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표적인 청교도 목회자 리처드 백스터(Richard Baxter)의 저서 참 목자상(The Reformed Pastor)400년 동안 목회자의 가슴을 울린 고전이다. 백스터는 [참 목자상] 서문을 1656.4.15에 썼다. 2023년 기준으로 볼 때 367년 전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려움에 빠졌다. 400년 전 목회자이다. 청교도 목회자의 경건성의 깊이와 목회를 향한 순수한 열정, 나의 목회와 경건성을 백스터 목사와 비교할때 비교의 대상 조차되지 않음에  실망이 아니라 깊은 절망에 빠졌다.

400년의 역사적인 시간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공감하는 주제가 있다. 그 시대에도 태만한 목회자가 존재했다는 것과 동시에 생명을 받쳐 목양에 자신을 전부 드려야 함을 외치고 그렇게 믿음으로 목양하는 분들이 계셨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이다. 역사는 기억한다. 편리함과 안일함과 영적 게으름과 이익을 추구하는 가라지의 목회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사라진다. 그러나 주님을 향한 뜨거운 마음과 복음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헌신은 알곡이 되어 세대를 뛰어넘어 깊은 감동과 영적 은혜를 준다. 

왜 이런 차이가 존재하는가? 인생을 너무 현세적 이익만 추구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너무 짧게 보기 때문이다. 영원전부터 영원까지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영적 스케줄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그러나 조금 넓게 크게 보면  목양의 관점이 달라진다. 한 세대를 뛰어넘어 다음세대까지 생각한다면 목양자의 마음의 기준과 행동이 달라진다. 거룩하고 의미있고 생명이 긴 것에 자신의 생애를 받친다.  400년전에도 알곡 목회자와 가라지 목회자가 존재한것처럼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백스터는 서문에서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설명하고 있다. 부흥집회 강사로 설교할 내용이었는데 건강이 안좋아서 설교를 못하고 책으로 출판하였다고 한다.

●백스터는 서문에서 '한 길을 걸어가는' 목회자들에게 이 책을 드린다는 헌정사를 남겼다.

(1)백스터는 먼저 목회자들이 성경을 가르치는 사명을 포기한 죄를 회개해야 한다. 겸허하게 하나님 앞에서 무릎 꿇어야 한다. 자신의 게으름을 회개하고 특별한 하나님의 도우심안에서 가르치는 사역을 할 때 귀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간구하고 있다.

(2)죄는 숨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죄를 세상앞에서 숨기려는 시도는 소용이 없다. 공공연하게 드러난 죄를 숨기려 한다면 우리의 수치만 깊어질 뿐이다. 자발적인 고백은 온전한 죄 사함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그리고 죄가 대중적인 것이면 그에 대한 고백도 대중적이어야 한다.

(3)교회의 개혁도 교회 지도자들을 개혁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동료 형제들의 그릇된 행실을 지적하는 것은 그들을 멸시하거나 혐오해서가 아니라 또다시 죄를 범하여 대적자들에게 흠잡히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자신의 나태는 물론 동료 목회자의 직무 유기도 묵인해서는 안된다. 게으름을 탓하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동료들의 바른 메세지를 매도한다고 비난하면 그 결말은 함께 위험에 빠지는 것이다.

(4)하나님의 일은 성취되어야 하고 사람들의 영혼은 구원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교회를 확장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세속적인 쾌락과 안이함을 추구하고, 형제들끼리 말다툼만 일삼고 있다.

(5)백스터 목사는 가정을 방문하여 개별적으로 성도들을 교육하면서 큰 위로와 유익을 얻었다고 한다. 세상부귀를 다 준다해도 이 일을 결코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월요일과 화요일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가지 교구내 가족심방을 했다. 일주일에 15-16가정, 1년에 8백이 넘는 가정을 돌보았다. 우리의 심방을 거절한 가정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가정 혹은 개인별로 만나 교육하는 것이 대중 앞에서 설교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6)목회자는 두 가지 의무가 있다, 그리스도인이며 동시에 목회자이다. 목회자는 이중적인 사역에 헌신해야 한다. 교회의 개혁과 부흥이다. 성도들의 회심과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실천해야 한다. 육적인 인간은 합당한 교훈과 진리, 사명을 듣기를 싫어한다. 실천보다 비판을 즐겨한다.

(7)많은 목회자들이 설교는 잘하는데 강퍅한 성도들을 훈련시키는데 자격미달이다. 오히려 경험 많은 교회 중진들로부터 겸손히 배우고 순종하기보다는 그들을 경시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일심는다.

 

●백스터는 진정한 목자가 마음에 담고 살아야할 말씀을 제시했다.

여러분은 자기를 위하여 또는 온 양 떼를 위하여 섬기라 성령이 그들 가운데 여러분을 감독자로 삼고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보살피게 하셨느니라”(20:28).

 

●영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목회자들은 날마다 자아성찰을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구원의 은혜 가운데 있는가? 하나님의 은혜로 일하는가? 가르침과 행동이 일치하는가? 자신의 들보를 보고 있는가?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가?

 

●목회자의 자아성찰의 이유가 있다.

목회자도 천국을 잃을 수 있다. 목회자도 타락한 본성이 있다. 목회자는 더 큰 유혹에 노출되어 있다. 목회자는 주목받는 자리에 있다. 목회자의 죄는 더 큰 진노를 불러온다. 목회를 감당하려면 특별한 은혜가 필요하다. 목회자의 행동 하나가 그리스도와 명예를 좌우한다. 목회의 성공여부는 자아성찰에 달려 있다.

자아성찰이란 경건생활이다. 경건생활을 포기하면 온전한 성장과 성숙은 불가능하다. 경건생활을 등한히 하면 목회의 길에서 쉽게 미끄러지기 쉽다. 이루는 것은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지만 잃어버리는 것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지키기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다. 귀한 것은 전부를 걸어서 지켜야 한다. 목회자에게 목회는 생명을 나누는 귀한 사역이다.

밭에 보석이 감추어져 있다. 어떻게 하면 그 보석을 가질 수 있겠는가? 그 밭을 사면된다. 자신의 전부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면 그 보석은 나의 것이 된다. 거룩한 것은 존귀한 것은 아름다운 것은 다 팔아서 사는 것이다. 목양지는 목회자가 지켜야할 존귀한 하늘의 영적 유산의 실천장이다.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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