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이 시대의 진정한 목회자, 캐나다 낙스 신학대학원 겸임교수 허천회 박사

  • 입력 2024.06.12 06:35
  • 수정 2025.04.0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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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천회 박사를 찾아서 (1)

인터뷰이 : 허천회 박사,

글 대담 : 본헤럴드 대기자, 신학박사 임승훈

일자: 202468/ 인터뷰 방식: 카카오톡(sns)

필자는 그를 이 시대의 진정한 목회자라고 감히 일갈하며 이 글을 쓴다. 대부분의 목회자가 책을 많이 사지만 많이 읽지는 않는다. 많이 연구해야 하지만 겉핥기식이 많다. 성경을 비롯하여 쏟아지는 출판물 중 중요한 것들은 입력해 두어야 한다. 군목 제대 후 유학(이민) 가면서 30여 년 만에 그는 하나님과 약속한 대로 12권 이상을 출판하여 조용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허천회 박사, 그는 1989년도 캐나다에 유학하여 2000년 토론토대학 낙스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3년 토론토에서 말씀의교회를 개척하여 현재까지 21년째 성실하게 목회하고 있다. 그는 목회하면서도 공부하는 목회자로 낙스 신대원에서 겸임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동시에 차세대 영적 지도자를 키우는 일에도 생애를 걸어 투신하고 있다. 주요 저작으로는 예수 운동은 청년 메시야 운동이었다, 웨슬리의 생애와 신학, 웨슬리의 독서와 저술 이해등이 있다.

특히 그의 일화 중에 감동이 되는 것은 박사학위를 받은 직후 어느 날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인근 공원에 나가 그동안 수고한 당신을 위로하고 싶다며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업어주었다.’는 말은 가슴을 저미게 한다. 또한 자신이 학위를 받은 이후 곧이어 아내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식지 않은 공부에 대한 열정을 채워주기 위해 학위 과정을 공부할 수 있도록 외조를 자청하고 나섰다는 말은 눈물겹다.

이제는 어엿이 허 박사 부부가 낙스 신학대학원에서 함께 강의를 하며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부하는 목사를 자처하며 그와 같은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오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그는 어떻게 공부하며 책을 읽어오는지 보게 될 것이며, 또한 여러 가지 신선한 제안을 하는 데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2023년 작년에는 부부가 똑같이 안식년을 얻어 모교 서울신학대학교에서 2학기를 방문 교수로서 강의하며 열정을 불태우고 돌아갔다. 그의 독서가 어떻고, 그의 후배 사랑의 정도가 또한 어떠한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시원하게 접하게 될 것이다.

허천회 목사, 토론토 말씀의교회 홈페이지
허천회 목사, 토론토 말씀의교회 홈페이지

 

Q1. 자신에 대해 본헤럴드 독자들에게 간단히 소개를 부탁 드린다.

A. “저는 1989년도에 캐나다 교포 1.5세이던 한혜경 씨와 결혼하여 캐나다로 유학한 후 토론토대학 낙스 신학대학원 (Knox College in the University of Toronto)에서 조직신학을 전공하여 신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03년에 토론토 말씀의 교회를 개척하여 2024년 현재 21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작으로는 제 나이 30세 때 처음으로 군목으로 복무하는 중에 철학책을 읽고 신학적으로 설명한 <깊이와 넓이의 삶을 위하여>1990년에 출판한 이후 매년 3년마다 하나님 앞에 게으르지 않겠다는 뜻에서 숙제를 책으로 제출하기로 서약한 이래 33년간 약속을 지키기로 한 약속을 지켜 2024년 현재 12권의 저술(번역서 포함)을 출판해냈습니다.”

 

Q2. 하나님 앞에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을 텐데...

A. “캐나다로 건너온 지 34년인데, 박사학위를 공부하면서 또한 저술까지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잠을 줄이고 낮에도 많은 것을 희생해야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 중 주목할 만한 출판물을 소개하자면 다음의 것들을 들 수 있습니다. 저의 박사학위 논문이 영어권에서 출판되어 재판까지 나왔는데 이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Multicultural Christology> (Peter Lang, 2003), 한국 성결교회사를 최초로 영문 번역한 <History of The Korea Evangelical Holiness Church> (활천사, 1998)가 있습니다. 또한 리더십 분야의 베스트셀러 <리더리더><리더수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가 수년간 생을 걸어 매진한 대작 <웨슬리의 생애와 신학> (CLS, 2020: 940 페이지)과 또 하나의 역작 <웨슬리의 독서와 저술 이해> (CLS, 2022: 760페이지), 그리고 최근에 차세대 영적 지도자들을 양성하는데 성경적-신학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차세대 영적 지도자들을 일으키라> (2024)가 있습니다.”

 

Q3.이참에 허 박사가 자라온 배경에도 궁금증이 생깁니다.

A. “저는 충청남도 당진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서울로 이사해서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지요. 당시에 잘 살던 금호동이 신도시 개발 지역으로 지정돼 집이 철거되었어요. 중학교 2학년 때에 다시 고덕동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거기서부터 제 삶이 달라지게 된답니다. 명덕교회를 다니게 되면서 처음 하나님을 알고 믿게 되었습니다. 명덕교회에서 중고등부 회장을 지낸 후 감사하게도 1980년에 서울신학대학 신학과에 들어가게 하셨어요. 4년간 공부를 하는 동안 당연히 목사가 되겠지만 뿐만 아니라 학자가 되어 목회와 함께 연구하는 목회자가 되겠다는 소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공부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장로회 신학대학 대학원에 입학하여 더 많고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Q4. 어떻게 유학을 가게 되었구, 캐나다에서 어떤 학위 공부를 했는지요.

