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 (323) - 구약성경과 선교이야기 (135)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강서대 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강서대 전 총장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강서대 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강서대 전 총장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90:12).

요즈음 장마철의 폭우로 침수 지역이 많아졌고 전국이 비 피해로 인명 피해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와 세상은 폭우 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권능의 손길을 기다리며 우리 일상의 구원을 기대한다. 시편 90편은 시편 4(90-106)의 세계를 여는 서론적 시편이다. 시편 90편은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라는 표제어로 시작된다. 이는 모세가 출애굽의 지도자요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는 신왕(神王)인 까닭이다. 모세가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신실하게 하나님의 백성을 인도하였듯이 오늘의 시대에 모세와 같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란다.

이 시편 4권은 민수기 시편에 해당하여 모세의 리더십이 필요함을 보여준다(103, 104, 105, 106). 그래서 이 4권 시편들은 모세 오경의 저자인 모세의 율법 묵상과 출애굽과 광야 생활의 지도자 모세의 리더십이 강조되고 있다. 창세기의 창조 세계로 시편 90편은 시작한다. “산이 생기기 전(베테렘 하림 울라두),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까지(워메올람 아드 올람)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90:2). 새로운 시편 4권의 세계를 여는 모세는 이 시편 90편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역사를 노래하며 새 희망을 찬양한다. 따라서 인간의 세계는 유한하며 티끌과 같고, 한 순간과 같은 존재로서 잠시 잠깐의 보잘 것 없는 존재임을 확인한다. “주의 목전에는 천 년이 지나간 어제 같으며(엘레프 샤님 베에네이카 케욤 에트몰) 밤의 한 순간 같을 뿐임이니이다(웨아쉐무라 바라이라)”(90:4). 홍수와 풀, 주의 분노와 죄, 인간의 짧은 수명 등을 보여줌으로 수고와 슬픔뿐인 인생, 신속히 가는 허무한 인생임을 보여준다(90:3-10). 시편 1-3권은 인간-(다윗)의 세계라고 하면 시편 4권은 하나님-(모세)의 세계를 보여준다. 인간의 세계는 실패하지만, 하나님 왕 세계는 실패할 수 없다는 것을 시편 4권의 세계는 보여준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예메 쉐노테이누 바헴 쉬베임 샤나) 강건하면 팔십이라도(웨임 베게부로트 쉐모님 샤나)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아말 와아웬)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키 가즈 히쉬 와나우파)”(90:10). 하나님을 인생의 왕으로서 모신 사람은, 곧 모세와 같은 경건한 인생을 살며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누가 주의 노여움의 능력을 알며(오즈 아페카) 누가 주의 진로의 두려움을(우페이르아트카 에브라테카) 알리이까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리메노트 야메이누) 가르치사(켄 호다)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웨나비 레바브 호크마)”(90:11-12). 우리 인생의 방랑과 방황함은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서 오는 것이며 하나님을 반항하고 거역한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과 같은 삶에서 나옴을 말한다. “우리는 주의 노에 소멸되며(키 카리누 베아페카) 주의 분내심에 놀라나이다(우바하마트카 니베하레누)”(90:7). “여호와여 돌아오소서(슈바 아도나이), 언제까지니이까(아드 마타이) 주의 종들을 불쌍히 여기소서(웨힌나헴)”(90:13). 시인은 이처럼 자신의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였다고 고백하며(90:7-9) 자신이 회개하고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구하고 있다(13-15). 결국 하나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광야에서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이 구원을 받았듯이 오늘도 시편 세계에서 말씀을 듣는 우리에게도 구원과 은총이 임하기를 바란다.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위히 노암 아도나이 엘로헤이누) 우리에게 내리게 하사(알레이누)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우마아세 야데이누) 우리에게 견고하게 하소서(코네나 알레이누)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견고하게 하소서(코네네후)”(90:17).

 

오늘도 우리는 이러한 빛의 삶을 산 선구자의 삶과 행적을 따라가고자 한다. 한국에 광명을 비추게 한 선교사들이 이 빛을 전한 사람이다. 그리스도의 교회 선교사들 중에 멜바(Don C. Melba Deitrick, 1966)는 미국 워싱톤 교회(데카투르)가 파송한 선교사로서 효창동교회를 중심으로 사역하며 홀트양자회가 발족되도록 하였다. 그녀는 홀트아동복지회의 산실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효창동교회는 강서대학교(전 그리스도의 교회 신학원)를 창립하는 산파와 같은 초기 학교였다. 효창동에서 멜바는 대일 리칠슨(1954.5.10.), 최수열(1954.10), 홀튼 선교사 부부(1957.4.11.), 베어드 선교사(1961) 등 뒤를 이어 사역하였다. 그녀는 효창중학교의 빈민층 자녀들을 무상교육하고 전쟁 후 폐허된 땅에서 치료소와 구호소를 세워 주민들에게 무료(동상)로 치료해주었다. 여기서 홀트고아원에 아동복지를 위한 장소를 제공하며 전쟁고아(혼혈아)와 버러진 아이들을 미국으로 입양하며 후원하는 일을 하였다.

설립자 해리홀트, 버다홀트 부부
설립자 해리홀트, 버다홀트 부부

이들은 멜바와 함께 동역하면서 효창동의 고아들과 전쟁 피해자들에게 빛을 비추었다. 하등 선교사(1958.7), 리철슨(1958.10.31.), 빌램지(1961.3.30.), 시드니 알렌(1960), 파수리(1960.10.16.), 론 롸빈슨(1984) 등은 효창동에서 효창 그리스도의 교회를 중심으로 사역을 돕는다. 단 디트릭과 멜바 디트릭은 대를 이어 하나님의 선교를 감당하며 전후 폐허의 땅에서 갱생과 희망의 재건을 돕는 선교를 행하였다. 한 전도자의 증인을 통하여 잊혀진 멜바의 선교 사역을 기리고 워싱턴 교회를 방문, 편지를 주고받았던 사실들을 엮어 기록으로 남기려 하였다. 전도자가 노년에 찾아가서 선교 위로와 감사 표현을 하려 했지만, 멜바 언니의 장례식으로 말미암아 멜바 선교사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그 후 이제 하늘에서 만나보게 될 것을 예고하며 그 사랑의 손길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한국 땅에는 이처럼 고귀한 선교 흔적과 발자취가 많고, 그 알려지지 않은 숨은 노고가 많이 있다. 이는 하늘에서 밝게 기록된 생명이야기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 복음전도 이야기는 얼마나 많은가? 하나님의 선교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열정적인 사람이 땅끝으로 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러한 선교는 열심 있는 기도를 통해 이뤄낸 숭고한 소망의 열매이다. 오늘도 우리는 이러한 거룩한 꿈을 꾸며 땅 끝에 마음을 두고 살아야 할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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