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 천리(牛步千里)

  • 입력 2022.02.04 10:31
  • 수정 2022.02.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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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의 수고

사자 성어 중에서 우보 천리(牛步千里)라는 사자 성어가 있다. 뜻을 풀이하자면, 한걸음, 한걸음 소처럼 천천히 가더라도 꼭 간다라는 말이다.

외국사람들의 눈에 비친 한국 사람들의 특징적인 언어는빨리 빨리라는 단어이다. '빨리 빨리'라는 단어는 한국 사람들이 일상적인 옷을 입듯이 많이 사용히는 단어일듯싶다. '빨리 빨리'는 한국사람들의 급한성격이 들어난 면도 있고 근현대사의 굴곡을 지나오면서 경험한 고도성장의 그늘이면서도 동시에 선진국가의 기틀을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다.

'빨리빨리'는 우리 민족의 DNA가 된 듯 싶다.그래서 열차도 KTXSRT를 타면 너무 빨라서 경치가 눈앞에 화살같이 사라진다.

저는 일주일에 3.4일 정도, 뒷동산 일명 대포산이라고도 불리우는 마안산에 등산을 한시간 가량하곤 한다대포산이란 말은 6.25때 대포부대가 주둔하여서 대포산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최성구목사. 순복음명륜교회담임. 본헤럴드 부산지부장,
최성구목사. 순복음명륜교회담임. 본헤럴드 부산지부장, 순복음부산목회대학원원장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산을 오르면 2-30대처럼 빨리 가지는 못한다.그저 천천히 천천히 산위를 올라 간다올라가면서 다리에 통증도 느끼기에 천천히 올라 간다. 그러면서 마음에 생각되는 것이 그래 내 인생도 빨리는 못가더라도 천천히 끝까지 사명을 다하자 라고 다짐을 하곤 한다.

우리 인생길은 빨리 가면 좋은 점도 있으나 빨리가면 쉽게 지치게 되고 살피지 못해서 잃는 것도 적지 않다그래서 이젠 좀 천천히 가자 그러나 끝까지 가자라는 생각을 한다늦게 가면 답답하고 뒤처지는 것 같고 뒤떨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때도 있으나 지금은 좀 달라 졌다.빨리 가는 것도 좋으나 옆도 바라보고 위도 바라보고 자신도 살피고 이웃도 바라 보면서 생각을 깊이 하면서 천천히 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인생을 살자는 것이다여유란 말은 물질적ㆍ공간적ㆍ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시간적 여유,생활에 여유,마음의 여유를 두고 살자는 것이다. 여유있는 마음이라야 나눌 수 있고 공유할 수가 있다.나눔과 공유는 삶을 풍성하게 한다.

또 여유란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로 대범하고 너그럽게 일을 처리하는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여유가 있어야 웃기도 하고 넉넉한 마음을 갇기도 하며 삶을 즐길 수도 있다.여유가 없이 처리한 급한 결정이 후에 오랜 후회로 남기는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사랑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된다.야곱은 그의 부인 라헬을 얻기 위해 무려 14년을 종살이 하였다. 오랜 시간이다.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과일도 잘 익게 되고 사람에게도 경륜이 쌓인다경륜이란 참으로 귀하다오랜된 경륜은 실수하지 않게 한다.반면에 거듭된 실수는 사람의 품위와 품격을 떨어 뜨린다.그래서 그의 명예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리고 사람의 일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다급한 결정은 사람을 잃어 버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사랑없는 판단은 오판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바른 사람을 하나 키워 내려면 많은 희생과 인내 그리고 수고가 필요하다저는 주위에 목사님 두분이 가정에 입양을 하였는데 한 집은 아들을 한집은 딸을 입양하였다.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참으로 한 사람을 키우려면 부부의 많은 노력과 헌신이 필요하다.입히고 먹이고 씻기고 교육시키고 가정을 가르치고 신앙을 가르치며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한 다양한 수고와 헌신이 요구된다.

사람을 얻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사람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가 반드시 필요하다.미숙한 사람은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을 쉽게 생각한다.

부족한 종도 삶의 위기를 여러번 맞을 때가 있었다.그 위기 중에 하나가 사람에 대한 것이었다사람을 잃어버리면 대단히 많은 후회를 하게 되나 인내와 사랑으로 사람을 얻으면 두고 두고 잘했다고 자신의 양심과 인격이 말할 것이다.사람을 얻기 위해서는 해산하는 고통을 반드시 겪어야 한다.

저는 한 사람을 인내하고 참고 대함으로 지금은 너무도 귀한 사람으로 곁에 함께 있게 된 것을 보면서 저분을 잃었다면 내가 얼마나 후회를 하였을까 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바울 사도는 갈4:19 나의 자녀들아 너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기까지 다시 너희를 위하여 해산하는 수고를 한다고 하였다

해산의 수고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힘들고 가장 고귀한 자기희생의 수고이다현대는 과학과 의학이 발달해도 태아가 자라는 10개월이라는 시간은 단축시킬 수 없으며 해산의 고통을 줄여 보려고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되지만 실상은 해산의 고통을 겪어야만 부모와 자식 간에 사랑이 더 깊어진다고 한다.

사람이 미숙해서 연약해서 하는 실수는 강한 인내심으로 참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품위있는 삶을 살 수 있다품위와 품격이란? 여유에서 나오는 삶의 자세이다.마음의 여유,물질의 여유,삶의 여유를 가지면서 서서히 인생길을 가는 것이 나이 먹은 사람들이 가야 할 길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급히 먹으면 체하고 급하게 결정한 것이 오판을 해서 스스로의 품격을 깍아 내리는 경우가 있다.

이제 우리 인생을 천천히 살피면서 살아가자.급행 열차가 빨라서 시간을 단축함으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해서 좋기는 하지만 완행열차를 타면서 전후좌우를 둘러 보면서 관조하고 살피며 음미하고 생각하며 사랑의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생각할 점은 사랑없이 하는 일은 대부분이 실패라고 하여도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해산의 수고는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다.견디어야 하니까 말이다나이가 먹을수록 사랑이 여물어간다면 그것보다 더한 품위가 없을 것이다사랑이 없다면 행동하거나 말하지 말자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여유는 사랑의 마음을 가진 사람의 마음에서 흘러 나오는 유연함이다.

인생은 사랑·여유·관대·관용·배려 이러한 단어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것이다.우리 모두 이제 나이를 한 살 더 먹어 가면서 천천히 사랑하며 여유를 즐기며 사람을 살리며 키우며 살아 가자. 이것이 보람된 인생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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