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이 땅의 거룩한 씨라

아야세그리스도교회
아야세그리스도교회

도쿄 근처에 있는 아야세 그리스도교회(담임목사, 오필재)에서 수요예배를 드렸다. 수요예배는 오후 2시에 시작하였고, 25명 정도 참석했다. 한중일 국민들이 혼합된 디아스포라교회였다.

한중일 성도들이 모여서 드리는 예배라 일본성도들을 위해 통역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일본성도들은 머리에 해드폰을 끼고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화면 한쪽에는 한국말, 반대쪽에는 일본말로 예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오 목사는 한 번의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주보도, 예배 ppt, 설교도, 찬양도 준비할 것이 많다. 철저하게 예배가 준비되지 않으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성도들은 한 시간 내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예배준비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한명이라도 복음을 정확하게 들어야 영적 성장이 있기에 예배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오필재목사는 40대에 목사가 되었고, 캐나다 이민교회 목사(예장 통합)로 은퇴한 후 일본선교에 자신을 드리고 있다. 그는 일본에 온 지 10년이다. 어느듯 70대 목사가 되었다.  비록 육신은 좀 힘들지만 강단에 서서 인도하는 모습은 영적으로 완숙한  사역자의 모습으로 비춰졌다. 오목사는 행복한 분이다. 성도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과 인정받는 목사이다. 성도들은 "오목사의 성실함, 정직함, 아버지의 마음으로 안아주는 그 사랑의 마음"에 감동한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이것이 아야세 그리스도교회의 하나됨의 비결인듯 하다. 일본에서 한명의 그리스도인을 얻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런 척박한 땅에서 아야세 그리스도교회는 성장하고 있고 지역사회 복음의 메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아야세 그리스도교회는 목사와 성도들의 헌신과 사랑으로 세워져가는 공동체이다. 오목사와 함께 한주간을 보내면서 그에게 목회자의 진한 향취가 흘러나왔다. 그 향기는 성도들을 세심하게 보살피는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아야세 그리스도 교회의 비전은 일본을 그리스도에게로라는 슬로건 아래, 금년교회 목표를 내 하나님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합니다라는 표어가 주보에 새겨져 있다. 목사님과 성도들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 매일 새벽과 저녁기도회를 드리고 있다. 오 목사는 많은 성도들이 기도회에 참석하던 적게 나오든 그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고, 먼저 자신을 산제사로 드리는 것부터 첫발을 띄었다고 한다.

이광우목사, 구리평안교화
이광우목사, 구리평안교화

예배는 1, 2부로 진행되었다. 오필재목사의 사회와 기도로 예배의 문을 은혜로 열었고, 최원영목사(본헤럴드대표, 본푸른교회)"가장 가치 있는 일"이란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것은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과 사람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이어서 이광우목사(구리평안교회)는 색소폰 연주와 특수사역을 소개하였다이목사는 교도소 사역, 북한이주민사역, 길거리 노방전도 사역, 노숙자 사역 등에 일생동안 헌신하고 있다. 그는 오직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에 빚진자의 심정으로 색소폰을 들고 어디든지 달려간다고 한다.  이 목사는 주님을 모르는 불쌍한 영혼들을 생각할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이 목사는 말씀을 전하면서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성도들도 함께 울었다. "오직 복음이 답입니다"  "복음을 위해서 기도해야합니다"라고 전했다.

수요예배를 드린 후 다과 시간에 두 분의  목사님을 뵈었다. 오늘 예배를 드리기 위해 1시간 이상 달려왔다고 한다. 처음 본 한국목사를 보자마자 울분을 토했다. 마음 깊은곳에 설움과 어려움이 참 많았다는 것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10명도 채안되는 일본인 교회를 평생 지키고 있었다. 교회를 비우면 예배를 대신 해줄 목회자가 없고, 잠시 비우게 되면 사탄의 공격으로 인해서 교회가 흔들거리기에 비울 수 없었다고 한다.

가정도 교회도 인생도 참 고된 분들이었다. 그런데도불구하고 교회를 떠나지 못하고 평생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일본인들을 향한 거룩한 사명을 포기할 수 없기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고된 인생보다 천국이 더 크기에 희생의 눈물로 삶의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그 모습 그 자체가 숭고해 보였다.

