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나라들은 기록을 남기며, 고귀한 행동을 한 사람에게 보상한다(에 6:1-3). 또한, 하나님도 기록한 책들을 가지셨다고 알려졌다. 사람들의 행위를 기록하였다는 것은 자신들의 행위에 책임이 있다는 의미이다(사 65:6; 말 3:16). 영어에서 책임을 뜻하는 responsibility는 어떤 일에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를 나타내는 response와 어원이 같다.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 여부가 바로 그에 상응하는 책임으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셰익스피어가 권력에 집착하는 ‘헨리4세’를 꼬집고자 그의 희곡에서 한 말이다.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된 자는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하는 후사로서의 명예와 특권을 지닌 자다.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 성도는 악에게 항복하지 않고 저항해야 한다. 실패할 때, 적절한 반응은 회개다.
보좌에 앉으신 이 앞에 죽은 자들이 섰을 때 책들이 펴져 있다. 심판을 베푸는 책들이 펴 놓였다는 다니엘 7:10에 대한 간접 인용이다. 다니엘 7장의 책들은 하나님의 백성을 압제하는 종말론적 박해자의 악한 행위에 초점이 있다. 그 박해자는 그 악한 행위로 인해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 구절에 의하면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 즉 하나님이 그의 왕좌를 취하여 심판하실 자리에 앉으신다. 그리고 그 책은 열려 있다. “네 백성 중 책에 기록된 모든 자가 구원을 받을 것이라...많은 사람이 깨어나 영생을 받는 자도 있겠고”를 암시하며 결합한 것이다. 이 책 역시 종말과 관련이 있다. 다니엘 12장은 긍정적인 내용이다. 구원에 대한 이미지다. 그 책에 이름이 기록된 자는 구원을 얻는다. 생명을 얻는다. 그 책에 녹명되지 못한 자는 최후의 심판을 받는다.
1. 자기 행위를 따라 책들에 기록된 대로 심판을 받으리라
심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크고 흰 보좌, 즉 백보좌 심판은 자의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각 사람의 삶이 남긴 증거에 근거해 이뤄진다. 책들에 기록된 그들의 행위에 대한 기록이다. 기록된 책들은 하나님의 한결같은 기억을 가리키는 비유적 표현이다. 그 책은 마지막 때에 악한 자들이 행한 악행들을 그들 앞에 제시할 것이다. 책들에 기록된 죽은 자들의 자기 행위를 따라 심판을 받는다. ‘행위로 심판을 받는다’는 주제는 요한계시록에서 구원을 받는 자들에 대해서도 사용하고 있다. 두아디라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내가 너희 각 사람의 행위대로 갚아 주리라”고 말씀한다. 종 선지자들과 성도들과 또 작은 자든지 큰 자든지 주의 이름을 경외하는 자들이 받을 보상은 ‘상’이다. “내가 속히 오리니 내가 줄 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가 행한 대로 갚아 주리라.”고 약속한다. 행위로 심판받는 것은 구원 받지 못한 자들에게도 사용되고 있다. 이 주제는 성경 전체와 유대 문헌의 핵심 가르침이다. 의인은 악인과 다같이 심판을 받는 것은 같다. 다른 점이 있다. 의인에겐 상이 있다. 악인에겐 벌이 있다. 의인은 혼인 잔치에 들어간다. 악인에겐 불못에 던져진다. 의인은 부활하여 하나님의 영원한 안식을 누린다. 악인은 부활하자마자 심판을 받고 지옥으로 떨어진다.
프랑스 사상가 자크 아탈리는 당장의 즐거움만 좇는 현대인을 향해 경고했다. “우리는 웃다가 죽을 것이다.” 최후의 심판이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현실의 즐거움만 좇은 자들은 그들이 행한 대로 심판을 받는다. 행위에 따른 심판은 구약뿐 아니라 신약을 관통하는 가르침이다.
논쟁의 중심으로 행위에 의한 구원이 아니다. 각 사람이 하나님과 맺은 실제 관계에 대한 반박할 수 없는 증거로서의 행위에 있다. 행위에 따라 재판을 받고 심판은 받는 것은 구약성경뿐만 아니라 로마 세계 그리고 요한계시록의 기본적 사법원리다. 우리는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 행위로 심판을 받는다. 이 주제는 간명하다. 성경은 이 ‘심판’이 정확히 어떻게 일어날지 말해 주지 않는다. 다만 우리 죄에 대하여 용서받는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섬긴 것에 대해 상을 받는다.
2. 생명책에 기록되어진 자는 오는 세대의 생명을 보장받는다
고대 세계에서처럼, 생명책은 새 예루살렘에서 ‘오는 세대의 생명’을 가질 자들의 이름이 기록된 일종의 시민권을 가진 자들의 명부다(참조. 사 4:3; 계 21:27). 따라서 그 안에 이름이 기록된 자는 하나님 나라 시민이자 하나님의 특별한 백성이다. 생명책은 후기 유대교와 신약성경에서 장차 올 시대의 생명에 대해 사용된다. 신약성경에서 생명책은 신자들의 명단(roster)이요 list다. 사람들의 행위가 기록된 책들 이외에 또 하나의 책이 열려 있다. 생명의 책이다. 거룩한 명부에 대한 개념은 매우 오래된 것이다. 생명책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생명의 선물을 받는 사람들의 목록이다. 소유격 ‘생명의’는 그 책의 특성 또는 목적을 의미한다. 그 책은 하나님의 영원한 도성에서의 안전을 나타내는 그림이다. 그리고 소유격은 어떤 유의 안전이 제공되는지를 분명이 밝혀준다. 영원한 생명이다. 오는 세대의 생명이다. 신적 생명이다.
