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이 땅에 오신 날, 성탄절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날은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의 소리가 온 지구촌을 뒤덮는 축제의 시간이다. 왠지 그런 분위기는 가라앉은 것 같다. 사회도 교회도 성탄의 분위기는 그리 뜨겁지 않다. 그 근저에 깔고 있는 무거움의 그늘은 바로 경제이다.

이 땅은 으로 평화가 찾아오는 것 같다. 기업인들은 하루하루 피 말리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이 위기만 넘기면 되는데 라고 외친다. 그것의 정체는 바로 쩐 이다.

한계상황을 겪는 기업이나 가정을 심방할 때마다 늘 겪는 중심 주제는 머니(Money)이다. 갈증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최고의 현실적인 처방전은 깨끗한 생수를 무한정 공급하는 것이다.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한 끼의 밥이 희망이다. 돈이 필요한 분들에게 처방전은 돈이다. 성도들의 모든 육체적, 정신적, 영적, 재정적 필요를 채워주는데 육체를 덧입고 있는 목사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모든 것을 무한정 공급하지는 못한다.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럴 때마다 부족함과 좌절감을 느낀다. 그리고 마지막 목사가 할 수 있는 사역은 모든 것의 창조자이고 엘로힘의 하나님의 이름을 붙들고 눈물로 기도하는 것 외에는 현실적인 대안은 그리 많지 않다.

한계기업, 한계상황에 와 있는 분들의 현실과 마주할 때마다 매우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평생 수고의 땀을 흘려 일터를 가꾸어왔는데 여신 부족으로 인해 발이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들을 때마다 그저 송구한 마음뿐이다. 특히 성도들의 기업을 볼 때마다 그 마음은 더욱 찢어진다.

그래도 믿음의 소망을 가지고 기도하며 한줄기 빛을 찾아 일어서기를 기도하고 있다. 이것이 목사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며 위로이며 소망이다. 기도를 하면 이제 그 싸움은 나의 싸움이 아니라 주님의 명예가 걸린 싸움이다. 그 싸움은 주님의 전쟁이 되는 것이다.

최근에 일시적인 자금 경색으로 인해  겨울이 춥게 느껴지는 중견기업이 있다고급 스포츠 의류를 생산하는 업체이다. 대표를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참 사람이 좋다. 매력적이다. 회사의 브랜드을 만드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분이다.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걸어온 길을 듣고 있노라면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간다. 맞어! 사람은 그렇게 살아야해! 라고 스스로 맞장구를 치게 된다. 이야기에 전혀 지루함이 없다. 대표는 제품에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그 이야기가 나를 사로잡았다내가 살아온 삶의 가치와 잘 맞았기에 대표의 이야기가 쏙쏙 마음에 새겨진 것 같다나는 스토리가 있는 인생을 좋아한다. 스토리가 있는 인생은 가치와 의미에 자신의 존재를 담아야 한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항상 큰 갭이 존재한다. 그 시간을 인내와 소망으로 채워야한다. 참으로 힘든 시간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나만의 보물 이야기이다

디자이너의 가치를 담은 옷을 입을 때마다 만든 사람들의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오늘도 대표의 마음이 담긴 옷을 입었다. 부드럽고 따스하고 신축성이 있어 참 좋다

추운 겨울을 따스하게 보내면서 나는 무엇으로 고마움에 대답할 것인가? 그것이 나의 최근의 기도이며 숙제였다. 나는 목사로서 감동과 위로를 선물하고 싶었다. 목사가 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그리 많지 않다. 담임목사로서 내린 결정은 최고급 원단으로 만든 옷을 목사 내외가 직접 교회에서 판매했다. 기업의 자금에 큰 보탬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주님의 사랑으로 위로를 하는 것이고, 그 감동이 있어야 힘든 현실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당신을 지지하고 사랑하고 기도하는 공동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늘 힘들고 지쳐있는 분들이 더 많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으로 마음으로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귀찮은 것은 멀리하거나 회피하고 달달한 것은 가까이 하는 것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아니다. 달달한 이익이 되는 것은 좀 멀리해도 좋다. 그러나 힘든 곳, 눈물 흘리는 곳, 혼자 홀로서기를 못하는 사람들에게 곁을 내주는 것이 교회이고 그리스도인이다.

성탄절은 하나님이 하늘을 버리고 이 땅을 선택하신 날이다. 신적 존재가 육체의 옷을 입고 가장 낮은 자리로 오신 날이다. 이 땅에 평화를 선물하기 위해 죽으러 오신 날이다. 자신의 전부를 주기 위해 신이 하늘을 버리신 날이다. 선택의 중심은 사랑이다. 사랑하면 모든 것을 다 던진다. 그것이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가 우리를 향하신 거룩한 사랑이다.

성탄절은 서늘하게 식어 있는 우리의 주변에 사랑의 온도를 1도 씩 올리는 날이다. 좋은 말 한 마디, 따스한 웃음과 격려와 배려, 힘든 분들에게 차와 정성스런 식사 대접과 선물, 주님의 마음으로 기부하는 모든 행위가 사랑의 온도를 1도씩 올려주는 것이다. 사랑의 온도가 올라갈 때마다 감동과 위로가 우리 사회를 따스하게 한다. 한파에 갇힌 한반도를 따스하게 바꾸는 성탄절이 되었으면 한다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의 주인으로 오신 분이 바로 예수그리스도이다. 쩐만 있으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맞는 말이다.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더 큰 것은 위로부터 주어지는 평화이다. 외부의 공격과 위협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내 안에 평화가 있어야 한다. 내 안에 평화가 있으면 어떤 외부적 상황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기를.....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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