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병 목사(화천 간동교회 담임목사)
전광병 목사(화천 간동교회 담임목사)

신문을 보면,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정직하지 못해서 많은 이들에게 조롱을 당하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학력을 위조해서 대학교수로 명성을 쌓거나 지도층 인사로 많은 곳에 영향력을 펼치기도 하였지만, 탄로 나는 바람에 모든 명예를 잃어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치 지도자들의 비리와 부패의 소식들도 여전히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진실과 진리를 외면하고, 추악한 일을 벌이고 있으며, 이런 사람들이 지도자의 자리에 앉아 있기도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부정부패를 지적하며 다른 사람의 비리를 폭로하던 사람도, 사실 알고 보니, 부패의 노른자위였고,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실상은 탐욕에 눈이 먼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그들은 청년기에 나름대로 올바르게 살려는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요? 부패를 보면 역겨워하면서, 민주화를 가로막는 공권력 앞에 목 놓아 울던 투사들이 아니었던가요? 그런데 옳은 말만하고 다니던 사람들이, 왜 그런 추악한 전범들로 밝혀지고 말았을까요?

‘옳은 주장을 하는 것’과 ‘자기가 옳은 사람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내가 옳은 주장을 한다고 해서 내가 옳은 사람이 되지는 않는 것입니다. 옳은 것을 좋아한다는 것과 자신이 옳다는 것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우리는 종교개혁의 모든 기치(旗幟)들이 마틴 루터의 머리속에서 모두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사를 보면, 종교개혁의 이념들은 당시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공유되었던 상식에 가까운 것들이었습니다. 특별히 종교개혁의 중요한 주장들은 에라스무스에 의해서 거의 다 제기되었던 것들입니다.

그러나 16세기 당시에 종교개혁의 기치를 들고 로마 카톨릭과 싸울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은 오직 마틴 루터 외에는 없었습니다. 당시의 지식인들은 ‘지식’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용기’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옳은 생각이 자동적으로 옳은 사람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옳은 사람이 되는 것은 옳은 생각과 실천에 대한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은 행동해야 합니다. 말씀대로 살아야 합니다. 단순한 동의가 아닌 말씀대로 움직일 때 능력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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