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 (325) - 구약성경과 선교이야기 (137)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강서대 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강서대 전 총장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강서대 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강서대 전 총장

이런 사람에게는 환난의 날을(미메 라) 피하게 하사 악인을 위하여 구덩이를 팔 때까지(아드 이카레 라라샤 샤하트) 평안을 주시리이다(레하쉬키트)”(94:13).

인생의 주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고백하는 순간에 우리는 세계관과 가치관이 바뀌게 된다. 우리는 매일의 일상에서 수많은 생각을 하고 그 일들을 하게 된다. 먼저 주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주님께 묻고 매사를 임하는 사람은 바로 시편의 세계에 있는 시인들과 같은 인생을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 “내 속에(베키레비) 근심이 많을 때에(베로브 사르아파이) 주의 위안이 내 영혼을 즐겁게 하시나이다(예샤아쉐우 나프쉬)”(94:19). “여호와께서 내게 도움이 되지 아니하셨더면(룰레이 아도나이 에즈라타 리) 내 영혼이 벌써 침묵 속에 잠겼으리로다(키메아트 샤크나 두마 나흐쉬)”(94:17). 시편은 바로 인생의 문제의 해결책이요 하나님 사람들의 문제 해결서라고 말할 수 있다.

시편 94편은 한 경건한 수난자의 신앙을 말하며 고난의 심함으로 말미암아 시인은 복수하시는 하나님’(엘 네콰모트)을 말하고 있다. 의인의 고난과 핍박의 상황에서도 반드시 그 핍박자에게 자신의 행한 나쁜 행위의 결과가 돌아감을 말하고 있다. “율례를 빙자하고 재난을 꾸미는 재판장이 어찌 주와 어울리리이까(하에하브레카 키세 하우오트 요쩨르 아말 알레 호크) 그들이 모여 의인의 영혼을 치려하며(알 네페쉬 짜디크) 무죄한 자를 정죄하여 피를 흘리려 하나(웨담 나퀴 야르쉬우)”(94:20-21). 하나님은 의인과 경건한 사람의 요새와 반석이 되심을 말한다(94:22). 결국 시편 94편은 공동체 탄식 시편으로서 의인의 성공과 악인의 패망을 말하고 있다. “그들의 죄악을 그들에게로 되돌리시며(와야쉐브 알레헴 에트 오남) 그들의 악으로 말미암아 그들을 끊으시리니(우베라아탐 야쯔미템)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 그들을 끊으시리로다(야쯔미템)”(94:23).

시편 94편은 단순히 복수의 시편, 보복의 시편이 아니라 하나님이 의인에 대한 보응하심에 대한 신앙 고백이다. 시인은 모든 경건한 사람이 하나님의 보응으로 인해 결국 하나님을 찬양하게 된다는 사실을 강렬한 표현으로 말씀하신다. “여호와여 복수하시는 하나님이여(엘 네카모트 아도나이) 복수하시는 하나님이여(엘 네카모트) 빛을 비추어 주소서(호피아)”(94:1). 고난을 당하는 주의 종들은 이 시편을 읽으면서 시원하고 상쾌한 영혼의 빛을 얻을 수 있다. “세계를 심판하시는 주여 일어나사(히나세 쇼페트 하아레츠 하아레츠) 교만한 자들에게 마땅한 벌을 주소서(하세브 게물 알 게임) 여호와여 악인이 언제까지, 악인이 언제까지(아드 마타이 레샤임) 개가를 부르리이까(야아로주)”(94:2-3). 하나님의 세계는 정확히 정의가 세워지는 나라와 민족, 그 세계와 의인이 결국 영광을 받으며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세계임을 보여준다. “뭇 백성을 징벌하시는 이(하요세르 고임 할로 요키아흐) 곧 지식으로 사람을 교훈하시는 이가(하메아메드 아담 다아트) 징벌하지 아니하시랴 여호와여 주로부터 징벌을 받으며 주의 법으로 교훈하심을 받는 자가(우미토라테카 테라메데누) 복이 있나니(아쉐레)”(94:10, 12).

