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막 같은 인생, 그러나 끝이 아니다
칠레 북부의 아타카마 사막은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엘니뇨 현상으로 단비가 내리자, 땅속에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씨앗들이 깨어나 순식간에 사막이 꽃밭으로 변했다. 붉고 메마른 땅이 분홍과 보라, 흰색 꽃들로 덮이는 장관이 펼쳐졌다.
우리의 인생에도 이와 같은 사막의 시간이 있다. 가정이 메마르고 대화와 웃음이 사라질 때, 사업이 무너지고 관계가 깨어질 때,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황폐한 광야에 서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막에도 생명의 씨앗을 심어두신 분이시다.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가 내릴 때, 겉으로는 죽은 것처럼 보이던 인생에도 꽃이 피게 된다.
2. 본문이 전하는 메시지 – 회복의 하나님
이사야서는 심판과 희망이 교차하는 예언서이다. ‘이사야’라는 이름은 “여호와는 구원이시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전반부는 죄와 심판의 메시지를, 후반부는 회복과 구원의 약속을 전한다. 그중 이사야 35장은 절망의 한가운데 주어진 소망의 선언이다.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 같이 피어 즐거워하며, 무성하게 피어 기쁜 노래로 즐거워하리라.” (이사야 35:1–2)
하나님이 임하시면 절망의 땅은 기쁨의 땅으로, 죽음의 땅은 생명의 동산으로 바뀐다. 사막에는 이미 씨앗이 있다. 다만 때가 이르지 않았을 뿐이다. 하나님의 때가 오면 그 씨앗은 반드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3. 하나님의 약속
(1) 사막에 백합화가 피는 기적
이사야 선지자는 이렇게 예언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 같이 피어 즐거워하며, 무성하게 피어 기쁜 노래로 즐거워하리라… 그것들이 여호와의 영광 곧 우리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보리로다.” (이사야 35:1–2)
광야와 메마른 땅은 절망을, 사막은 생명이 끊어진 듯한 상황을 상징한다. 풀 한 포기 살 수 없는 땅, 희망을 찾아볼 수 없는 절망의 그늘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임하시면 황무지에도 꽃이 핀다.
주님이 광야 같고 사막 같은 인생 가운데 찾아오시면, 그곳은 더 이상 절망의 자리가 아니다. 여호와의 영광이 임할 때 기쁨과 아름다움이 회복된다.
사막은 아무것도 없는 땅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에는 잠자는 생명이 있다. 하나님의 때, 곧 “비의 때”가 오면 그 생명들은 깨어나 피어난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변화가 없어 낙심될 때가 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한 광야의 시간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기다림 속에서도 일하신다. 우리가 포기한 그 자리에서 이미 땅속 깊은 곳에 생명의 씨앗을 심어두셨다. 그리고 때가 되면, 절망의 땅에서 기쁨이 회복된다.
이사야는 말한다. “사막에 백합화가 피어 기쁨과 즐거움을 주며, 여호와의 영광과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보리라.”
하나님은 그 약속을 지금도 이루고 계신다.
(2)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하나님은 불가능해 보이는 곳에 길을 내시고, 메마른 땅에 강을 내신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리니.” (이사야 43:19–21)
이 약속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회복의 실제를 보여주는 선언이다. 하나님은 자연의 질서를 넘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신다. 사막에도 강이 흐르고, 광야에도 길을 내신다. 이 약속은 지금도 유효하다.
4. 오늘의 적용 – 메마른 땅에도 꽃은 핀다
(1) 이주민 선교의 사막에도 꽃이 피었다
3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의 이주민 선교는 불모지와 같았다. 언어, 문화, 경제의 장벽 속에서 복음의 씨앗이 쉽게 자라지 못했다. 그러나 믿음으로 뿌린 씨앗이 이제는 열매를 맺고 있다. 한국에서 복음을 받은 이주민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평신도 선교사와 목회자가 되어 교회를 세우고 있다.
