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목사】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 입력 2022.04.1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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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목표만 향해 달려가는 당신, 마음을 점검하라!

전에 살던 동네에 등산하기에 좋은 산이 있었다. 천마산이다. 천마산을 등산해 보면 알겠지만, 쉬운 산은 아니다.

한번은 여름에 정말 힘들게 힘들게 정상에 올랐었다. 그날 얼마나 땀을 흘렸는지 정신이 혼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너무 갈증인 나서 힘이 들었는데, 정상에 반갑게도 어떤 아저씨가 아이스박스에 아이스크림을 담아서 팔고 있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려고 가방을 뒤지는데 그날 지갑을 자동차 안에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얼마나 아쉬웠는지 두고두고 생각이 날 정도였다. 그리고 3주후 다시 등산을 했었다.

그날도 여전히 더웠고 등산하기에 쉽지 않은 체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정상에 올라가고 싶었다. 왜냐하면 3주 전의 일이 아쉬움으로 크게 남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아쉬움이 정상을 올라가고자 하는 마음의 동기가 되는 것이다. 정상에서 그 아저씨를 만나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중간에 집에 가고자 하는 유혹도 이길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그런데 그날 정상엔 아저씨가 없었다. 얼마나 아쉬움이 남는지 산을 내려오는 길이 왠지 허탈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날 산에 내려오면서 산을 올라가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산은 올랐지만, 그 목표 외에 다른 것들을 생각을 미리 안 해봤기 때문에 마음이 허탈해지는 것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작은 일화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자녀를 잘 키우고자 하는 목표, 가정을 잘 이루고자 하는 목표, 성공하고자 하는 목표, 부자가 되고자 하는 목표 등 각자 그 사람만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목표가 있다. 그러나 그 목표가 오직 그 목표자체로만 있게 되면 그 목표를 이루거나 그렇지 못했을 때는 마음에 공허감만 경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혹시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살아왔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한 번 이상은 해보았는지 모르겠다.

 

K씨는 젊은 나이에 창업에 성공한 사업가다. 유명 명문대 출신이고 어릴 때부터 칭찬과 인정을 받아오면서 자라왔다. 그의 부모님은 어릴 때 이혼을 하셨다. 그래서 K씨는 외할머니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아오면서 자라왔는데 외할머니는 그에게 엄마나 다름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친어머니는 교통사고로 일찍이 세상과 이별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자기도 모르게 생각했던 삶의 방식은 그냥 할머니를 위한 삶이었다. 할머니를 행복하게, 할머니에게 인정받기 위해, 할머니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 모든 것을 생각했다. 그것이 그의 목표였다. 그 결과 명문대를 졸업하게 되었고, 대학 졸업 후 창업을 도전해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으로 보일만큼의 좋은 조건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세월이 흘러 할머니도 고령이 되었다. 그리고 할머니와 사별을 하게 되었다.

K씨가 할머니와 사별을 한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그의 삶의 목표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할머니를 위한 삶의 목표가 그의 전부였다. 할머니를 위한 삶에 목표가 없어지니 더 이상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이런 질문 앞에 서 있어보니 그의 삶의 오직 할머니였다.

목표를 위해서만 살았을 뿐 정작 마음의 점검을 했던 시간이 그동안 전혀 없었다. K씨는 할머니와 사별 후 그의 삶이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허랑방탕한 삶이었고 날마다 술을 마시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내면의 힘이 없었다. 그에게는 할머니가 그의 삶의 목표였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상담을 마치 상처가 많은 사람들만 받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누구에게나 삶의 위기는 있기 마련이고 목표를 이룬 것에만 목표가 있었던 사람들일수록 더욱더 평소에 마음의 점검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한 법이다. 어떤 답을 얻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나의 감정과 생각을 점검해보고 무엇 때문에 나는 이런 생활패턴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한 과감한 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투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나를 마음의 부자가 되게끔 해주는 열매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러분들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에 내 마음에서는 어떻게 대답하고 있는지 그 소리를 들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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