한국목회는 크기로 환산한다. 내 교회가 얼마나 크냐? 재정이 얼마 나오냐? 건물이 어떠냐? 등 너무도 현실적이고 이 땅의 것으로 평가하고 말한다. 일본에서 목회를 하고있는 분들에게는 이런 세상적인 이야기는 하나도 의미가 없다. 세상적인 성공의 개념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더이상 무너지지 않고, 한명이라도 더 전도해야겠다는 거룩하고 소박한 목표만이 있다. 마지막 영적 저지선이 무너지면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교회를 지키고 있다.

일본 목회자들의  현장 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나는 너무도 편하게 대우받으면서 누리면서 살고 있었다. 그분들은 대우도 받지 못하고 힘든 사역지에서 온몸으로 모든 고난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서리 내리는 밤이슬을 피할 때도 없이 온몸으로 그 서리를 맞으며 파고드는 추위와 싸워야 했던 현장이었다.

아야세교회의 충성스런 일꾼 원정금 권사님이 계신다. 강원도 인제가 고향인분이다. 20대 초반에 일본에 와서 70 평생 일본에서 살았다. 권사님은 교회에 방문한 목회자들에게 항상 식사 대접을 정성스럽게 하신다고 한다. 권사님과 대화속에서 진하게 전달된 마음은 목회자를 소중하게 대하는 진지함이 몸에 스며 있었다.

권사님에게는 기도제목이 있다. 큰 믿음의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왜 내 믿음이 이렇게 작을까를 늘 걱정하는 분이었다. 평생 기도가 아들 가와베 다이찌로군이 교회 나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믿음의 사람이 되고 믿음의 가정을 세우는 것이었다. 30대 중반이 넘은 아들이 예수 믿기를 위해서 평생 기도했다. 기도의 결과 금년부터 주일예배에 출석한다고 한다. 일본땅에서 믿음을 지켜가고자 작은 희망의 불꽃을 피워가는 모습 그 자체가 아주 아름다워보였다.

오늘날 삶의 현장이 매우 어려운 분들도 참 많다. 믿음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고난의 현장을 포기하지 않고 그럼에도불구하고 그 자리를 지켜가는 분들이 희망을 만들어내는 거룩한 씨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믿음을 져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믿음보다 현실이, 희망보다는 절망에 지배를 받으며 삶의 자리를 포기한다. 평생 믿음의 길을 포기하지 않겠다. 평생 맡겨준 사명의 장을 포기하지 않겠다. 이런 분들이 점점 줄어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항상 거룩한 씨를 통해서 역사를 만드셨다.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이다. 불신앙인들과 미래를 논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항상 믿음의 사람들과 일하신다.

인류의 죄악이 관영해서 하나님이 홍수로 이 땅을 심판했다. 살아남은 가족은 오직 노아와 가족뿐이다. 노아는 당세의 완전한 자요 의인이었다. 하나님이 인정하신 사람이다. 그런데 노아의 후손들은 또다시 하나님을 버리고 세상 나라를 세웠다. 하나님의 나라는 영원히 사라지는 나라처럼 보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노아의 아들 셈의 후손중 아브라함을 통해서 거룩한 하나님의 구원계획을 세워가셨고, 이세의 줄기로부터 인류의 구세주 예수님이 오셨다.

고난의 깊은 구렁텅이에 있던 욥이 절망가운데 희망의 믿음을 붙잡았다. 그것은가지에서 터져나오는 움이었다.

"나무는 희망이 있나니 찍힐지라도 다시 움이 나서 연한 가지가 끊이지 아니하며 그 뿌리가 땅에서 늙고 줄기가 흙에서 죽을지라도 물 기운에 움이 돋고 가지가 뻗어서 새로 심은 것과 같거니와"(14:7~9).

우리가 보기에는 이 교회는 이제 희망이 없어, 이 나라는 이제 희망이 없어, 이 가정은 더 이상 희망이 없어라고 말할수 있다.

이것은 인간의 생각이다. 하나님은 거룩한 씨를 준비하셔서 다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이다. 그루터기만 남아 있다면 언젠가는 다시 움이 돋을 것이다. "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6:13)

오필재목사(아야
오필재목사(아야세그리스도교회), 이광우목사(구리평안교회), 김정모선교사(일본)

 

 [위 글은 편집자, 최원영목사가 일본 선교지 탐방중 만났던 분들을 스케치 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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