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을 선교의 열매로 바꾼 성경 번역의 레이놀즈

  • 입력 2020.11.1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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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 (200) - 구약성경과 선교이야기 (12)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KC대 전 총장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KC대 전 총장

욥의 고난은 고난당하는 이들의 네비게이션

언제가 코로나 19 전염병이 멈추는가? 중국은 확진자가 거의 없다고 발표하고 노마스크를 선언하고 있다. 경제적, 정신적 고통이 가중되면서 사람들은 우울증 환자처럼 불안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에게 욥기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고난이 유익이라는 시편의 말씀이 새롭게 들리는 때이다. 욥의 고난은 오늘의 고난 받는 사람들에게 인생지도(네비게이션)와 같아 보인다.

욥이 이유 없는 고난을 받고 있을 때 친구들이 와서 죄의 원인으로 인해 고난을 당한다는 정통적인 신학의 입장에서 말한다. 첫째로 친구 엘리바스가 말하는 첫 변론부분에서 인생이 어찌 하나님보다 의롭다고 할 수 있느냐 반문한다. “인생이 어찌 하나님 보다 의롭겠느냐 사람이 어찌 그 창조하신 이보다 성결하겠느냐”(욥4:17). 오늘 우리도 무죄한 인생을 살아가며 거룩하게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이 재앙의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까닭 없는 고난이라고 욥처럼 당당하게 하나님 앞에 설 수 있을까?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여호와 앞에 섰고 사단도 그들 가운데 왔는지라”(욥1:6). “사단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가로되 욥이 어찌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여호와께서 사단에게 이르시되 내가 그의 소유물을 다 네 손에 붙이노라 오직 그의 몸에는 네 손을 대지 말지니라 사단이 곧 여호와 앞에서 물러가니라”(욥1:9, 12). 욥이 당하는 고난은 사단의 유혹이었다.

오늘 우리는 시험과 유혹이라는 두 가지 고난의 굴레 속에서 고통하며 살아가는 현실이다. 시험은 우리가 가지는 탐욕과 욕심으로 인해 빠지는 것이다. 유혹은 사단이 영적 싸움에서 우리에게 주는 과정이다. 영적인 거룩의 단계가 높아지고 깊어질수록 사단의 공격은 다양하고 상상 할 수 없는 경우로 다가온다. 그래서 우리는 영적 독서를 통해 알게 되며, ‘천로역정’이나 ‘그리스도를 본받아’와 같은 책을 통해 짐작하며 성경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된다. 욥기는 그러한 고통의 시험과 유혹을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가 폭풍으로 나를 꺾으시고 까닭 없이 내 상처를 많게 하시며 나로 숨을 쉬지 못하게 하시며 괴로움으로 내게 채우시는구나”(욥9:17-18).

고난을 선교의 열매로 바꾼 성경 번역의 레이놀즈

초기의 한국 선교사들도 이러한 고통을 겪으며 열악한 선교 현장에서 고난을 당했다. 레이놀즈는 성경 번역을 하는데 크게 기여한 주역이었다. 그는 부인 볼링과 결혼하여 큰 아들 윌리엄 데이비스를 낳았는데 한국에 입국한 다음해인 1893년 출생하지만 아들이 태어난다. 하지만 10일 만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둘째 존 볼링은 75세까지 살았다.

레이놀즈 선교사는 큰 아들을 잃은 슬픔을 이기고 호남지역 선교와 성경 번역, 장로회 신학교를 통한 신학교육을 하며 한국 선교의 큰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레이놀즈는 게일과 언더우드와 더불어 번역 활동을 하였고 후에 알버트 피터스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성경 번역의 금자탑을 쌓은 인물이다. 그는 43년(1895-1938) 동안 번역사업을 중심으로 선교 사역을 감당하며 1937년 8월 구약전서의 개역이 최종원고가 마련되는 개가(凱歌)를 올렸다(1952년 개역성경 출간). 그가 예레미야서를 제외한 모든 성경번역을 하였으며 교수 생활을 하며 한 민족에게 성경을 준 인물이 되었다.

왼쪽 위에서부터: 문경호, 김명준, 정동명 그 아래 첫번째가 레이놀즈 선교사 W. D. Reynolds (이눌서), H.G. Underwood (원두우), J       J. S. Gale (기일), G. H. Jones (조원시), 1900 초반 경, 성경 개정 / -윌리엄 데이비스 레이놀즈(William Davis Reynolds, 1867-1951, 이눌서, 李訥瑞)는 미국 남장로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성서 번역가·교육자·신학자
왼쪽 위에서부터: 문경호, 김명준, 정동명 그 아래 첫번째가 레이놀즈 선교사 W. D. Reynolds (이눌서), H.G. Underwood (원두우), J J. S. Gale (기일), G. H. Jones (조원시), 1900 초반 경, 성경 개정 / -윌리엄 데이비스 레이놀즈(William Davis Reynolds, 1867-1951, 이눌서, 李訥瑞)는 미국 남장로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성서 번역가·교육자·신학자

이는 고난의 과정을 겪으면서 이뤄낸 선교 열매가 아니고 무엇인가. 아펜젤러가 게일과 함께 성경 번역 모임을 가지려고 레이놀즈 선교사의 목포 집으로 가려다가 순교의 씨앗을 심은 것은 바로 성경번역이 얼마나 중요한 사명이었는지 알게 해준다. 한국 선교사의 수많은 고난의 흔적은 이처럼 한국 교회에 선교의 결실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머무르며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마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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