생명책에 기록되어지는 것은 생명을 보장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워지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이름이 없다는 것은 이미 죽은 것이다. 그 책에 기록되어지는 것은 하나님의 성에서 영광스러운 미래(사 4:3), 무저갱과 음부로부터 구원, 미래의 생명을 위한 부활을 보장받는 것이다(단 12:1). 심판은 생명책과 행위를 따라 기록된 책들에 근거한다. 각각 그 자체의 역할을 한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하나님의 심판이 독단적이고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록된 증거에 근거한다. 창세 전 부터 생명책에 기록된 구원받을 자들을 어린 양의 피로 속죄하고 최후의 심판으로 완성한다. 생명책은 최후 증거의 일부다. 이 심판이 일류 전체에 대한 일반적인 심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미 하늘 성소에 들어간 순교자들은 제외된다. 생명책이 펴지면, 다니엘 12:1-2처럼 ‘책에 기록된 모든 자가 구원을 받을 것이라’, “많은 사람이 깨어나 영생”, 즉 ‘오는 세대의 삶’ 또는 신적 생명을 얻는다. 생명책은 구원이 결정된 성도들을 가리키는 비유다.
유대교와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생명책의 주요 배경은 하늘의 신하들에게 에워싸여 하나님이 보좌에 앉아 심판 장면이었다(단 7:9-10; 계 20:12-15). 이 은유의 기원은 고대 근동의 어전 회의다. 왕은 이 어전 회의의 기록들을 사용하여 공의를 베풀었다. 그러나 이 개념 자체는 수메리아와 아키디아 문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생명책은 최후의 심판 때에 펼쳐져 있다. 구원받은 자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비록 그들이 정죄를 받지는 않지만 그러하다. 최후의 심판은 공동적인 사건이다. 큰 자나 작은 자나 또는 믿는 자나 불신자나 모두 큰 백보좌 앞에서 하나님께 심판을 받는다. 우리의 모든 죄가 드러난다. 하지만 죄사함이 주어질 것이다. 사탄의 고소는 더 이상 없다. 충성된 자에게 상이 주어진다. 세상 법정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주장이 있고, 검사와 변호사가 논쟁하고, 재판관은 최종 판결을 내린다. 이전에 사탄이 고소자로 행동했다. 그는 더 이상 그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 환상은 단지 심판, 백성, 그리고 기록만을 언급한다. 생명책은 오는 세대의 생명, 즉 신적 생명을 보장한다.
이 책은 ‘죽임을 당한 어린 양의 생명책’이다. 어린 양의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된 자만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책에는 택함을 받은 자들의 이름이 ‘창세 이후로’ 기록되었다. 예정 사상이 포함되어 있다. 다니엘의 예언의 성취다. 그 책에 기록된 사람만 구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 이루진다. 심판 때에 그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알파와 오메가 하나님이시다. 시작하신 분이 마무리하신다. 은혜의 형태다. 독자들에게 용기를 준다. 선한 행위의 결과가 아니다. 하나님의 선물이다. 성도들이 역사가 시작되기 전에 생명책에 기록되었다는 것은 짐승을 경배하는 자들은 거기에 기록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리스도는 그 이름이 생명책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미 속죄를 하셨다.
구원받은 사람들의 이름이 기록된 생명책의 주제와 생명책에 사람의 이름을 지워 버리는 주제는 구약성경과 초기 유대교에 매우 널리 퍼져 있었다. 때로는 함께 때로는 따라 사용되었다. 생명책에서 이름이 지워질 가능성은 생명책에 이름이 등록되어 있는 이유를 설명한다. 하나님에게 대한 충성임을 시사한다. 다윗은 메시야적 함축을 지닌 시편을 쓰면서 자기감정을 통제할 없어서, 자기 원수들에게 독설에 찬 저주를 쏟아 낸다. “그들을 생명책에서 지우사 의인들과 함께 기록되지 말게 하소서.”(시 69:28).
심판은 행위를 기록한 책들과 생명책이 제시하는 증거를 토대로 이루어진다. 악한 자에게만 국한된 심판이 아니다. 보편적인 심판이다. 참 신자들이라면, 그들의 이름은 이미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다. 이름을 기록되기 위해 신앙생활에 힘쓰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상속자로서 아버지의 나라를 상속받기로 정해져 있다. 아무것도 구원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없을 것이다. 신자들의 이름이 세상의 기초가 놓이기 전에 그 책에 이미 기록되었다. 신자들의 구원이 결정되었음을 언급한다. 예수님은 칠십인 제자에게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고 말씀하신다. 모세는 이 책에 대해 일찍이 이야기하였다. 하나님께 간청한다. 범죄한 백성의 죄를 용서해 달라는 요청이다.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자신의 이름을 책에서 지워 달라고 했다. 그 책에서 지워지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고 가정한다.
심판은 생명책과 행위록에 근거한다. 각각은 그 자체의 역할을 한다. 행위들의 책은 선한 행위들과 악한 행위들이 원부에 기록되어진다는 전승을 상기시킨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하나님의 심판이 독단적이 아니라 기록된 증거에 근거한다는 것이다. 이기는 자들의 이름이 생명책에서 지워지지 않으리라는 약속이 주어진다. 충성하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시는 역할을 한다. 흔들리는 사람들에게는 경고로도 작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