A. “육군 군목 생활 중에 결혼을 했는데, 저의 아내는 캐나다 1.5세 교포여서 자연스레 전역을 하면서, 캐나다로 건너갔습니다. 거기서 목회와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폴 틸리히(Paul Tillich)의 철학적 신학에 애정이 생겨 그의 인간론을 공부하겠다고 생각했으나 하나님께서는 방향을 틀게 하셨어요. 캐나다의 이민목회 현장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 있음을 안 것이죠. 문화와 언어에 따라 예수님을 인식하고 고백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연구 방향을 바꾼 것이죠. 문화와 언어와 그리스도와의 관계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Multicultural Christology(다문화적 기독론)이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써 통과가 되었습니다. 예수는 어떤 특정 문화를 택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에 열려 있는 존재였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기독론은 어떤 특정 문화나 언어의 관점에 따라 일방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성경적 사실과 배치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저의 논문은 곧 영어권에서 출판되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Multicultural Christology>는 학문적인 책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피터 랭 (Peter Lang)에서 출판되었고, 현재는 한국인 저자가 쓴 책 중에서 보기 드물게 재판이 돼 출간되었습니다. 하버드 대학이나 프린스톤 대학 등 세계 유명대학의 도서관에도 물론 비치되어 있으며 아마존 등을 통해서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허천회 목사와 아내 한혜경 목사
허천회 목사와 아내 한혜경 목사

 

Q5. 공부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혹자는 죽을 고비를 세 번을 넘어야 학위를 받는다던데...

A. “공부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물론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 첫째였고 둘째는 늘 재정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밤을 새워 책을 읽어도 그날 공부할 내용의 반도 읽지 못하고 학교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도 강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에다가, 특히 국적을 알 수 없는 영어로 리포트를 쓰고 제출하는 무모함을 반복해야만 했습니다.”

 

Q6. 그랬군요. 그건 모든 유학생이 겪는 일 아닌가요? 보통 학위를 마치면 휴~ 하면서 다시는 공부하고 싶지 않을 것 같던데. 허 박사님은 아직도 책을 붙잡고 있더군요.

A. “유학 생활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가르침은 내가 너무 모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공부할 양이 태산같이 많았기 때문에 밤을 새워 읽어도 늘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목회를 위해 배우고 배울 일이 그토록 많은데 그건 정말로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한국에서 M.Div3년 만에 마치고는 제법 신학을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한국에서 그래도 나름 준비했습니다. 영어와 독일어, 라틴어를 공부했고,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면서 가능하면 영어 원서를 읽으며 유학 생활을 준비했으나 현실은 혹독했습니다. 박사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배운 것은 신학이라는 광대함의 바다 앞에서 나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 존재인가를 깨달았다는 사실입니다. 박사학위를 마치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느낀 것이 오늘날도 계속해서 연구하며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7. 부족한 지적 욕구는 공부로 해결되지만 부족한 재정은 어떻게 해결했는가.

A. ”제가 공부를 하는 동안 두 아이를 키우며 가정 살림을 위해 돈을 벌어준 아내가 정말로 고맙지요. 이미 언급한 대로 목회를 위해 성경과 신학 등 알아야 할 것들이 정말로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목회자들은 지나치게 업무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책을 읽을 시간이 없고, 시간적으로 설교나 성경 공부를 준비하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매주 설교와 성경공부 등을 준비하는 것이 공부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외에 학문의 변화에 따라 새로 배워야 할 것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기 때문에 배움을 멈추면 자신이 설교하는 청중들의 사고와 지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렇게 되면 청중들로부터 외면당하거나 거부당하는 설교자가 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기독교 전체가 기피 혹은 거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무엇을 배우고 입력시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사고를 포괄적으로 확장해야 하고, 또한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발달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설교자는 논리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청중들에게 그들의 사고의 틀 안에서 그들의 언어로 전달하는 기능을 발전시키고 개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단 하루, 단 한주 만에도 뒤처지고 도태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설교자들은 과거에 달리 훨씬 많은 양의 공부가 요청되는 시대이기에 목회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Q8. 그렇다면 어떤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

A. ”대부분 설교자들은 당장 설교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찾게 됩니다. 쉬운 예화나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을 찾고 그런 내용들만 배우려고 합니다. 물론 필요한 일이지만 조금 더 길게 보면 그러한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 즉,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는 내용을 극복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장착하는 등 하드웨어를 넓히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그 일을 위해 어렵겠지만 신학 서적을 다시 읽고, 외국어를 공부하고, 철학 등 자신의 사고 기능을 확장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기능을 발전시키는 책을 읽으라는 것입니다. 이해가 안되면 머리를 쥐어뜯으며 책을 읽고, 한번 읽어서 이해되지 않으면 다시 읽고, 또 읽어서 소화해보는 훈련을 자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설교를 그렇게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그토록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면 거의 모든 내용을 쉽게 설명하고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대부분 어렵게 설교하는 사람들은 설교자 자신이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설교자가 충분히 이해했다면 청중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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