오늘 우리의 선교 현장도 사막과 같다. 사람들의 마음이 메마르고, 복음을 거부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사회의 활력마저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 광야에서도 꽃이 핀다.
복음의 씨앗은 더디 자라지만,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지금은 아무 변화가 없는 듯해도, 하나님께서 비를 내리시는 그날, 우리의 공동체에도 찬란한 꽃이 피어날 것이다. 사람의 눈에는 메마른 땅이지만, 하나님의 눈에는 이미 꽃피울 준비가 된 땅이다.
“사막에도 꽃이 피는 것은, 하나님의 시간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2) 성령의 비가 내릴 때, 메마른 영혼에 생수가 흐른다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사건처럼, 절망 속에 모였던 제자들에게 성령이 임하자 생수의 강이 흘렀다.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행 2:17)
성령이 임하면 젊은이들은 꿈과 환상을 되찾고, 잃어버렸던 비전이 다시 살아난다. 환상은 마음에 그리는 거룩한 그림이다. 성령충만한 사람은 늘 거룩한 꿈을 꾸고, 거룩한 사명을 말한다. 나이와 세대를 막론하고 하나님의 영이 임하면, 모든 이가 새 일을 경험한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인생의 사막에서 새로운 꽃이 피기 시작한다.
성령이 임하면 가정의 사막에도 사랑이 회복되고, 사업의 사막에도 새로운 시작이 열린다.
(3) 김용기 장로의 삶 – 한 사람의 믿음이 민족의 사막을 바꾸다
김용기 장로는 절망의 땅에서 태어났다. 1909년 평안북도 가난한 농가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며 “인생에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절망했다. 그러나 귀국 후 복음을 접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영접하며, “복음으로 민족을 살리겠다”는 비전을 품었다.
6·25전쟁 이후 농촌은 가난과 문맹, 무기력 속에서 완전히 사막화된 땅이었다. 그는 그 땅에 들어가 복음의 씨앗을 심었다. 1957년 ‘농촌복음화운동’을 시작해 농민 공동체를 세우고, 경제와 신앙이 함께 살아나는 마을을 만들었다. 그의 신앙의 핵심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하나님이 하시면 된다.”
김 장로는 모든 일을 기도로 시작했다. 계획보다 무릎이 먼저였다. “우리의 힘으로는 농촌을 살릴 수 없지만, 하나님이 하시면 광야에도 길이 난다”는 확신으로 일어섰다.
그의 사역은 단순히 영혼 구원에 그치지 않았다. 삶의 전 영역—경제, 교육, 공동체—으로 복음을 확장시켰다. 수많은 농민이 자립하고 마을이 회복되었으며, 그의 정신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는 목회자도 기업가도 아니었지만, 대한민국의 황무지 같은 농촌에 하나님의 나라를 심은 평신도 개척자였다.
그가 남긴 유산은 지금도 살아 있다.
“나라를 살리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광야라도 성령의 비전이 있으면 꽃이 핀다.”
“복음이 삶이 될 때 민족이 산다.”
5. 결론_하나님의 시간은 반드시 온다
하나님의 시간은 결코 늦지 않는다. 우리가 보기엔 메마른 사막일지라도, 하나님은 이미 꽃피울 준비를 하고 계신다. 하나님은 광야에 길을 내시고, 사막에 강을 내시는 분이시다.
“슬픔과 탄식이 사라지고, 기쁨과 환호가 그들의 머리에 있으리라.” (이사야 35:10)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지금의 인생이 사막 같더라도 낙심하지 말라. 하나님은 오늘도 일하고 계신다. 사막은 끝이 아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반드시 오며, 그때 꽃은 핀다.
마무리 기도
주님, 우리의 인생이 사막 같을지라도 은혜의 단비를 내려주소서. 성령의 바람으로 가정과 공동체를 새롭게 하시고, 잃어버린 꿈과 환상을 회복하게 하소서. 사막에도 꽃을 피우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린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