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연 따라 산행하기 (12) 도봉산(道峰山)

〆Y계곡에서 바라본 자운봉, 신선대(조성연)
〆Y계곡에서 바라본 자운봉, 신선대(조성연)

도봉산(道峰山)은 서울특별시 도봉구와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양주시 장흥면에 걸쳐있는 산이다. 북한산 국립공원의 일부이다. 최고봉은 자운봉(紫雲峰,739.5m)이며 남쪽으로 만장봉(萬丈峰,718m), 선인봉(仙人峰,708m)이 있고 서쪽으로 봉우리 5개가 나란히 줄 이은 오봉(五峰)과 여성봉이 있다. 우이령을 경계로 북한산과 접하고 있다. 우람한 기암괴석과 뾰족하게 솟은 바위, 봉우리들이 장관을 이루고, 사방으로 뻗은 계곡을 따라 수풀이 무성하다. 서울 근교에 위치하고 교통이 편리하며 경관이 수려하여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이다. 큰 바윗길이 산 전체를 이루고 있어 도봉산(道峰山)이라고 불린다.

 

등산코스 : 심원사-다락능선-만월암 삼거리-포대정상-Y계곡-신선대-도봉주능선-우이암-원통사-우이교 (6시간10)

〆포대정상에서 바라본 다락능선
〆포대정상에서 바라본 다락능선

필자는 지난번 북한산에 이어 도봉산에 가기로 했다. 도봉산도 북한산과 더불어 북한산 국립공원에 속하기 때문에 함께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망월사역에서 내려 도봉산 쪽으로 걸어가니 원도봉산 소풍길 안내판이 나왔다. 아스팔트길을 따라 걸어 오르니 도봉산의 주요 봉우리들이 성큼 다가선다. 다락능선 쪽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가니 북한산 국립공원 도봉 사무소 자원봉사 센터가 나왔다. 조금 더 올라 큰 돌이 촘촘하게 박히고 가파른 콘크리트길을 걸어 올라 심원사에 도착했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다져진 눈과 마른 참나무 잎사귀가 밟히는 트레일을 한참 걸어 올랐다. 큰 바위군()이 앞을 가로막아서고 그 바위 사이로 난 조그만 구멍을 통과해야 했다. 바위에 박혀있는 쇠로 된 가드레일을 잡고 바윗길을 이리저리 걸어 올라 귀 바위를 통과했다.

쇠 가드레일이 또다시 이어지고 다리미 바위(가오리 바위)를 지나 다락능선에 도착했다.

〆다락능선에서 바라본 정상 부분
〆다락능선에서 바라본 정상 부분

이제부터는 다락능선의 암릉 코스가 시작되었다. 가파른 바위 양쪽에 설치된 쇠막대기를 잡고 양손과 양발을 이용해야만 오를 수 있는 길이다. 좁은 바윗길 양옆은 낭떠러지다.

돌계단, 바윗길을 통과하다 보니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의 위용이 숲 사이로 언뜻언뜻 보인다. 동쪽 아래쪽으로는 서울특별시 북부와 의정부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빌딩숲과 도로, 차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이곳은 숲, 바위,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고, 새소리로 가득차 있다. 도시와는 다른 별천지라고나 할까.

서울 가까이에 이렇게 멋진 산이 있어 서울 시민들이 쉽게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물론 그 축복은 산을 찾아 누릴 수 있는 자들의 몫이긴 하지만. 미끄러운 결빙 구간 앞에서 아이젠을 차고 미끄럽고 가파른 길을 걸어 올랐다. 눈과 얼음이 덮혀 있는 긴 데크계단을 걸어올라 드디어 포대정상에 이르렀다. 포대정상에서 바라보는 전경들은 환상적이다.

〆다락 능선의 다리미 바위,가오리 바위
〆다락 능선의 다리미 바위,가오리 바위

북으로 사패산, 원도봉산이 보이고, 동쪽으로 수락산 그 너머 불암산이 보인다. 남쪽으로 신선대, 선인봉(708m), 만장봉(718m), 자운봉(739.5m) 그 너머 북한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포대정상을 내려와 Y계곡쪽으로 향했다. 가파른 내리막 암릉에 양쪽으로 박힌 쇠 손잡이를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이번에는 가파른 오르막 암릉이다. 비좁은 바위틈 사이에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공간 양쪽에 박힌 쇠막대기를 부여잡고 바위와 씨름하며 Y계곡 상부에 이르렀다. 암릉을 조금 걷다가 왼쪽에 있는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또 여기서 보는 절경이란!

〆도봉능선에서 바라본 정상 부분
〆도봉능선에서 바라본 정상 부분

도봉산 정상, 자운봉과 신선대가 손에 잡힐 듯하다. 그 너머 북한산도 아스라이 보인다. 두 봉우리 사이로 길게 난 데크계단이 산과 어울려 멋진 광경을 자아내고 있다. 신선대 정상으로 이어지는 쇠가드레일도 보이고 정상의 몇몇 등산객들도 보인다.

잠시 후에 신선대에 올랐다 내려와 우이암 쪽으로 향했다.

데크 계단, 바윗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걷는 도봉 주능선길이다. 다락능선, 포대능선에 비해 비교적 완만하고 평이한 트레일이다.

한참 나아가니 그 유명한 우이암이 왼쪽에 보인다. 가까이서 보니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높고 웅장하다.

〆신선대에 선 필자(사진 윤형선) , 〆도봉산 최고봉, 자운봉(사진 조성연)
〆신선대에 선 필자(사진 윤형선) , 〆도봉산 최고봉, 자운봉(사진 조성연)

우이암 오른쪽을 돌아 내려와 무수골 쪽으로 향하다가, 원통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데크계단을 내려와 물이 졸졸 흐르는 조그만 도랑을 건넜다. 이제 눈과 얼음도 없는 완만한 황톳길의 연속이다. 한참 걸어 산장과 우이교가 도착했다.

〆Y계곡에서 바라본 자운봉(사진 조성연)
〆Y계곡에서 바라본 자운봉(사진 조성연)

다락능선, 포대정상, 신선대, 우이암 코스 다락능선과 Y계곡의 암릉길은 쇠 손잡이와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암릉이 많은, 난이도가 높은 트레일이다. 하지만 이곳이 아니고서는 만끽할 수 없는 도봉산의 멋진 풍경들을 대할 수 있어 힘들게 오른 보람이 있었다.

도봉(道峰)

 

가람 이병기

 

비로 젖은 옷을 바람에 말리도다

한 고개 넘어드니 숲속에 절이 있고

그 앞에 바위 엉서리 물은 불어 흐른다

 

돌고 도는 빙에 덩불과 바위서리

푸른닢 욱어지고 하고 붉은 꽃도 피어

옮기는 발자욱마다 향긔 절로 일어라

 

또 한골 찾아드니 어욱이 안옥하다

조고만 들건너 에두른 뫼와 뫼히

나붓이 그 등을 숙이고 강이 또한 보인다

 

만장봉(萬丈峰) 만장바위 천축(天竺)

의 여러 폭포(瀑布)

이 돌 이 물이야 또 어대 없으리오

내 마음 이곳에 드니 내 못잊어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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