊게 내리면서 사람들에게 미()를 선물할 것이다.

나무는 스스로 자리는 바꿀 수는 없지만, 살아가는 생존하는 태도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씨앗이 떨어진 그 자리를 탓하지 않고 자세를 가다듬고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안다. ‘태도는 사실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사실보다는 그 사실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뜻이다. 어떤 고난이냐는 사실보다는 그 고난을 어떻게 대하느냐의 태도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고난이 없기를 위해 기도하기보다는 고난을 바르게 대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기를 기도해야 한다. 어떤 자리를 탐하기보다는 있는 자리를 아름답게 하는 태도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문제를 없애달라고 기도하기보다는 문제를 이길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일자리가 없다고 한다.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해서 취업할 자리가 없어 백수로 고뇌하면서 살아간다. 늘어가는 취업준비생들 사회적으로 적잖은 부담이 된다. 과연 일자리가 없는 것일까? 사람 대부분은 나에게 어울리는 을 찾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자리를 탐하는 경우가 많다.

등고자비(登高自卑)란 말이 있다. 오를 등(), 높을 고(), 부터 할 자(), 낮을 비(),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뜻이다. 등고자비(登高自卑) 유래는 "군자의 도는 먼 곳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출발하고, 높은 곳에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자연의 법칙의 질서에 따라 존재하는 공간이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는 공간에서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높은 자리에 오르려면 낮은 자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먼 길을 가기 위해서는 가까운 데서 출발해야 한다. 처음부터 안성맞춤 자리는 없다는 것이다.

눈높이를 낮추면 저절로 내가 높아질 때가 온다. 나에게 어울리는 제자리를 찾는 것이 먼저이다. 내가 서면 돋보이는 자리, 내가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 내가 잘할 수 있는 살 자리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그 자리에서 자리를 찾는 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리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자리에서 태도를 가다듬고 스스로를 다듬어가는 것이 우선적이다.

청함을 받은 사람들이 높은 자리 택함을 보시고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여 이르시되 네가 누구에게나 혼인 잔치에 청함을 받았을 때에 높은 자리에 앉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보다 더 높은 사람이 청함을 받은 경우에 너와 그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이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라 하리니 그 때에 네가 부끄러워 끝자리로 가게 되리라

청함을 받았을 때에 차라리 가서 끝자리에 앉으라 그러면 너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벗이여 올라 앉으라 하리니 그 때에야 함께 앉은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이 있으리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누가복음 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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