이처럼 시편 94편은 경건한 수난자가 복수하시는 하나님의 손길로 말미암아 구원받게 된다는 시로서 탄식 시편이다. 심판하시는 분이 오셔서(1-2), 거만한 자의 자랑(3-7)을 듣게 되지만 하나님이 어리석은 자에게 경고하시며(8-11), 의인의 연단을 통한 축복(12-15)을 받게 하신다. 결국 하나님이 대답하시며(16-19), 의인은 믿음으로 살게 된다(20-23). 이 시편을 통해 보복은 하나님이 하신다는 사실을 통해 이 시편의 의인은 믿음으로 현재의 고난을 견디며 구원의 소망과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어려움과 환난을 극복하게 된다. “심판이 의로 돌아가리니(키 아드 쩨데크 야수브 미쉬파트) 마음이 정직한 자가 다 따르리로다(웨아하라이오 콜 이쉐레 레브)”(94:15). 이 보복(네캄)의롭게 하다와 구원하다(야샤)라는 말과 연관되어 있어서 하나님께서 심판하시기에 의롭다는 뜻을 가진다. 원수를 갚는 것이 하나님께 달렸기에 우리는 믿음으로 하나님께 맡기며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 믿음의 경주를 한다(12:19). “여호와께서는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아니하시며(로 이토쉬 아도나이 암모) 자기의 소유를 외면하지 아니하시리로다(웨나하라토 로 야아조브)”(94:14).

 

우리는 믿음으로 연단과 시험을 이기고 환난과 핍박을 이기며 하나님의 의와 구원, 영광을 보인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 중에 사애리시 선교사(1871-1972)는 공주에 최초의 충청도 여학교를 세워서 유관순, 이순길과 같은 여성 지도자를 키웠다. 사애라시는 교육받지 못한 부녀자들과 소녀들을 위한 학교를 세워서 그들을 민족의 빛의 사자가 되게 하였다.

사애리시 선교사와 명신여학교 학생들. 상단에 사애리시 선교사, 그 아래 어린 유관순 열사
사애리시 선교사와 명신여학교 학생들. 상단에 사애리시 선교사, 그 아래 어린 유관순 열사

샤프 선교사는 남편과 사별하고도 다시 1908년 공주에 와서 명신여학당를 비롯하여 충청도에 20여 학교를 세워 여성 해방과 민족 해방의 빛을 전하였다. 특히 이순길(1891-오빠 이용재, 동생 이요한, 이요순, 이순애)은 지경 출신의 독립 운동가로서 군산 · 전주 만세 운동을 주도하였다. 그녀는 혈성단 애국부인회 참여하여 민족 독립 운동을 한다. 이 때 식구들이 독립운동을 하다가 몸이 다쳐서 고통 받고 있는데 전킨 선교사 부인 레이번의 치료를 받고 그 선교사에게 감복한다. 이순길 부모는 이에 자녀를 선교사가 지어진 이름으로 최매리라고 작명하게 된다.

이순길은 군산 멜본딘 여학교를 졸업하고, 그 후 1914년에는 정신 여학교를 졸업(6)하고 기전 여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며 임영신을 가르쳤다. 그러나 일제에 탄압이 거세지자 기전여학교에서 천안의 광산촌 양대 학교로 이전하여 교사로 활동한다. 그녀는 함태영과 임영신, 강홍선 등이 만세 독립운동을 주도하게 한다. 이순길은 독립 운동은 계속하여 해방 직후 조선여자국민당 선전부장을 역임하면서 김구 선생을 만나게 된다. 이처럼 선교사를 통한 복음의 빛이 전해져서 유관순과 이순길, 임영신으로 이어지는 한국 여성 지도자의 대열을 구축하였다.

오늘도 공주 중학동 샤프 선교사의 가옥은 붉게 3층 빨간 벽돌로 지워져 있어서 찾는 이들을 반기고 있다. 맥길 선교사가 1903년 공주의 최초의 선교사로 파송 되었지만 샤프 선교사가 이 가옥을 설계하였고 지워서 영명학교(명신여학당)가 사용하였다.

사애리시 선교사와 1940년 명신여학교 가정실습 시간에 재봉틀을 익히는 학생들
사애리시 선교사와 1940년 명신여학교 가정실습 시간에 재봉틀을 익히는 학생들

이곳에서 사애리시는 믿음의 딸들을 양육하며 민족 해방의 길을 열어준 고마우신 여선교사이시다. 오늘도 공주 중학동의 양지 바른 곳에서 붉은 건물이 그녀의 사랑의 손길의 유적으로 남아서 그 높은 사랑의 뜻이 기려지고 있다. 환난이 변하여 기쁨이 되는 시편의 복음 소식을 전한 선교사의 사랑과 높은 뜻을 오늘도 헌신하는 자들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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