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태규 목사】 산돌의 잠든 자리

  • 입력 2024.08.0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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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 졸업반 때 뜻을 같이 하는 동기들이 감리교 창시자의 이름을 따서 18명의 동기들이 "웨슬레 선교단" 이라는 모임을 조직하였습니다. 40년이 넘도록 회로애락을 나누는 가운데 20006월에 여수 애양원과 소록도를 방문하여 집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여수 애양원을 찾았을 때는 오후 4시쯤 되었습니다. 먼저 찾은 곳이 손양원 목사님의 묘소였는데, 다른 친구 목사들은 동산에 외로이 있는 묘지만 보고 급히 그 곳을 빠져나갔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처음으로 찾은 애양원을 쉽게 떠나기가 아쉬워 무덤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는데, 비석 뒤쪽에 적혀있는 글을 읽으며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비가 솔솔 오는 가운데 이 글을 적다보니 글씨는 비에 젖어 잉크는 퍼지고, 일행을 놓치는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나에게 감동을 준 글의 내용은 이러하였습니다.

"그의 생일은 중생한 그 날이었고, 주소는 주님이 따뜻한 품속이었다. 그의 기도로 호흡을 하시고 성경으로 양식을 삼으시며 전도로 일을 삼으셨다. 그의 신앙은 십자가와 천국이었고, 생활은 희생 제물이었다. 유유하게 흘러오는 구름타시고 양양한 남쪽바다 물결을 건너 천천만 천군천사 거느리시고 어린양 우리 주님은 다시 오시는 천사장 나팔소리 들릴 때까지 몽매간 잊지 못할 애양원동도, 앞세운 두 아들과 그 부인과 나란히 누워 고요히 잠드시라 편히 쉬시라."라는 추모의 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는데,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어떤 이름을 남겼느냐가 하나님 앞에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에 호소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과 같이 청소년들의 사회적 탈선이 심각한 시대에도 영화관에는 영화 사랑의 원자탄청소년 입장가로 쓰여 있음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고 가리라고....

우리 다같이 예수를 본받읍시다. 그러면 손양원 목사님과 같지는 아니하더라도 비슷한 삶을 살 수가 있으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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