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철 목사] 회귀의 소통

  • 입력 2025.11.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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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 주립 대학교 연구진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위치한 프레이저(Fraser) 강을 떠난 연어들의 회귀 패턴을 56년 동안 추적한 자료 분석한 결과를 2015년 2월호 잡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연어들이 태어난 하천의 자기장 세기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바다 생활 약 4년이 지나면 수천km의 거리를 헤엄쳐서 회귀한다는 것이다. 모천(母川) 회귀 본능이다. 하나님의 탄식이다. “공중의 학은 그 정한 시기를 알고 반구와 제비와 두루미는 그 올 때를 지키거늘 내 백성을 여호와의 규례를 알지 못하도다.”(렘 8:7) 회귀야말로 소통의 회복이다.

교회는 원형을 회복해야 한다. 성경적 교회의 본 모습으로 돌이켜야 한다. 거대 교회는 소규모의 회당으로 물러서야 한다. 구약의 성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헤롯 성전에서 솔로몬 성전으로 회귀해야 한다. 제단이 제물보다 크듯, 성전의 하나님은 하나님의 성전보다 크시다. 성전에서 성막으로 돌아가야 한다. 실로의 성막에서 광야의 성막으로 옮겨야 한다. 성막에는 하나님의 현존인 법궤가 영광과 능력의 원천이었다. 중요한 점은 하나님의 법궤보다 법궤의 하나님이 크다는 사실이다.

성막에서 다시 방주로 올라야 한다. 삼층 높은 자리에 낮게 엎드려야 한다. 그곳에는 세상의 홍수를 무지개의 언약으로 뒤바꿀 자비의 하나님이 계시다. 하나님의 방주보다 귀한 것은 방주의 하나님이시다. 방주에서 에덴동산으로 복귀해야 한다. 선악과 이전에 생명나무를 소통의 중심에 두었던 첫 사람들이야말로 참 교회의 원형이다. 이것이 주님께서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하신 말씀의 진의다.

에덴동산은 동산을 창설하신 하나님보다 클 수 없다. 하나님의 교회보다 크고 귀한 분은 교회의 하나님이시다. 교회가 원형을 회복하면 타락 이전의 무죄 상태에서 보여준 참 교회의 실상을 알 수 있다. 하와가 아담에게서 나왔듯, 참 교회는 그리스도에게서만 나온다. 하와가 돕는 배필로 아담에게 주어졌듯, 교회는 그리스도를 돕는 배필로서만 이 땅에서 존재 의의를 지닌다. 하나님이 손수 주선하신 이상적인 결합으로 아담은 하와에게 통하고 하와는 아담에게 통했으며, 둘은 더불어 하나님과 만물에 두루 통했다.

현실에서의 교회도 마찬가지다. 머리 되신 그리스도와 몸인 성도들이 통하지 않는다면 교회가 아니다. 교회가 위로 하나님께 통하고 아래로 사람과 세상에 통하지 못하다면 역시 교회다움을 잃은 것이다. 소통은 바로 이 자리로 회귀함이다. 타향살이에 지친 몸이 고향을 찾음이요, 손아귀를 떠났던 부메랑이 제자리로 다시 돌아옴이다. 교회는 에덴동산의 원형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풍성한 소통으로 돌이키는 시도를 중단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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