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머리의 각도가 아니라 마음의 각도

기도원 마당
기도원 마당

기도원 뒷산은 경사도가 심하다. 흙 흘림 방지를 위해 보강토 축대를 쌓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법면 흙이 흘러내리기에 눈개승마, 주목을 심었다. 금년에 보니 뿌리를 내리고 왕성하게 자라고 있다. 눈개승마는 식물 고기라고 불리어질 정도로 맛이 좋다고 한다. 아직 한번도 먹어 본적은 없다.

눈개숭마
눈개숭마

작년에 축대 밑에 다년생 곰취을 비롯해 몇가지 작물을 심었는데 뜯어서 먹기에는 너무 예뻐서 바라만 보았다. 땅에 심어만 놓았는데 추운 겨울을 잘버티며 성장해준 식물들이 참 고맙다. 고맙게 잘자라준 식물에 물을 흠뻑 뿌려 주었다. 잎이 흐느적 거렸는데, 물을 공급하자 파란잎들이 쭉쭉뻗었다.식물들은 금방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식물과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들이 온통 파란잎으로 기도원 주변을 덮고 있다. 나무들을 무심코 바라보면서 내 안에 하나의 느낌이 다가온다. 근심·걱정·욕망·욕심·목표의 덩어리들이 봄비에 눈녹듯이 사그라들며 마음이 순수해진다.

이동규 교수가 쓴 칼럼 문구 중 "겸손은 머리의 각도가 아니라 마음의 각도"라고 했다. 인간의 탈을 쓴 모습속에 감추어진 가면의 이중성을 지적한 것이다. 자연과 식물과 마주하다보면 이중성의 탈을 벗고 순수한 자신의 내면과 마주친다.

그래서 학자들이 자녀양육할때 자연친화적 교육방식을 말했는지도 모른다. 인성교육, 창의력교육을 위한 방안으로 숲체험, 농촌체험교실 등이 자연스러운 학습 현장으로 들어와 있다.

독일의 교육 트렌드 중 독일의 숲체험 유치원인 발트킨더가르텐과 발도르프 교육법을 따르는 발도르프 학교가 있다. 이 학교의 특징은 성적표와 교과서가 없는 수업을 지향한다. 신체, 정신, 영혼을 중시한다. 이상적인 학교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독일 대안교육인 발도로프 교육에는 이 모든 조건들은 필수적이다.

1919년, 발도르프 교육 창시자인 루돌프 슈타이너는 독일 담배공장 노동자들의 자녀들을 위해 최초의 발도르프 학교를 세웠고, 아이들의 몸과 마음과 머리가 조화롭게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이념을 삼았다.

독일의 발트킨더가르텐. 즉 숲 유치원은 최근 자연 친화적인 유아교육의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 숲 유치원은 스웨덴에 영향을 받아 1968년부터 시작되었다.

숲 유치원은 지붕과 벽이 없는 공간에서 자연과 마주하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사물을 보고 만지고 느낌을 알아간다. 이것이 창의력 교육이며. 내면을 가꾸어 가는 교육 방법이다. 줄세우는 교육은 항상 1등만 쳐다보게 된다. 그러나 자연친화적인 창의력 교육은 1등이 목표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됨의 성숙을 지향한다. 

때로는 익숙함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여 산티아고(스페인어로, 사도 야고보를 뜻함)를 홀로 도보로 걷는 순례자들이 많다. 그들은 사서 고생을 선택했다. 왜 그들은 익숙함과 편안함과 안락함을 내려놓고 고독한 고생길을 걸을까?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것이다. 더이상 과거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인생길을 걷고자 그들은 길을 나섰다. 근원적인 물음은 자신의 내면과 깊이 대화하기 위함이다.

인간의 이중적 가면을 벗고 순수한 자신을 찾기 위함이다.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길을 찾기 위함이다. 때로는 삶의 무게에 지쳐 앞이 안보일때 홀로 자연과 깊은 시간을 보낸다면, 현실에서 안보이던 귀한 가치들을 발견하게된다.

예수님은 기적과 치유와 놀라운 메세지로 사람들을 집중시켰다. 주님은 폭발적인 대중사역으로 인해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사람들은 주님을 왕 삼으려고 했다.자신들의 빵의 문제를 해결할 지도자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로부터 영광받는 자리를 피해 홀로 산에 가서 기도하셨다. 자신이 이땅에 온 목적과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함이다.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서울신대신학박사,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서울신대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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