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목사】 나는 예쁘다고 변화된 생각의 결과

  • 입력 2022.03.23 08:53
글자 크기
프린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긍정적인 스키마가 유능감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해

몇 년 전 ‘I feel pretty’ 로맨틱 코메디 영화를 인상 깊게 보았다. 어떤 영화일까?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보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영화에서 담겨진 메시지는 오랫동안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을 정도다. 내용을 간략하게 말하면 이렇다.

영화 속 주인공인 르네는 자신의 뚱뚱한 외모에 불만이 많았고, 매사 자신감이 부족해 소극적으로 생활을 했었다. 어느 날 다이어트를 위해 스피닝 수업에 참여를 했다. 그런데 그만 머리를 다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 사고로 인해 자신의 삶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생각은 그렇게 변했지만 외모는 그대로였다. 생각이 변한 것뿐인데 앞으로 그녀에게 다가오는 기적과 같은 일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하지 못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게 된 르네는 자신감으로 세상을 향해 반응하며 살아간다.

유명 회사에서 박봉을 받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점점 회사 내에서 그녀가 갖게 될 위치는 점점 넓어져 간다. 웃는 얼굴로 사람들과 인사했고, 회사 내에서도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했으며, 중요 간부들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적적히 표현하며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영화 속 주인공인 르네가 갖고 있는 외적인 조건은 단 하나도 변한 것이 없었다. 그대로 뚱뚱했고, 남들이 예쁘다고 인정할 만큼의 조건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그녀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녀를 매력적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누구나 함께 있고 싶어 하는 행복바이러스다. 세상을 향해 자신감 있게 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서 멋진 남자 모델이 사랑의 고백을 하기까지 했다. 자신이 예쁘다는 생각이 변하기 전에는 이런 멋진 남자는 자신과 무관하다고만 생각했다. 생각이 변하니 자신감으로 살아가는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그녀가 아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녀에게 변한 것은 생각이었다.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생각말이다. , 스키마가 변한 것이다.

자신을 바라보는 스키마는 어릴 때 형성된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학대 경험을 받은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스키마가 결코 긍정적으로 자랄 수는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라. 아이들 입장에서는 부모가 세상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세상의 전부라고 여겨지는 부모가 자신을 학대한다면 다른 나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감이 결코 긍정적일 수 없을 것이다.

지난 연재 글에 도식심리치료 분야를 개척한 제프리 영 박사에 의하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영역에 단절과 거절의 욕구’, ‘손상된 자율성’, ‘손상된 한계’, ‘타인 중심성’, ‘과잉경계이렇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그 중에 첫 번째로 뽑는 단절과 거절이 욕구 결핍으로 인해 유기불안’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 ‘불신/학대’, ‘정서적 결핍’, ‘결함과 수치심’, ‘사회적 고립등 심리적 현상이 일어난다고 했다. 특히 부모로부터 학대 받은 경험은 다른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스스로 신뢰하지 못한 상태로 성장된다.

다시 ‘I feel pretty’ 영화 속 르네의 경우를 이야기 해보자. 그녀의 매력은 그녀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예쁘다고 생각만 변했을 뿐인데 그 생각으로 매력이 드러나는 것뿐이었다. 없었던 매력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매력이다. 이를 가리켜 유능감이라고 한다.

생활의 조건은 변하지 않은 그대로이지만 그 조건에서 유능감을 느끼며 사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행복감의 정도는 정말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이다. 주인공 르네의 이야기는 단순히 영화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요?”

나에게 가능성이 있다고요?”

사람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아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조건은 다 갖고 있고 재능 또한 좋은 사람이지만 정작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스키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더 이상의 유능감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정말 행복은 삶의 조건이 아닌 것 같다. 나 자신을 바라보는 스키마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인생은 결정된다.

스키마는 곧 도식이다. 사실 다른 사람을 학대하는 사람의 심리의 깊은 내막을 들어가 보면 자기도 어릴 때부터 학대받은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외면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곧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학대에 관해서는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영역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학대의 원인에는 단절과 거절에 대한 원인이 있다. 학대받은 경험이 많은 사람은 심리적 안정감이 부족해서 타인을 의심하고 자신을 스스로 학대할 뿐만 아니라, 결국 타인을 학대하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우리 가정과 생활의 변화를 위해서는 누가 먼저 변화가 되어야 할까?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해 보았다. 바로 나 자신이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